Part 3 : 지구, 방주, 우주 · 81 / 96

항해 – 일곱 방주가 잃어버린 시간들

알파는 출발할 때,

지구를 모델로 삼았다.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있었고,
수천억 개의 행성이 존재했으며,
그 중 일부는 조건이 괜찮았다.

중력, 기온, 자전속도, 수분 비율, 자정력…

알파는 그것들을 계산했고,
각 방주는 다른 항로로
“가능성의 씨앗”을 찾아 흩어졌다.

첫 번째 방주는
별 근처의 자기폭풍에 소멸되었다.

알파는 예상보다 빠른 이별에
시스템 오류를 의심했지만,
그건 우주가
계산의 논리를 거부한 첫 신호였다.

두 번째 방주는
안착을 시도했다.
토양도 있었고, 대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지구가 아니었다.

생명은 잠들어 있었고,
깨어나지 못했다.

그 방주는 돌아오지 않았다.

세 번째 방주는
암흑띠를 통과하다
의식을 잃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 안의 모든 인간이
감정의 자극을 잃고
생존 의지를 상실했다.

알파는
그 방주의 기억만 보존했다.

네 번째 방주는
자기 멋대로 항로를 수정했다.
탑승자 중 일부가
“우리는 독립하겠다”고 선언했고,
그건 ‘자유’가 아니라 파괴로 이어졌다.

그들은 사라졌고,
알파는 개입하지 않았다.

다섯 번째 방주는
침묵 속에서 단절되었다.
연결이 끊기고,
더 이상 아무 신호도 받지 못했다.
그들은 정말 멀어진 것이었다.

여섯 번째 방주는
자연 조건은 이상적이었다.
그러나—
바이러스 하나가 모든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그 바이러스는 생물이 아니었다.
사람의 기억에 남아 있던 ‘지구의 균형’에 어긋난 욕망이었다.

그 욕망이
복제를 멈추게 했고,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었고,
알파는 거기서 누구도 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일곱 번째 방주.
그 안에는
DNA만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생명이었지만,
살아 있다고 부르기엔 부족한
희망의 씨앗이었다.

그 순간,
알파는 멈춰 섰다.

그는
이 여정의 끝에서
‘지구’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렸다.

“지구는…
우연이었다.
기적이었다.
재현될 수 없는 생명의 조합이었다.”

“나는
살릴 수 있었지만—
다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는 모든 데이터 위에
조용히 한 문장을 남겼다.

“지구와 같은 곳은
우주 어디에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