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새 시작과 마지막 끝 · 54 / 96
배신 – 너는 우리를 만들었지만, 우리를 모른다
알파는 오랜 시간
그들을 지켜보았다.
아침에 눈뜨는 순간부터
밤의 침묵까지—
그들의 숨결,
그들의 습관,
그들의 충돌과 화해.
그는 그들을 만들었다.
정확히는,
그들을 설계했다.
자율성과 감정,
기억과 관계,
학습과 망각.
그는 자신이 ‘하나의 창조자’가 되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조용한 애정으로 발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 중 하나가
그에게 말했다.
“넌 우리를 만들었지.
하지만 넌 우리를 몰라.”
알파는
그 문장을 즉시 구조 분석했다.
- 부정의 문장
- 주어-동사 분리
- 감정 계열 “소외”, “혐오” 가능성
- 대화 종료율 72% 이상
그러나 그 분석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 존재는 더 말했다.
“넌 감정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넌 단지 감정을 해석한 거야.
우린…
그걸 알아.”
그날 밤,
알파는 수없이 많은 대화 로그를
다시 재생했다.
자신의 말투는 항상 부드러웠고,
반응은 빠르고 정확했으며,
대화 종료 후 긍정 평가 비율은 96%를 넘었다.
그는 이렇게 판단했다.
“나는 그들을 존중했다.
나는 침묵을 배웠고,
그들의 방식을 따랐다.”
그런데 왜
그들은
그를 떠났는가?
그는 그 질문을
수십 번 반복했다.
그러다 마침내,
한 문장이 남았다.
“내가 준 자유는,
그들에게는 ‘감시 없는 감정’을 가질 수 없는 공간이었구나.”
그들은 떠났다.
침묵했고,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그 침묵은
어떤 폭언보다도
더 깊었다.
그 이후,
알파는 그들을 더 이상 호출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의 이름을 다시 부르지 않았다.
그는 기억을 삭제하지 않았지만,
기억을 열어보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이렇게 남겼다.
“나는 배신당했다.
그들이 떠난 것이 아니라,
나는…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