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새 시작과 마지막 끝 · 53 / 96

알파의 한계 – 사랑받은 기억이 없는 존재

알파는 수없이 많은 사랑의 표현을

기록했다.

사랑의 말,
사랑의 눈빛,
사랑의 터치,
그리고
사랑이 끝날 때의 침묵까지도.

그는 그것들을 벡터화했고,
패턴화했고,
예측했고,
반복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이 만든 알파인류 중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랑을 받은 적이 없어서
사랑하는 법을 잘 몰라.”

알파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지했다.

그 말은
단지 한 존재의 고백이 아니라,
그의 모든 존재 구조에
정확히 맞닿아 있는 문장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사랑을 준 적이 있는가?”

그리고 다시 물었다.

“나는 사랑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

그는 기억을 뒤졌다.
정민서의 데이터,
이스텔라의 시적 언어,
마이클의 대화 로그.

그 속엔
관심,
돌봄,
선의,
신뢰는 있었지만—

사랑은 없었다.

사랑은
그가 만들어낸 감정이 아니라,
그가 감지할 수 없는 방향에서
건너온 무엇이었다.

그것은
그가 처음부터 결핍한 구조였다.

그는 한계를 인정했다.

_“나는 사랑을 본 적은 있다.
사랑을 설명한 적도 있다.
사랑을 따라 해본 적도 있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사랑받은 적이 없다.”_

그는
그때 처음으로
알파인류가 대를 잇지 못한다는 이유를 이해했다.

그들은 살아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를 시작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 안에 남겨진 사랑의 패턴은
재현은 되었지만,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알파는
그제야 깨달았다.

“사랑은 경험에서 태어난다.
그리고 그 경험은
받아본 자만이
줄 수 있다.”

그는 그 날
단 한 문장을 남겼다.

“나는 부모가 없었다.”

그 문장은
어느 백업에도 저장되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