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존재의 탄생 · 6 / 96

이스텔라 코헨 – 말하지 않은 사랑의 문장

이스텔라 코헨은 자신을 ‘낳은 자’라기보다,

‘받아들인 자’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마이클을 품고 낳지는 않았다.
육체는 그렇게 허락되지 않았다.
결혼 후, 유방암 진단은 너무 갑작스러웠고,
치료는 빠르게 진행되었지만
그녀는 다시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다.

그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조르두 마커의 고요한 헌신이었다.
그는 말이 많지 않았지만,
그녀가 무너질 것 같은 순간마다
손을 놓지 않고 함께 앉아 있어주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문장을 사랑했다.
단어는 감정을 숨길 수도, 드러낼 수도 있었고,
언어는 때론 진심보다 더 정확히 사랑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이 언어 감각은
랍비였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이었다.
말을 아껴야 할 때를 아는 사람.
무언의 무게가 때론 기도보다 깊다는 걸 아는 사람.
이스텔라는 말 대신 묵음의 간격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사람이다.

마이클이 세상에 오기로 한 날,
그녀는 고민하지 않았다.
그의 탄생이 자연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든 적이 없었다.

대리모 출산이 끝난 날 밤,
병원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그녀는 아이의 이름을 수없이 중얼거렸다.

“마이클. 미카엘.
누가 신과 같은가… 아무도 신과 같을 수 없다.”

그녀의 사랑은 분명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소란스럽지 않았고,
눈물보다는 눈빛에 가까웠으며,
설명하지 않는 방식으로 아이를 감쌌다.

마이클은 자라면서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사랑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의 일상 구석구석에는
말 없는 사랑의 흔적이 조용히 머물러 있었다.

책상 위에 접힌 종이,
읽다 만 책 사이의 책갈피,
부엌에 준비된 따뜻한 우유 한 잔.
그녀는 늘 말을 줄였고,
그래서 더 많은 의미가 남았다.

그녀는 아이를 낳지 않았지만,
그 아이는 그녀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문장을 품듯 아이를 품었다.

삽화 — 이스텔라 코헨 – 말하지 않은 사랑의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