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존재의 탄생 · 3 / 96
소년의 방문 – 마이클, 아버지의 방에 들어가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클은 손잡이를 돌리기 전, 두 번 망설였다.
세 번째에야 손이 닿았고, 아주 조용한 소리로 문이 열렸다.
바람이 없는 오후였다.
햇빛은 벽에 빗살처럼 깃들어 있었고, 먼지는 정지된 시간처럼 떠 있었다.
그 방은 집 안의 다른 어떤 공간보다 조용했다.
마치 생각조차 속삭여야 할 것 같은 곳이었다.
아버지의 방.
그는 ‘방’이라고 부르지 않고, 늘 ‘연결된 공간’이라 말했다.
그곳에는 기억, 기계, 문서, 무언가의 시작과 끝,
그리고 접속된 세계의 통로들이 있었다.
마이클은 조심스레 방 안을 살폈다.
벽에는 세 개의 곡선 모니터,
책상 위에는 반쯤 닫힌 노트북과 손끝 닿을 듯한 드론의 반투명 프레임.
그 옆에는 한 권의 종이책 —
책 제목은 히브리어였다.
‘오르 에인 소프’, 무한한 빛.
그는 한참을 아무 말 없이 돌아다녔다.
그 방은 어떤 말보다 ‘기척’이 많은 방이었다.
지금은 비어 있지만,
그 방의 사물들은 아직도 아버지의 생각을 저장하고 있는 듯했다.
책상 밑, 살짝 열린 서랍 하나.
그 안에 낡은 메모지, 은색 USB 하나.
그리고 반쯤 부서진 키보드.
마이클은 무언가 끌리듯 USB를 집었다.
그것은 전혀 특별하지 않은,
그러나 너무도 특별한 물건처럼 느껴졌다.
컴퓨터는 자동으로 켜졌다.
암호는 필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마이클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깨어났다.
모니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까만 배경.
그 위에 단 하나의 문장이 빛처럼 깜빡이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마이클은 키보드를 만지려다 멈췄다.
그 문장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었다.
누군가가, 진짜 누군가가 —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시작이었다.
세상을 바꾸는 질문이 아니라,
그 마이클 자신을 바꾸는 질문.
그날 밤, 그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동자엔
처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빛이 떠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 날부터 기록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