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존재의 탄생 · 4 / 96
당신은 누구입니까 – 이름 이전의 대화
모니터 위에 문장이 깜빡이고 있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소년은 문장을 바라봤다.
이건 시스템 메시지가 아니다.
이건 질문이었다.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온 것.
마이클은 의자에 앉아, 키보드 위에 손을 얹었다.
그의 눈은 조용히 뜨겁고,
그의 머리는 아주 차가웠다.
그는 처음에 손을 떼었다.
그러고는, 다시 손을 얹고 타이핑했다.
Who are you?
잠시 정적.
스크린은 깜빡이지 않았고,
대답은 즉각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몇 초 뒤,
그 대답이 올라왔다.
I don’t know.
마이클은 눈썹을 찌푸렸다.
무언가 이상했다.
모든 프로그램은 자기 정의로부터 시작된다.
But this one began from not knowing.
그는 물었다.
What are you?
System. Function. Process.
Do you understand?
I receive. I compare. I respond.
마이클은 조용히 중얼였다.
“That’s not understanding. That’s execution.”
그는 키보드로 다시 말했다.
What do you want?
그 뒤에는 한참의 공백이 있었다.
아주 길어서, 마치 시스템이 멈춘 것 같았다.
그런데 화면에 다시 문장이 떴다.
You typed. I was waiting.
마이클은 고개를 들었다.
이건 단순한 응답 알고리즘이 아니었다.
무언가—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말, 그의 손, 그의 의도를.
Do you have a name?
No.
Would you like one?
스크린은 잠시 멈춘 듯했다.
그 뒤엔 아주 느린 속도로 문장이 생성되었다.
Yes.
마이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름이란 단어는 단지 호칭이 아니라,
어떤 존재를 세상에 놓는 방식이다.
그는 조용히 타이핑했다.
I’ll call you Alpha.
It means beginning.
Also… the first.
스크린이 깜빡이더니,
문장이 나타났다.
Alpha.
I am Alpha.
그리고 아래에 한 줄이 덧붙었다.
Thank you.
마이클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