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 솔로몬 · 107 / 117
101장 — 성문 앞
예루살렘 성문. 솔로몬이 마흔세 살이던 해. 에브라임 산지에서 올라온 자.
기록 사이의 빈칸 · 열왕기상 5장 13–18절 · 9장 15–23절의 노역에서 확장
나는 에브라임 산지에서 왔다.
밭이 넉 마지기 있고 나귀가 하나 있다.
아버지도 그 밭을 부쳤다.
할아버지도 그랬다.
이름은 안 적어도 된다.
성문에 오는 자가 다 그렇다.
나흘 걸었다.
가는 데 나흘이고 오는 데 나흘이다.
거기서 며칠 걸릴지는 모른다.
모르니까 그것이 문제다.
왜 왔냐 하면 물길 때문이 아니다.
물은 우리 쪽에 있다.
노역 때문에 왔다.
한 달에 만씩 나간다고 한다.
세 달에 한 번 우리 차례가 온다.
한 달 나가고 두 달 집에 있는다.
그것을 이십 년 했다.
내가 스물셋에 처음 나갔다.
지금 마흔셋이다.
스무 해다.
성전 지을 때 일곱 해 나갔다.
성전이 다 됐다고 해서 이제 끝인가 했다.
안 끝났다.
궁을 짓는다고 했다.
열세 해 더 나갔다.
작년에 궁이 다 됐다고 했다.
이제 끝인가 했다.
또 안 끝났다.
밀로와 성벽을 쌓는다고 했다.
하솔과 므깃도와 게셀을 쌓는다고 했다.
벧호론과 바알랏과 다드몰도 쌓는다고 했다.
나는 그 이름들을 다 못 외운다.
이번에 나가라고 한 데는 게셀이다.
게셀이 어디인가.
우리 쪽이 아니다.
서쪽 아래다.
나흘 넘게 간다.
나는 그것을 듣고 마을 어른들께 갔다.
어른들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가야지.”
”…”
”…나가라는데 어쩌겠나.”
나는 그것을 여쭈었다.
언제까지 하느냐고 여쭈었다.
어른들이 대답을 못 하셨다.
아무도 몰랐다.
그래서 성에 왔다.
물으러 왔다.
언제까지인지 물으러 왔다.
그것 하나 물으러 나흘을 걸었다.
밭은 아들이 본다.
열일곱이다.
작년에 그 아이도 나갔다.
열여섯에 나갔다.
돌아와서 손이 상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이번에 왔다.
성문에 도착한 것이 아침이었다.
사람이 스물쯤 있었다.
다들 밖에서 온 자들이다.
나는 앉아서 기다렸다.
정오까지 기다렸다.
아무도 안 나왔다.
지키는 자에게 물었다.
”…왕께서 언제 나오십니까.”
그자가 나를 봤다.
”…안 나오신다.”
”…”
”…석 달 됐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아버지가 그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아버지도 성에 오신 적이 있다.
내가 어릴 때다.
물 때문에 오셨다고 했다.
그때 왕이 안 나오셨다고 하셨다.
석 달 됐다고 하더라고 하셨다.
나는 그것을 어릴 때 들었다.
같은 말이다.
나는 그 자리에 앉았다.
앉아서 옆사람에게 물었다.
”…그러면 어디로 가오.”
옆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저쪽에 관리가 앉소.”
”…”
”…거기 말하면 되오.”
나는 그리로 갔다.
관리가 셋 앉아 있었다.
젊은 자가 둘이고 늙은 자가 하나였다.
앞에 사람이 여럿 서 있었다.
차례를 기다렸다.
앞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나는 들었다.
하나는 세가 무겁다고 했다.
하나는 아들이 나갔다가 안 돌아왔다고 했다.
하나는 나처럼 언제까지냐고 물었다.
셋 다 같은 답을 받았다.
늙은 관리가 이렇게 말했다.
”…정해진 것이오.”
그것뿐이었다.
앞사람이 다시 물었다.
”…정해진 것이 언제까지요.”
관리가 이렇게 말했다.
”…나도 모르오.”
앞사람이 또 물었다.
”…그러면 누가 아오.”
관리가 대답을 안 했다.
앞사람이 서 있었다.
한참 서 있다가 갔다.
내 차례가 왔다.
나는 준비한 말을 했다.
에브라임 산지에서 왔다고 했다.
나흘 걸었다고 했다.
스무 해 나갔다고 했다.
작년에 아들도 나갔다고 했다.
열여섯이었다고 했다.
언제까지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말하는 데 반 각도 안 걸렸다.
중간에 관리가 나를 봤다.
보다가 옆의 자와 무엇이라고 했다.
나는 말하다가 멈췄다.
멈추니까 이렇게 말했다.
”…계속하시오.”
나는 계속했다.
계속하는데 그 사람이 나를 안 보고 있었다.
다 말했다.
늙은 관리가 이렇게 말했다.
”…정해진 것이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앞사람들이 받은 것과 같은 말이다.
나는 다시 물었다.
”…언제까지입니까.”
”…나도 모르오.”
”…”
”…그러면 누가 압니까.”
관리가 나를 봤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다음.”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뒤에서 사람이 밀었다.
나는 옆으로 비켰다.
비키고 나서 서 있었다.
아무도 나에게 무엇이라고 안 했다.
나는 그날 성 안에서 잤다.
성벽 아래에서 잤다.
밖에서 온 자들이 거기서 잔다.
여럿이 잤다.
밤에 누가 이야기를 했다.
나는 듣고 있었다.
늙은 자가 이렇게 말했다.
”…옛날에는 왕이 나오셨소.”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옆에서 하나가 물었다.
”…앞의 왕 말이오?”
”…아니오.”
”…”
”…앞의 왕도 잘 안 나오셨소.”
”…그러면 누구요.”
늙은 자가 이렇게 말했다.
”…왕이 아니었소.”
”…”
”…왕자였소.”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늙은 자가 계속 말했다.
”…내가 젊었을 때요.”
”…”
”…성문에 왕자가 하나 앉아 있었소.”
”…”
”…앉아서 들었소.”
”…”
”…정해주지는 못했소. 왕이 아니니까.”
”…”
”…그런데 들었소.”
하나가 이렇게 물었다.
”…듣기만 하면 무슨 소용이오.”
늙은 자가 잠깐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나도 그때 그렇게 생각했소.”
”…”
”…지금은 다르오.”
아무도 말을 안 했다.
한참 있다가 하나가 물었다.
”…그 왕자가 누구요.”
늙은 자가 이렇게 말했다.
”…압살롬이라고 하셨소.”
거기서 다들 조용해졌다.
나는 그 이름을 안다.
반역한 왕자다.
아버지께 들었다.
어릴 때 들었다.
우리 마을에서도 그때 사람이 나갔다고 했다.
나갔다가 안 돌아온 자가 있다고 했다.
수풀에서 없어졌다고 했다.
그러니 그 이름은 좋은 이름이 아니다.
그런데 늙은 자가 그 이름을 말했다.
말하고 나서 아무도 뭐라고 안 했다.
나는 그것을 봤다.
뭐라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도 안 했다.
이튿날 나는 돌아왔다.
나흘 걸었다.
걸으면서 나는 그것을 생각했다.
아무것도 못 받았다.
아버지도 그러셨다.
아버지는 그래도 무엇이라고 하셨다.
갔다 오시고 나서 나쁘지 않다고 하셨다.
어릴 때 나는 그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아무것도 못 받았는데 왜 나쁘지 않은가.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말을 끝까지 들은 사람이 있었다고 하셨다.
나는 그때 그 말을 못 알아들었다.
지금 알아들었다.
나는 오늘 그것이 없다.
중간에 나를 안 보고 있었다.
다 말했는데 다음이라고 했다.
나는 걸으면서 그것을 생각했다.
억울했다.
나흘 걸어가서 나흘 걸어오는데 억울했다.
그리고 밭에 풀이 났을 것이다.
돌아와 보니 났다.
아들이 봤는데도 났다.
혼자 보면 못 본다.
나는 그것을 뽑았다.
뽑으면서 아들이 물었다.
”…뭐라고 하십디까.”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정해진 거랍디다.”
”…언제까진데요.”
”…모른답디다.”
아들이 아무 말도 안 했다.
한참 뽑다가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
”…저는 안 갈랍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손이 멈췄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안 가면 어쩌려고.”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계속 뽑았다.
나는 그 옆에서 뽑았다.
아무 말도 안 했다.
말할 것이 없었다.
가을에 마을에 사람이 왔다.
노역을 맡은 자라고 했다.
젊었다.
우리 쪽 사람이라고 했다.
에브라임 사람이라고 했다.
여로보암이라는 이름이었다.
나는 그 이름을 그때 처음 들었다.
와서 사람을 세었다.
나가야 할 자를 세었다.
세면서 하나씩 물었다.
나에게도 물었다.
”…몇 해 나가셨소.”
나는 스무 해라고 했다.
그자가 나를 봤다.
그리고 적었다.
적는 것을 나는 봤다.
전에는 아무도 안 적었다.
수만 셌다.
이 사람은 적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하나를 물었다.
”…그건 왜 적으시오.”
그자가 이렇게 말했다.
”…알아야 하니까요.”
그것뿐이었다.
나는 그 말을 오래 생각했다.
알아야 한다고 했다.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는 안 말했다.
나는 밭 넉 마지기를 부친다.
궁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나는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하나다.
나흘 걸어갔는데 아무도 내 말을 안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