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 밧세바 (2부) · 63 / 117
59장 — 내려가는 사람
예루살렘에서 길로로. 다윗이 쉰다섯 살이던 해. 아히도벨 예순여덟.
기록 사이의 빈칸 · 사무엘하 14장 33절 이후 · 직접 대응 기록 없음
열일곱 해가 되었다.
쉰하나에 왔으니 열일곱 해다.
세어보고 나서 한 번 더 세었다.
맞았다.
어제 궁에서 일이 있었다.
셋째 왕자가 왕을 뵈었다고 했다.
두 해 만이라고 했다.
땅에 엎드렸고 왕이 입을 맞추셨다고 했다.
안뜰에 앉아 있는데 지나가는 자들이 그 이야기를 했다.
나는 들었다.
듣고 나서 아무 데도 안 갔다.
해가 질 때까지 앉아 있었다.
집에 들어가서 나는 셈을 폈다.
오래 안 편 것이었다.
세 해쯤 안 폈다.
펴놓고 보니 셀 것이 많지 않았다.
넷이었다.
하나. 맏이가 누이에게 한 일이 있었다.
왕이 심히 노하셨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 하셨다.
둘. 두 해 뒤에 셋째가 맏이를 죽였다.
셋. 셋째가 외가로 갔다. 세 해 있었다.
왕이 부르지 않으셨다.
군대장관이 사람을 넣어서 데려왔다.
넷. 데려온 뒤에 두 해를 안 보셨다.
셋째가 남의 밭에 불을 놓았다.
그러니 보셨다.
어제 보셨다.
나는 그 넷을 놓고 앉아 있었다.
앉아서 셈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셈은 나왔다.
나오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분은 안의 것을 정하지 않으신다.
밖의 것은 다 정하셨다.
북쪽을 정하셨고 서쪽을 정하셨다.
요단 건너를 정하셨고 남쪽 광야를 정하셨다.
정할 때마다 옳게 정하셨다.
그런데 안의 것은 하나도 정하지 않으셨다.
맏이 일을 안 정하셨다.
셋째 일을 안 정하셨다.
누가 다음인지 안 정하셨다.
안 정하시는 것이 무능해서가 아니다.
나는 그것을 안다.
저분은 정하지 않는 것으로 이기신 분이다.
사울왕 때 정하지 않으셔서 사셨다.
헤브론에서 정하지 않으셔서 북쪽을 얻으셨다.
정하지 않으면 시간이 정해준다.
그것으로 사십 년을 사신 분이다.
나도 그렇게 살았다.
길로에서 마흔 해를 그렇게 살았다.
그러니 나는 저분을 나무랄 수 없다.
같은 것을 하고 살았으니까.
다만 하나가 다르다.
밖에 있는 것은 시간이 처리한다.
안에 있는 것은 시간이 처리하지 않는다.
손녀가 나에게 그것을 물은 적이 있다.
다섯 해 전이다.
쌓이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나는 답을 못 했다.
두 해쯤 보라고만 했다.
근거가 있어서 한 말이 아니었다.
이제 답이 나왔다.
쌓이면 다른 사람이 정하게 된다.
맏이 일을 왕이 안 정하시니 셋째가 정했다.
셋째 일을 왕이 안 정하시니 군대장관이 정했다.
정해야 할 사람이 안 정하면 자리가 빈다.
빈자리는 비어 있지 않는다.
누가 들어간다.
그러면 다음은 무엇인가.
누가 다음인지 안 정하셨다.
그러니 그것도 다른 사람이 정하게 된다.
누가 정하는가.
나는 거기서 멈췄다.
셈이 안 나왔다.
안 나오는 것이 이상했다.
앞의 넷은 하루 저녁에 나왔다.
그런데 마지막 하나가 안 나왔다.
나는 그것을 사흘 동안 봤다.
사흘째 밤에 나는 왜 안 나오는지를 알았다.
자료가 없었다.
셈은 자료로 한다.
누가 무엇을 말하고 누가 무엇을 안 말하는지, 성읍이 무엇을 내고 무엇을 안 내는지가 자료다.
나는 열일곱 해 동안 안뜰에 앉아 있었다.
안뜰에서 보이는 것은 지나가는 사람 얼굴이다.
얼굴은 자료가 아니다.
길로에서는 자료가 왔다.
사람이 오갔고 오가면서 말을 떨어뜨렸다.
같은 이야기를 셋에게서 들으면 어긋난 데가 나왔다.
어긋난 데가 나오면 판이 보였다.
그것으로 마흔 해를 먹고살았다.
여기서는 그것이 안 된다.
여기는 다 안에 있다.
안에 있는 자는 안의 말을 한다.
안의 말은 다 같은 말이다.
어긋난 데가 안 나온다.
그러니 판이 안 보인다.
나는 열일곱 해 동안 판을 안 보고 있었다.
그것을 사흘째 밤에 알았다.
알고 나서 나는 한참 앉아 있었다.
등불을 껐다.
어두운 데 앉아 있었다.
젊었으면 화가 났을 것이다.
지금은 화가 안 났다.
셈이 하나 나왔을 뿐이다.
나가야 보인다.
아침에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내려가겠소.”
아내가 나를 봤다.
”…어디로요.”
“길로.”
”…”
“밭이 있소. 사람도 있고.”
아내가 잠깐 있었다.
”…얼마나요.”
나는 거기서 답을 못 했다.
얼마나인지 몰랐다.
”…모르겠소.”
”…”
“당신은 여기 있으시오.”
아내가 나를 봤다.
”…왜요.”
“아이들이 여기 있으니.”
증손자가 넷이다.
시므아, 소밥, 나단, 솔로몬.
막내가 다섯이다.
손녀가 열흘에 한 번 온다.
내가 없으면 아내에게 올 것이다.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예.”
그것으로 끝이었다.
서른 몇 해를 같이 산 사람이다.
왜 가느냐고 안 물었다.
물어도 내가 답을 못 했을 것이다.
아들이 저녁에 왔다.
쉰이 되어 있었다.
스무 살에 보냈는데 쉰이었다.
”…들었습니다.”
”…그래.”
”…어디가 편찮으십니까.”
“아니다.”
“그러면 왜 내려가십니까.”
나는 그 아이를 봤다.
설명할 수가 없었다.
설명하려면 넷을 놓고 셈을 편 것부터 말해야 하고, 그것을 말하면 이 아이가 그것을 지고 궁에 있게 된다.
지고 있으면 얼굴에 나온다.
얼굴에 나오면 죽는다.
그러니 안 말했다.
”…밭이 상했다.”
”…예?”
“경계가 어긋났다고 사람이 왔다.”
그것은 참이 아니었다.
아들이 잠깐 있었다.
”…예.”
그 아이가 그것을 믿었는지 나는 모른다.
안 믿었을 것이다.
안 믿었는데 더 안 물은 것이다.
내가 스무 살에 그 아이에게 가르친 것이 그것이다.
말하지 마라. 남아라. 더 묻지 마라.
가르친 대로 자랐다.
나가면서 그 아이가 문 앞에서 섰다.
”…아버지.”
”…”
”…제가 뭘 하면 되겠습니까.”
나는 그 말을 들었다.
”…그대로 있어라.”
”…예.”
“그대로 있는 것이 어려워지면 그때 사람을 보내라.”
”…예.”
그것으로 갔다.
손녀가 사흘 뒤에 왔다.
막내를 데리고 왔다.
그 아이가 다섯이다.
안뜰에 앉았다.
”…내려가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
”…”
“언제 오십니까.”
나는 그 말에 답을 못 했다.
”…모르겠다.”
”…”
그 아이가 나를 봤다.
서른둘이다.
여섯 살 때 마당에 앉혀놓고 옮기게 하던 아이다.
나는 그 아이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했다.
말할 것이 있었다.
사흘 동안 그것을 세어뒀다.
셋째 왕자를 조심해라.
군대장관을 조심해라.
네 아이 넷 중에 누가 남는지 세어봐라.
그것을 다 세어뒀는데 입에서 안 나왔다.
안 나온 이유를 나는 그 자리에서 알았다.
그 말을 하면 그 아이가 세게 된다.
세면 보이고, 보이면 무엇을 하게 된다.
그 아이가 궁 안에 있다.
안에서 무엇을 하면 표가 난다.
표가 나면 죽는다.
그 아이를 그 안에 넣은 것이 나다.
열아홉 해 전에 넣었다.
넣을 때 방법이 없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방법이 없다.
나는 이렇게만 말했다.
”…세지 마라.”
”…예?”
“한동안 세지 마라.”
”…”
“세면 보이는데, 보이면 참기가 어렵다.”
그 아이가 나를 봤다.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기다려라.”
나는 그 말을 하면서 그것이 틀린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안에서는 기다려도 안 지나간다.
내가 사흘 전에 그 셈을 냈다.
알면서 그 말을 했다.
다른 말이 없었다.
”…예.”
그 아이가 그렇게 말했다.
막내가 뜰에서 돌을 옮기고 있었다.
셋을 옮기고 하나를 다시 가져왔다.
나는 그것을 봤다.
”…저 아이는 몇이냐.”
“다섯입니다.”
”…”
”…아버님.”
”…”
”…무엇을 보십니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아이가 돌을 세고 있었다.
가르친 사람이 없는데 세고 있었다.
떠나는 날 아침에 나는 안뜰에 나갔다.
열일곱 해 동안 아침마다 나간 자리다.
해가 담 위로 올라오는 데를 나는 안다.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 반 각쯤 뒤에 사람들이 지나가기 시작한다.
그날도 지나갔다.
나를 보고 눈인사를 했다.
열일곱 해 동안 그랬다.
아무도 오늘이 마지막인지 몰랐다.
말 안 했으니 모르는 것이 맞다.
왕께도 안 아뢨다.
아뢸 자리가 없었다.
부르시면 가는 것이지 내가 가서 아뢰는 것이 아니다.
열일곱 해 동안 내가 먼저 간 적이 없다.
한 번도 없다.
그러니 마지막도 안 갔다.
나귀에 짐을 실었다.
많지 않았다.
옷 두 벌과 신 한 켤레와 셈하는 것 하나다.
셈하는 것은 조약돌이 든 가죽 주머니다.
길로에서 가져온 것이다.
열일곱 해 동안 한 번도 안 썼다.
성문을 나갔다.
지키는 자가 물었다.
”…어디 가십니까.”
“길로.”
”…언제 오십니까.”
”…”
나는 답하지 않았다.
그자가 문을 열어줬다.
나흘 걸렸다.
젊었을 때는 사흘이었다.
가면서 나는 아무것도 세지 않았다.
셀 것이 없었다.
자료가 없는 데서 나왔으니 셀 것이 없는 것이 맞다.
그것이 편했다.
사흘째부터 사람이 달라졌다.
길에서 마주치는 자들이 말을 걸었다.
어디서 오십니까. 성에는 무슨 일이 있습니까.
성에서 왔다고 하면 다들 물었다.
나는 짧게 답했다.
답하면 그들이 더 말했다.
그것이 자료다.
사흘째 오후에 나는 그것을 알았다.
알고 나서 나는 주머니를 꺼냈다.
나흘째 저녁에 길로에 닿았다.
마을이 그대로였다.
길이 갈리는 자리에 물이 있고 거기서 사람들이 쉰다.
쉬면서 말을 한다.
남쪽에서 올라오는 자와 북쪽에서 내려가는 자가 거기서 만난다.
집은 비어 있지 않았다.
품 사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마당을 쓸고 있었다.
나를 보고 일어섰다.
”…어른.”
”…그래.”
”…얼마나 계십니까.”
”…모르겠다.”
그자가 방을 치웠다.
나는 마당에 앉았다.
해가 지고 있었다.
담이 낮았다.
궁 옆 집은 담이 높았다.
높으면 안이 안 보이고, 안 보이면 밖도 안 보인다.
나는 그것을 열일곱 해 동안 몰랐다.
저녁에 물 있는 데로 사람이 둘 지나갔다.
북쪽에서 내려온 자들이었다.
하나가 성 이야기를 했다.
왕자가 왕을 뵈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것을 마당에서 들었다.
성에서는 그 이야기를 안뜰에서 들었다.
여기서는 담 너머로 들린다.
같은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서 들으니 하나가 더 붙어 있었다.
”…그 양반이 성문에 나와 앉는다더라.”
나는 그것을 들었다.
그 말은 성에서 못 들은 말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참 앉아 있었다.
그리고 주머니를 열었다.
돌을 하나 꺼내서 놓았다.
여기서는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