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 7 / 20
⟪시나리오 대본: SCENE 6⟫
PART 2. 목욕의 목격
SCENE 6 – 다음 날 아침, 다윗의 명령
INT. 왕궁, 내실. 아침.
침상.
다윗이 앉아 있다.
옷은 어젯밤 그대로고, 신발도 신지 않았다.
아침 햇빛이 창 너머로 흘러들지만,
그는 눈을 감고 있다.
지문
입술이 바짝 말라 있다.
손등은 불안하게 자신의 무릎 위를 문지르고 있다.
눈꺼풀이 떨린다.
얼굴에는 주저함과 자책이 뒤섞인 긴 침묵의 고백이 있다.
그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오래 앉아 있다.
플래시백 (소리 없이 짧게)
밤의 밧세바.
물이 어깨를 타고 흐르고, 거울 속 시선이 움직인다.
다윗의 숨소리가 화면 위로 겹친다. 짧고, 무겁다.
현재로 돌아와 – 침묵이 흐른다.
다윗이 입을 열려다 닫는다.
한번 숨을 삼키고, 눈을 감고 머리를 떨군다.
지문 (심리 내면 설명)
그는 안다.
왕으로서의 권한,
그러나 한때 양치기였던 소년은 그 권한이
때때로 하나님보다 먼저 움직인다는 것을.
그는 자제를 배운 이가 아니다.
결핍을 통제한 적은 없다.
오직 본능으로 살아남았고, 감정으로 싸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거의 자기혐오에 가까운 감정의 찌꺼기다.)
다윗
(천천히, 낮고 흐린 목소리)
그…
그 여인을…
(말을 멈춘다. 입을 다문다.)
(다시, 크게 숨을 들이쉰 뒤 말한다.)
다윗
그 여인을… 궁으로 데려오라.
지문
시종은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
다윗은 시선을 옥상 쪽으로 향한다.
마당은 비어 있고, 어제의 흔적은 없다.
그러나 그의 눈은, 그녀의 매혹적인 몸의 곡선을 잊지 못한다.
다윗 (속으로)
(음성 없음. 침묵의 표정)
나는…
이 여인을 직접 봐야겠다.
FADE OUT.
PART 2. 목욕의 목격
SCENE 7 – 밧세바의 입궁, 그리고 침묵의 허락
INT. 예루살렘 왕궁, 내실 복도 – 늦은 오후.
복도는 조용하다.
붉은 융단 위에 발자국 소리가 천천히 울린다.
밧세바가 입장한다.
옅은 베이지색 천의 옷, 꾸밈은 없다.
머리는 단정히 내렸고, 손엔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몸짓은 느리지만 흔들림이 없다.
지문
그녀가 걸어갈수록 복도 양옆에서 시종들이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누구도 말을 걸지 않는다.
마치 이미 정해진 길처럼.
INT. 다윗의 방 앞. 시종이 문을 연다.
밧세바의 뒷모습.
문이 열리는 순간, 방 안에서 들어오는 빛이 그녀의 실루엣을 감싼다.
INT. 왕의 침실.
다윗이 혼자 앉아 있다.
창밖으로 기울어진 햇살이 길게 그의 얼굴을 비춘다.
눈엔 피로가 가득하다.
그는 밧세바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든다.
둘의 시선이 마주친다.
(한참 정적.)
다윗
(목소리 낮고 잠긴 듯)
…왔는가.
(밧세바는 고개를 끄덕인다.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지문
다윗은 자리에서 일어선다.
천천히, 마치 몸이 무거운 듯.
그녀를 향해 한 걸음, 두 걸음.
그러나 중간쯤에서 멈춘다.
손은 가슴 앞에서 떨리고, 입은 떼지 못한다.
다윗
(조용히, 내면 독백처럼)
나는…
널 불러선 안 되었소.
(밧세바는 천천히 고개를 든다. 표정은 담담하다.)
밧세바
(작게)
그럼… 돌려보내시겠습니까?
지문
다윗은 대답하지 않는다.
그녀도 다가가지 않는다.
단지 둘 사이의 거리만이 존재한다.
긴 침묵.
밧세바가 살짝 걸음을 움직인다.
얼굴엔 감정이 없다.
그러나 그녀의 발끝엔 허락이 담겨 있다.
다윗은 숨을 삼킨다.
다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본다.
눈에 빛이 반사된다.
그가 돌아서 밧세바를 바라본다.
(그 시선은 망설임이 아닌, 받아들임이다.)
지문
다윗이 밧세바의 손을 잡는다.
아무 말 없이.
그녀도 저항하지 않는다.
그러나 손가락은 단단히 맞닿지도 않는다.
카메라는 둘의 손 위로 천천히 올라간다.
그들은 말이 없지만, 사건은 이미 시작되었다.
FADE OUT.
INT. 어두운 침실. 후반부, 외부 소리 없이 정적.
다윗의 옷이 의자에 걸쳐져 있고, 창 밖엔 별빛이 흐른다.
카메라는 침대 가장자리, 실루엣만 비춘다.
마지막 장면 – 밧세바가 깨어나고, 잠든 다윗을 바라본다.
눈동자에 복잡한 감정. 감탄도, 미안함도, 승리도 아닌…
“예정된 길을 밟은 자의 정적”이 담긴 눈빛.
FADE TO BL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