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 6 / 20
⟪시나리오 대본: SCENE 5⟫
PART 2. 목욕의 목격
SCENE 5 – 낮잠에서 깨어난 다윗, 옥상으로 향하다
INT. 예루살렘 왕궁, 내실. 낮.
(정적.)
천장이 낮은, 하지만 장식은 간결한 왕의 방.
다윗 왕이 침상에서 일어난다.
베갯머리엔 다 헤진 작은 양가죽 담요가 있다.
땀이 살짝 맺힌 그의 이마.
머리는 흐트러졌고, 눈은 잠에 취한 듯 멍하다.
시선이 천장을 향한 채 멈춘다.
플래시백 – 젊은 시절, 양치기 다윗.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소년.
별이 가득한 하늘.
양떼가 옆에서 숨을 고른다.
멀리서 늑대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소년 다윗은 슬링을 쥐고 풀밭에 앉아 시편을 읊조린다.
(나레이션 없음. 정적 속 회상.)
현재로 돌아옴 – 다윗, 옥상 위로 걷는다.
그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창을 연다.
예루살렘의 바람이 들어온다.
다윗은 숨을 들이쉰다.
천천히 옥상으로 향한다.
옥상에 도착한 예루살렘은 초저녁 어둠이 내려와 있다.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보름달이 뜬다. 밤이지만, 달빛이 비춘 곳은 보일 정도로…
EXT. 밧세바의 집 – 마당.
집은 두 층으로 되어 있고, 벽은 높고 은은한 석회색.
마당 한가운데 작은 수조와 거울 하나.
밧세바가 등장한다.
그녀는 천천히 옷을 벗는다.
실루엣만으로도 그녀의 젊음과 고요한 아름다움이 강조된다.
다윗의 시선은 처음엔 그저 우연히 멈춘 듯하다.
그러나 그녀의 몸이 달빛 아래서 희게 반사되며 움직일 때,
그의 손은 난간을 움켜쥔다.
지문
밧세바는 등을 돌린 채 거울을 향해 선다.
그 거울은 왕궁 옥상의 방향을 향해 있다.
그녀는 거울 속에 선 다윗을 느낀다.
그러나 시선을 주지 않는다.
물을 떠올려 몸을 적신다.
물방울이 어깨에서 흘러내리고, 허리를 타고 흐른다.
그녀의 시선은 거울 너머를 향한다.
다윗을 정확히 본다.
밧세바는 몸을 완전히 담그지 않는다.
등만 물에 적신 채 서서 돌아선다. 이제 그녀는 다윗을 향해 있다.
유두, 가슴, 아랫배와 음부까지 완전히 노출된다.
다윗의 손이 옥상 난간을 움켜쥔다.
굳은살이 박힌 손에 힘이 들어간다.
시선은 떼지 못한다.
(이 장면은 음향 없이, 바람 소리와 물 소리만 존재한다.)
밧세바는 몸을 일으켜 다시 등을 돌린다.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긴다.
살짝 미소가 보인다, 혹은 그렇게 보인 듯하다.
다윗은 그대로 선 채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는다.
숨이 가빠진다.
그는 숨을 삼킨다.
시선은 계속 그 자리에 머문다.
밧세바는 마치 아무도 없는 밤처럼, 다시 등을 돌리고
물속에 몸을 담근다.
거울은 여전히 다윗의 시선을 비추고 있다.
카메라 – 거울을 클로즈업.
다윗의 얼굴이 그 안에 잠깐, 흐릿하게 비친다.
그녀는 물을 끼얹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천천히 목욕을 마무리하고 물 밖으로 걸어나간다.
옷을 걸치지 않고, 담담하게 물기를 닦는다.
실루엣만 보이지만, 그녀의 결정이자 설계된 행동임을 암시한다.
FADE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