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시선 · 4 / 11
제3장 – 신탁의 그림자
나는 침묵하는 법을 배운 선지자다.
말을 아끼는 법도 알고,
말의 무게를 조절하는 법도 안다.
사람들은 신탁을 들으려 나를 찾지만,
나는 언제나 그들의 귀보다, 그들의 눈을 먼저 본다.
오늘 새벽,
나는 밧세바의 눈을 보았다.
그 눈은 예언을 바라지 않았다.
설계와 허락을 원했다.
나는 오랫동안 다윗 곁에 있었다.
그에게 처음 신탁을 전했을 때는,
그가 춤을 추며 법궤를 맞이하던 시절이었다.
그 다음은 죄를 짓고, 얼굴을 돌렸을 때였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그 사람입니다.”
그 말을 꺼낸 뒤,
나는 더 이상 예언자가 아니라,
그의 그림자가 되었다.
그가 짓는 죄의 무게를 나는 보았고,
그가 내려앉는 과정을 나는 들었다.
밧세바는 내게 다가와 말했다.
“왕에게 가야 합니다.
함께 가주시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오늘 무슨 말을 할지 나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오늘 반드시 말을 해야 한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
다윗의 침소 앞에 섰을 때,
나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 문은 밧세바의 것이었다.
내 역할은 그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었다.
나는 조용히 복도를 걸어 다시 돌아왔다.
브나야를 보았고,
그가 대기시킨 전령의 눈동자를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말이 지금 궁의 어느 문 앞에 서 있었고,
나는 그 말이 달리기 전에
왕의 입에서 단 하나의 말이 나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다시 다윗의 문 앞에 섰다.
밧세바의 발걸음 소리가 멈췄을 때,
나는 문을 열었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고,
나는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
다윗은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그의 침상 가까이에 다가서지 않았다.
말이 필요했다면, 밧세바의 말이면 충분했다.
나는 그 말을, 단 한 줄로 덮어야 했다.
그의 침묵 속에,
그의 오랜 슬픔과 회한이 고여 있었다.
나는 그것을 깨뜨리는 방식이 아니라,
그 안에서 길을 찾는 방식으로 말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당신은 목자였습니다.
당신은 사자를 물리쳤고, 곰을 쫓아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보호해야 할 새끼양은…
지금, 문 앞에 있습니다.”
그는 눈을 떴다.
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의 입술이 조금씩 움직였고,
그의 손끝이,
그의 눈동자가 천천히 떨렸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그는 마지막 결정을 내렸다.
—
나는 문을 나서며 전령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달리던 말굽 소리가 멀어지기 전,
나는 마지막으로 속으로 중얼거렸다.
“신탁이란 말이 아니다.
그건, 듣는 자의 마음에서 깨어나는 그림자다.”
그날,
왕은 신탁 없이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