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제3장 – 신탁의 그림자"
work: "그 날의 시선"
part: "그 날의 시선"
chapter: 4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that-day/04/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

# 제3장 – 신탁의 그림자

나는 침묵하는 법을 배운 선지자다.

말을 아끼는 법도 알고,

말의 무게를 조절하는 법도 안다.

사람들은 신탁을 들으려 나를 찾지만,

나는 언제나 그들의 귀보다, 그들의 눈을 먼저 본다.

<div class="sp"></div>

오늘 새벽,

나는 밧세바의 눈을 보았다.

그 눈은 예언을 바라지 않았다.

설계와 허락을 원했다.

<div class="sp"></div>

나는 오랫동안 다윗 곁에 있었다.

그에게 처음 신탁을 전했을 때는,

그가 춤을 추며 법궤를 맞이하던 시절이었다.

그 다음은 죄를 짓고, 얼굴을 돌렸을 때였다.

<div class="sp"></div>

나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그 사람입니다.”

<div class="sp"></div>

그 말을 꺼낸 뒤,

나는 더 이상 예언자가 아니라,

그의 그림자가 되었다.

<div class="sp"></div>

그가 짓는 죄의 무게를 나는 보았고,

그가 내려앉는 과정을 나는 들었다.

밧세바는 내게 다가와 말했다.

“왕에게 가야 합니다.

함께 가주시겠습니까?”

<div class="sp"></div>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가 오늘 무슨 말을 할지 나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오늘 반드시 말을 해야 한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div class="sp"></div>

—

<div class="sp"></div>

다윗의 침소 앞에 섰을 때,

나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 문은 밧세바의 것이었다.

내 역할은 그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었다.

<div class="sp"></div>

나는 조용히 복도를 걸어 다시 돌아왔다.

브나야를 보았고,

그가 대기시킨 전령의 눈동자를 보았다.

<div class="sp"></div>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말이 지금 궁의 어느 문 앞에 서 있었고,

나는 그 말이 달리기 전에

왕의 입에서 단 하나의 말이 나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div class="sp"></div>

나는 다시 다윗의 문 앞에 섰다.

밧세바의 발걸음 소리가 멈췄을 때,

나는 문을 열었다.

<div class="sp"></div>

그녀가 뒤를 돌아보았고,

나는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div class="sp"></div>

그제야,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div class="sp"></div>

—

<div class="sp"></div>

다윗은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그의 침상 가까이에 다가서지 않았다.

말이 필요했다면, 밧세바의 말이면 충분했다.

나는 그 말을, 단 한 줄로 덮어야 했다.

<div class="sp"></div>

그의 침묵 속에,

그의 오랜 슬픔과 회한이 고여 있었다.

나는 그것을 깨뜨리는 방식이 아니라,

그 안에서 길을 찾는 방식으로 말했다.

<div class="sp"></div>

나는 그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div class="sp"></div>

“당신은 목자였습니다.

당신은 사자를 물리쳤고, 곰을 쫓아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보호해야 할 새끼양은…

지금, 문 앞에 있습니다.”

<div class="sp"></div>

그는 눈을 떴다.

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div class="sp"></div>

그의 입술이 조금씩 움직였고,

그의 손끝이,

그의 눈동자가 천천히 떨렸다.

<div class="sp"></div>

그 순간, 나는 알았다.

그는 마지막 결정을 내렸다.

<div class="sp"></div>

—

<div class="sp"></div>

나는 문을 나서며 전령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달리던 말굽 소리가 멀어지기 전,

나는 마지막으로 속으로 중얼거렸다.

<div class="sp"></div>

“신탁이란 말이 아니다.

그건, 듣는 자의 마음에서 깨어나는 그림자다.”

<div class="sp"></div>

그날,

왕은 신탁 없이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