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시선 · 2 / 11
제1장 – 그날, 시작되다
새벽이 깨어나는 소리는 언제나 가장 조용했다.
아직 종도 울리지 않았고, 하늘은 파랗지도 않았으며,
창호지 너머로 스며드는 빛은 색이 없었다.
하늘이 아니라 공기가 먼저 깨어나는 시간.
나는 마루 끝에 앉아 있었다.
손끝이 시렸다.
처음에는 새벽공기 탓이라 생각했지만,
곧 알았다.
내 손이, 스스로의 떨림을 잡으려 쥔 손이었다는 걸.
다섯 번 숨을 들이마셨고, 일곱 번 내쉬었다.
조용히, 아무 소리도 내지 않게.
내가 입은 옷은 어제와 다르지 않았다.
그저, 속적삼을 하나 더 껴입었을 뿐이다.
오늘은 달려야 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방 안엔 아직 어둠이 머물러 있었고,
문지방 아래로는 무겁고 오래된 공기가 흘렀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돌아서기 전, 벽에 걸린 거울을 바라봤다.
나는 내 얼굴이 낯설지 않도록 매일 아침 거울을 본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전장에 나가기 전에,
누구보다 나를 먼저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
계단을 따라 걸었다.
소리나지 않도록,
모두가 아직 잠든 채로 있는 그 틈새를 따라.
복도는 길었다.
긴 복도는 숨을 고르기에 알맞다.
나는 걸으며, 지나치는 기둥의 수를 셌다.
셋째 기둥은 유난히 나무결이 거칠다.
다섯째 기둥 앞에는 할아버지 아히도벨이 내 머리를 만지며,
이 길 끝에 어떤 사람이 앉아 있을지 물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때 대답하지 못했다.
지금은 알고 있다.
그 사람이 오늘 말을 하게 된다.
아니, 오늘 그 사람이 말을 하게 해야 한다.
—
나단은 내 발소리를 듣고 몸을 일으켰다.
그는 새벽 기도를 막 마친 듯한 옷차림이었다.
말이 필요 없었다.
그는 어젯밤 내 눈빛을 기억했고,
나는 오늘 아침 그가 한숨을 덜 깊게 쉰 걸 알아보았다.
그는 물었다.
“지금입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그 대신 눈을 감았다.
잠시.
그러고 나서 말했다.
“지금입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말하지 않는 것이, 그날의 언어였다.
말은 우리 편이 아니다.
말은 기록된다.
오늘 필요한 건 침묵의 리듬이다.
—
나는 안채로 돌아가 아이에게 입힐 옷을 꺼냈다.
그 애는 벌써 일어나 있었다.
다른 날보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그 애는 눈을 뜨고 앉아 있었다.
나는 그 애를 바라보다,
문득 오래전 다윗이 처음 내 방으로 들어왔던 날을 떠올렸다.
그때 나는 무엇을 입고 있었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그 날은 물로 씻긴 후 모든 기억이 함께 씻겨 나갔다.
하지만 그 아이는 내 앞에 그대로였다.
그 아이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
나는 매일 이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잊지 않기로 했다.
이 아이는 내 과거가 아니라, 내 결심이다.
나는 사독을 찾았다.
그는 이미 기혼샘 근처에 사람을 배치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속삭였다.
“아이를 부탁드립니다.
기혼 샘 남쪽 그늘 아래,
그가 누구인지 말하지 말고 지켜주십시오.”
그는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끄덕였다.
—
브나야는 늘 그렇듯 침묵을 흘렸다.
나는 그의 눈빛을 읽었고,
그는 내가 눈으로 내린 명령을 따랐다.
“왕의 말씀이 끝나면 바로.”
그 말만 남기고 나는 복도를 걸어갔다.
그가 뒤돌아 말을 탄 전령을 문 앞에 세우는 것을
나는 보지 않았다.
그건 신뢰였다.
오늘 그 어떤 말보다 믿을 수 있는 침묵.
—
이제 나는 다윗의 방 앞에 서 있다.
문은 여전히 두 겹이었다.
두 개의 문 사이엔 공기가 무거웠다.
그 사이에 아비삭이 있었다.
그 아이는 얇은 옷을 걸치고 있었고,
머릿결은 풀린 채였다.
그 아이는 내게 인사하지 않았다.
나는 물러나라고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말했다.
“자리 좀 비켜주시어요?”
그 아이는 두 걸음 물러섰고,
나는 문을 열었다.
방 안은 어두웠다.
아직 촛불을 켜지 않은 새벽.
불이 없는 방은 모든 것이 평등해진다.
다윗의 형체는 천 위에 고요히 누워 있었고,
그의 숨소리는 아주 작고 고르지 못했다.
그는 깨어 있었다.
나는 다가가 앉았다.
나단은 문가에 머물렀고,
나는 천천히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말을 꺼냈다.
“왕이시여… 오늘입니다.”
그는 여전히 누워 있었다.
눈꺼풀은 닫혀 있었지만, 잠들지 않은 자의 숨결이었다.
나는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 앞에 앉는 일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늘은, 마지막처럼 해야 했다.
나는 말하지 않았다.
그의 호흡을 들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떨리는 소리는 되도록 숨겼다.
하지만 그 떨림은 결국 말을 뚫고 나왔다.
“아도니야가 잔치를 벌였습니다.”
다윗은 반응하지 않았다.
나는 이어서 말했다.
“요압도, 거기에 있습니다.”
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나는 그 미세한 떨림에 숨을 멈췄다.
“왕이시여… 그들은 왕이 더는 움직이지 않으신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더는 선택하지 않으리라 믿는 것입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바닥이 차가웠다.
나는 눈을 감고 말했다.
“당신은 언제나 혼자였습니다.”
“내가 본 당신은… 왕도, 영웅도 아니었습니다.”
“늘 외로웠고, 늘 아팠고… 늘 피 위에 앉아 계셨습니다.”
숨이 헐떡이기 시작했다.
그건 일부러가 아니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고여 있던 것이 올라왔다.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우리아를 잃었고,
첫 아이를 잃었고,
그리고 당신도 잃어갔습니다.”
다윗의 눈꺼풀이 천천히 떠졌다.
그는 나를 바라보지 않았다.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그건 연기가 아니었고, 증언도 아니었다.
그건 나였다.
“나는 당신이 찾아왔을 때,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네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당신은 아버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나를 통해 당신을 기억할 뿐입니다.”
그는 아주 느리게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동자에 불빛은 없었지만,
그 어두움 속에서 나는
아직 남아 있는 한 줌의 마음을 보았다.
나는 몸을 앞으로 숙였다.
입술이 바닥을 스쳤다.
“왕이시여…
이 아이들까지 잃게 하지 마십시오.
우리를 또 잃지 마십시오.
내가 죽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네 아이를,
당신의 피를,
당신이 선택하지 않아 잃게 하진 마십시오.”
말이 끝나자, 나는 입을 닫았다.
방 안엔 아무 소리도 없었다.
그의 숨소리조차 멎은 듯 했다.
오래된 시간처럼, 긴 정적이 흐른 뒤—
그는 고개를 아주 조금 떨구었다.
입술은 굳어 있었고, 눈물은 없었다.
노인은 더는 울지 않는다.
그는 다만, 무너진다.
그리고…
그는 아주 낮게, 작게 말했다.
“…미안했소.”
“…그대마저 보낼 순 없소.”
“…뜻대로 하시오.”
나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 말은 문서가 아니었고, 명령도 아니었지만
나는 알았다.
이제,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 밖에서 나단이 문틈을 열었다.
나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이 그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