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히도벨 책략록 - 도망편』 · 3 / 13
3편 – 검 없는 승리
“적이 지칠 때까지 기다리는 자는, 결국 승리한다.
힘은 칼에 있지 않고, 시간을 설계하는 자의 쪽에 있다.”
(밤하늘은 잔잔하고 별이 많다.
작은 불 앞에 다윗과 아히도벨이 마주 앉아 있다.
다윗은 손에 오래된 천조각 지도를 펴고 있다.
아히도벨은 한 걸음 뒤에서 불을 바라본다.)
다윗:
아히도벨,
내게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습니다.
병사도, 성도, 재정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왕이 될 수 있겠습니까?
아히도벨 (차분히):
주군,
왕이 되는 길은
힘을 모으는 것이 아닙니다.
힘이 있는 자로 보이는 것,
그리고 실제로 힘이 생길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것.
그게 진짜 책략입니다.
다윗 (조용히):
그렇다면 저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아히도벨 (질문으로 응수한다):
주군께선,
물은 언제 끓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윗:
…불이 충분히 오르면,
자연히 끓지요.
아히도벨:
그렇습니다.
지금은 불을 더해야 할 때입니다.
사울은 끓는 물입니다.
그의 군은 지쳐가고,
신하들은 눈치를 보고,
명령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는 태우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다윗:
그럼 우리는 그 불이 꺼질 때까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합니까?
아히도벨:
바라보되,
움직이셔야 합니다.
움직이면서, 누가 다윗 곁에 있는지를
조용히 정리하셔야 합니다.
(아히도벨은 작은 돌들을 불가에 놓는다.)
아히도벨:
이 돌은 요압입니다.
주군의 사촌이지요.
강한 팔, 무자비한 판단.
검이 필요한 자리는 그가 대신합니다.
이 돌은 우리아입니다.
히타이트 사람.
이스라엘 사람이 아님에도
가장 충성스럽고,
질서에 헌신하는 자입니다.
그리고…
이 돌은 엘리암입니다.
제 아들이고,
성실함과 무게감을 가진 검입니다.
다윗 (돌들을 바라보며):
그들을 어찌 모을 수 있었습니까?
아히도벨:
사울은 몰아붙였고,
우리는 품었습니다.
강요받은 자는 달아나고,
받아들여진 자는 따릅니다.
다윗:
요압은 성격이 거칩니다.
저를 따르지만,
자주… 묵묵히 스스로 움직입니다.
아히도벨:
그는 검입니다.
검은 말을 듣지 않지요.
그러나 그 검의 방향을 잡는 것은
주군의 손입니다.
때로는 손보다 검이 빨리 나가겠지만,
그건 그 검이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다윗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우리는 지금,
힘을 모으고 있군요.
눈에 보이지 않게.
아히도벨:
맞습니다.
검을 뽑지 않고, 검이 모이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사울은,
검을 들고 싸우고 있지만,
상대는 없습니다.
검을 휘두르다 지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다윗:
그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아히도벨:
그날이 오면,
우리는 단 한 번 움직이면 됩니다.
움직이되,
그가 먼저 붕괴된 이후에.
그리고 주군,
그날의 승리는
검의 날이 아니라
기다림의 무게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