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세바 3 - 솔로몬 : 아가와 전도서의 시대 · 42 / 46

Chapter 9. 시편의 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잠언 9:10)

늦은 밤이었다.

예루살렘은 조용했고,

왕의 궁전은

더 이상 음악도, 향도 울리지 않았다.

솔로몬은 그날,

정무를 보지 않았다.

문을 걸었고,

향로를 껐고,

거울을 덮었다.

그리고 서재로 향했다.

브나야는 그를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남긴 문장이 있었다.

“왕이시여,
다윗 왕께서는
시를 남기셨습니다.
그 시를,
한 번이라도
‘말씀’이 아닌 ‘목소리’로
읽으신 적 있습니까?”

그 문장을 들고,

솔로몬은 서랍 깊은 곳에서

오래된 두루마리를 꺼냈다.

다윗의 시편.

어머니는 어릴 때

이걸 곧잘 인용했다.

하지만 그때의 그는

그것이 왕의 고백이 아니라

훈계의 도구였다고 생각했다.

그는 조용히 펴기 시작했다.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눈으로만 읽었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주는 나의 피난처시요,
나의 요새시니이다.”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이다.”

그는 멈췄다.

이것은

노쇠한 왕의 문장이 아니었다.

이것은—

소년의 기도였다.

다윗은 강하지 않았다.

그는 외로웠다.

양치기 시절,

그는 하나님의 침묵이 무서워

새벽을 깨웠고,

외로움에 찬송을 붙들었고,

죄를 짓고도 기도했다.

솔로몬은 그제야

아버지가 남자였음을 알았다.

왕이 아닌,

기도하는 사람.

그는 천천히 책을 덮었다.

그 두루마리를

가슴 위에 얹은 채

오래도록 눈을 감았다.

다음 날,

솔로몬은 새 두루마리를 꺼냈다.

그가 처음으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헛되도다.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그가 썼던

가장 정직한 문장이었다.
가장 늦은 문장이었다.

가장 인간적인 문장이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지혜를 말하지 않았다.

그는

지혜를 회고했다.

그는 잠언을 쓰지 않았고,

아가를 찬미하지 않았다.

그는—

전도서를 남겼다.

“사람이 행할 모든 일을 보았노라.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헛되도다.”

“하나님을 경외하라.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

그리고 그는

르호보암을 보았다.

그 아들은

무엇을 물려받았는가?

솔로몬은

자신이 가르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그 아이는

성전을 짓지 않았고,

시편을 읽지 않았으며,

잠언을 외우지 않았다.

그는—

오직 무너지는 왕국의 구조만을 기억하게 될 아이였다.

솔로몬은 고개를 떨구었다.

브나야가 문밖에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검을 들고 있었다.

“어머니는 지혜를 가르쳤고,
아버지는 찬송을 남겼다.”

“그는 지혜로 왕이 되었고,
찬송으로 사람을 회복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그래도 그는,
남자의 시간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위치에는 이르지 못했다.

자신이 다윗을 제외시켰기에

자신도 르호보암으로부터 제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