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tle: "Chapter 9. 시편의 밤"
work: "밧세바(원판)"
part: "밧세바 3 - 솔로몬 : 아가와 전도서의 시대"
chapter: 42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2025/42/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

# Chapter 9. 시편의 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잠언 9:10)

<div class="sp"></div>

늦은 밤이었다.

예루살렘은 조용했고,

왕의 궁전은

더 이상 음악도, 향도 울리지 않았다.

<div class="sp"></div>

솔로몬은 그날,

정무를 보지 않았다.

문을 걸었고,

향로를 껐고,

거울을 덮었다.

<div class="sp"></div>

그리고 서재로 향했다.

<div class="sp"></div>

브나야는 그를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남긴 문장이 있었다.

<div class="sp"></div>

“왕이시여, \
다윗 왕께서는 \
시를 남기셨습니다. \
그 시를, \
한 번이라도 \
‘**말씀’이 아닌 ‘목소리’로** \
**읽으신 적 있습니까**?”

그 문장을 들고,

솔로몬은 서랍 깊은 곳에서

오래된 두루마리를 꺼냈다.

<div class="sp"></div>

**다윗의 시편**.

<div class="sp"></div>

어머니는 어릴 때

이걸 곧잘 인용했다.

하지만 그때의 그는

그것이 왕의 고백이 아니라

**훈계의 도구**였다고 생각했다.

<div class="sp"></div>

그는 조용히 펴기 시작했다.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눈으로만 읽었다.

<div class="sp"></div>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
“주는 나의 피난처시요, \
나의 요새시니이다.” \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이다.”

<div class="sp"></div>

그는 멈췄다.

<div class="sp"></div>

이것은

**노쇠한 왕의 문장이 아니었다**.

<div class="sp"></div>

이것은—

**소년의 기도였다**.

다윗은 강하지 않았다.

그는 외로웠다.

양치기 시절,

그는 하나님의 침묵이 무서워

새벽을 깨웠고,

외로움에 찬송을 붙들었고,

**죄를 짓고도 기도했다**.

<div class="sp"></div>

솔로몬은 그제야

아버지가 남자였음을 알았다.

<div class="sp"></div>

왕이 아닌,

기도하는 사람.

<div class="sp"></div>

그는 천천히 책을 덮었다.

그 두루마리를

가슴 위에 얹은 채

오래도록 눈을 감았다.

<div class="sp"></div>

다음 날,

솔로몬은 새 두루마리를 꺼냈다.

그가 처음으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div class="sp"></div>

“헛되도다.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div class="sp"></div>

그가 썼던

가장 정직한 문장이었다. \
가장 늦은 문장이었다.

가장 인간적인 문장이었다.

<div class="sp"></div>

그는 이제

더 이상 지혜를 말하지 않았다.

그는

지혜를 회고했다.

<div class="sp"></div>

그는 잠언을 쓰지 않았고,

아가를 찬미하지 않았다.

<div class="sp"></div>

그는—

**전도서를 남겼다**.

<div class="sp"></div>

“사람이 행할 모든 일을 보았노라. \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헛되도다.”

“하나님을 경외하라. \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니라.”

<div class="sp"></div>

그리고 그는

르호보암을 보았다.

<div class="sp"></div>

그 아들은

무엇을 물려받았는가?

<div class="sp"></div>

솔로몬은

자신이 가르치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그 아이는

성전을 짓지 않았고,

시편을 읽지 않았으며,

잠언을 외우지 않았다.

<div class="sp"></div>

그는—

**오직 무너지는 왕국의 구조만을 기억하게 될 아이였다**.

<div class="sp"></div>

솔로몬은 고개를 떨구었다.

브나야가 문밖에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검을 들고 있었다.

<div class="sp"></div>

“어머니는 지혜를 가르쳤고, \
아버지는 찬송을 남겼다.”

“그는 지혜로 왕이 되었고, \
찬송으로 사람을 회복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
그래도 그는, \
남자의 시간에 도달했다.”

<div class="sp"></div>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위치에는 이르지 못했다.

자신이 다윗을 제외시켰기에

자신도 르호보암으로부터 제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