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세바 2 : 밧세바 - 잠언의 시대 · 28 / 46

Chapter 12. 쿠데타

“그 때에 아도니야가 스스로 높여 이르기를 ‘내가 왕이 되리라’ 하고 병거와 기병과 전무(前武) 오십인을 예비하니라.” (열왕기상 1:5)

엔로겔 골짜기에서 아도니야는 잔을 들었다.

기름진 양고기와 포도주,

승리의 예감,

그는 말 위에 있었고,

백성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요압이 웃고 있었고,

아비아달은 번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다윗은 말이 없었다.

왕이 말을 잃은 순간,

모두는 이미 새로운 왕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기혼샘

밧세바는 말 없이 왕의 방을 향해 걸었다.

어린 솔로몬은 따라오지 않았다.

그는 창문 너머,

형 아도니야의 이름이 메아리치는 언덕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윗의 방.

침대는 무너진 성벽처럼 기울어 있었고,

그 위에 왕의 몸은 살아있는 껍데기처럼 놓여 있었다.

밧세바는 흰 천을 입고 왕의 침실 안으로 들어섰다.

오랜만에 다윗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아비삭이 창가로 물러섰고, 나단이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다윗의 눈동자는 여전히 흐렸다.

하지만 그는 밧세바의 손이 손등 위에 올려지자, 눈을 떴다.

“주여, 맹세하셨습니다.

당신의 아들 솔로몬을 왕으로 삼으시겠다고.

지금, 아도니야가 왕이 되었다 외치고 있습니다.”

다윗은 천장을 봤다.

그는 기억하지 못했다.

혹은… 기억하길 거부했다.

밧세바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았다.

“당신은 말할 수 있습니다.

말하십시오.

왕을 부르십시오.

사독을, 나단을, 브나야를… 지금, 지금!”

“왕이시여,” 밧세바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다.

“전에 저에게 맹세하셨습니다. 제 아들 솔로몬이 왕이 될 것이라고…”

다윗은 대답하지 못했지만, 나단이 그 말을 이었다.

“왕께서 살아계실 때 이를 밝히지 않으시면,

아도니야가 왕이 될 것입니다.

그때에는 밧세바와 솔로몬은 모두 죄인이 될 것입니다.”

그 말에, 다윗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승인이었는지, 노인이 소리를 듣기 위한 몸짓이었는지는 불분명했다.

하지만, 그건 승인으로 해석되었다.

바깥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아도니야는 옷을 갈아입었고,

기름을 붓기 전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그러나 왕궁 깊은 곳에서

다른 기름병이 열리고 있었다.

사독은 혼자 기도했다.

“이제, 여호와의 이름으로 기름 부으리라.”

나단은 준비한 대사를 입술에 새겼다.

브나야는 칼을 손에 쥐었다.

솔로몬은 말을 탔다.

그가 몰랐던 것,

자신의 머리에 기름이 부어 질 순간은

그의 생애 첫 번째 정치적 탄생이자

최후의 순수였다.

“사독 제사장이 여호와의 장막에서
기름 뿔을 가져다가 솔로몬에게 부으매
무리가 소리 질러 이르되
‘솔로몬 왕 만세!’ 하니라.”
(열왕기상 1:39)

모든 것은 순식간이었다.

아도니야의 진영은

소문의 속도보다 느렸다.

사람들은 놀라 도망쳤고,

잔치는 멈췄으며,

기름은 이미 솔로몬에게 부어져 있었다.

엔로겔 언덕 위의 연회장에서는

나팔이 울리기 직전이었다.

요압은 검을 내려놓고 포도주를 따르고 있었고,

아비아달은 축복의 기도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아도니야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는 누구보다 준비된 왕이었다.

그는 기다렸고, 세력도 모았고,

실질적으로 나라의 중심은 이미 그에게 기울어 있었다.

하지만 기혼샘의 나팔 소리가 먼저 울렸다.

사람들이 웅성거렸고, 군사들의 고개가 돌아갔다.

요압이 잔을 들던 손을 멈추었다.

그 순간, 이미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아도니야는 포도주를 따르려다 말고,

잠시 망설인 뒤 잔을 내려놓았다.

“그들이 더 빨랐구나…”

그는 그 말을, 작게 뱉었다. 그리고 어금니를 깨물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비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직 그녀만이

다윗의 침대 곁에 남아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지 못했고,

그녀도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밧세바는 돌아와 솔로몬 앞에 섰다.

소년은 두려워했고,

어머니는 조용히 웃었다.

“이제,

새로운 왕이 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