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세바 2 : 밧세바 - 잠언의 시대 · 18 / 46

Chapter 2. 선택

“마음을 굽어보시며, 충직한 자를 지키시는 여호와여.” (시편 31:23)

[길로. 늦봄. 아히도벨의 집. 먼지가 조금 가라앉은 오후]

밧세바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아버지 엘리암이 돌아왔다.

할아버지 아히도벨도 함께.

예루살렘이 다윗의 성이 되었다는 소문은

이제 ‘사실’로서 그들의 귀에 닿아 있었다.

그러나 밧세바는 전쟁의 이야기보다,

귀환한 사람들의 표정을 먼저 읽었다.

엘리암은 군복의 흙을 털었고,

아히도벨은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무게가 달라져 있었다.

[밤. 식탁 자리. 밧세바는 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들었다.]

“그때, 엔게디의 물가에서… 우리아가 앞장을 섰지.”

“이방인이었지만, 그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였지.”

“그는 무거운 방패를 들면서도, 말이 없었어.”

“한 번도 뒤돌아본 적이 없었지.”

그 이름이 처음 들렸다.

우리아.

밧세바는 손을 멈추었다.

[며칠 후. 엘리암의 소규모 환영 연회. 조용히 초대된 이들]

밧세바는 인사를 하러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위층 창 너머로 사람들을 보았다.

  • 다리를 반듯하게 모으는 자
  • 인사를 짧고 분명하게 건네는 자
  • 시선을 낮추되 허리는 구부리지 않는 자

그 사람,

우리아.

그는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보이는 사람’이었다.

밧세바는 그를 처음으로 본 그날,

이 사람이 움직이는 법을 기억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응.”

“우리아는 어떤 사람입니까.”

아히도벨은 책장을 넘기던 손을 멈추었다.

눈을 들지 않아도, 이미 의도를 읽었다.

“…그가 마음에 드는가?”

“아닙니다.”

“그러면?”

“이야기를 듣고, 사람을 봤습니다.

그리고—생각했습니다.”

아히도벨은 책을 덮었다.

그는 말하지 않았지만,

손녀가 더는 단순히 길러지는 자가 아니라,

판단하고 설계하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아는 충직한 자다.
말이 없고, 의심이 없고, 명령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하지만요?”

“…그 진심이,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다.”

밧세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동의도, 반박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이미 하나의 길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날 밤. 그녀는 일기를 쓴다.]

“그는 선택된 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를 선택하는 건, 나일 수 있다.”

“그 사람이라면…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를, 그 곁에 둘 수 있을 것이다.”

“밧세바는 처음으로
세상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손은 감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구도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손끝에서,
왕국의 문 하나가 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