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세바 1 : 다윗 - 시편의 시대 · 13 / 46
Chapter 11. 우리아
“헷 사람 우리아도 죽으니라.”
(사무엘하 11:17)
“너희는 충성된 자를 기억하라.
그는 죽었으나, 그의 믿음은 산 자보다 더 명백하니라.”
(비정경 인용, 구성적 문장)
[유다 광야. 도망자의 공동체. 아둘람 근처의 첫 번째 동굴.]
그는 이름 없이 나타났다.
살갗은 짙었고, 말은 느렸으며,
사람들은 그를 ‘헷 사람’이라 불렀다.
우리아.
그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곁에 있었고,
함께 걷고,
침묵으로 의리를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다윗과 처음 마주한 날]
다윗은 말한다.
“왜 이곳에 왔는가?”
그는 대답했다.
“진실한 사람을 따르려 왔습니다.
왕이 아니라, 진실을.”
그 말은 짧았지만,
엘리암은 그날 이후 그를 형제처럼 아들같이 여겼다.
그는 말보다 칼을 먼저 꺼내지 않았고,
칼보다 방패를 먼저 들었으며,
가장 늦게 취침했고,
가장 먼저 일어났다.
[아히도벨은 그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왜 다윗에게 붙었는가?”
“그는 자신이 약할 때, 사람을 고릅니다.
강할 때는 사람을 버리는 법이 많지요.”
아히도벨은 그 순간
이 사람은 ‘선택된 사람’은 아니지만, ‘붙어야 할 사람’이라 판단했다.
그는 정치적이지 않았고,
그렇기에 정치에 쓰이기 좋은 자였다.
[시간은 흐르고, 다윗이 헤브론에 입성한다.]
우리아는 군단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뛰어난 전략가도, 장군도 아니었지만,
가장 신뢰받는 ‘전열’이었다.
그는 말 없이 앞장섰고,
가장 적은 실수를 했으며,
자기보다 약한 자에게도 예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를 모르는 사람은 다윗의 진영에 없었다.
[그날 저녁. 아히도벨의 집 안, 작은 정원.]
“아버지.”
“응?”
“밧세바가 물었습니다.”
“무엇을?”
“우리아에 대해서요.”
아히도벨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뭐라 물었지?”
“‘그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그랬나.”
아히도벨은 말없이 손가락을 탁자 위에 올렸다.
그녀가 관심을 가졌다는 건, 하나의 조짐이었다.
“밧세바는 이제 선택의 시간을 준비하는구나.”
[그날 밤, 아히도벨과 엘리암의 대화.]
“우리아는 어떻습니까.”
“계산에서 벗어난 사람일수록, 도구로 적합하다.”
“…그를 불쌍히 여기지는 않으십니까.”
“감정은 전략의 시작점이 될 수는 있어도,
판단의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
엘리암은 말이 없었다.
하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우리아는 그저 도구가 아니기를’ 바라는 자신을 본다.
[밧세바의 내면, 침묵 속의 문장]
“그는 사울의 무덤보다 더 깊은 충심을 가졌고,
다윗의 군대보다 더 조용한 용기를 지녔다.”
“우리아. 그 이름은 흔하지만, 그 사람은 흔하지 않다.”
[그 밤. 아히도벨의 독백]
“다윗은 왕이 되었다.
밧세바는 자라고 있다.
우리아는 충성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나는…
구조를 짜고 있다.”
그는 이제 하나의 연결점을 그렸다.
밧세바 + 우리아 = 신뢰 가능한 부부 → 왕에게 보여줄 수 있는 ‘연약한 손녀 딸의 결혼’
그러나
그 둘 사이의 틈이, 나중에 칼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