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세바 1 : 다윗 - 시편의 시대 · 12 / 46
Chapter 10. 왕의 길
“다윗이 모든 일을 지혜롭게 행하니,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시더라.”
(사무엘상 18:14)
“사울의 집은 점점 약하여 가고,
다윗의 집은 점점 강하여 가니라.”
(사무엘하 3:1)
[유다 광야. 바람이 모래를 끌고 다니고, 나무는 매일 줄어든다.]
다윗은 도망쳤다.
그러나 그는 매번 살아남았다.
처음엔 혼자였고,
그다음엔 가족이었고,
그 후에는 사람들이 몰려왔다.
도망치는 자였으나,
그를 따르는 자들이 생겼다.
[그가 받은 첫 번째 조언]
“숨지 마십시오. 보이되, 쫓기십시오.
도망은 패배가 아닙니다.
존재의 무게를 준비하는 훈련입니다.”
— 아히도벨
그 조언 이후, 다윗은 숨지 않았다.
그는 움직였고,
지도했고,
함께 굶주렸다.
그는 ‘왕처럼’ 명령하지 않았고,
‘사람처럼’ 함께 있었다.
[아둘람 동굴 안. 공동체는 진짜 ‘공동의 삶’을 시작했다.]
엘리암은 말없이 사람들을 조직했다.
40명, 200명, 600명.
자기 백성이 없는 이들을 데려다가
다윗의 공동체를 만들었다.
아히도벨은 외부를 설계했고,
엘리암은 내부를 만들었다.
다윗은 중심에 섰지만,
그 중심은 고립이 아닌 연결이었다.
[그때 사울은 무너지고 있었다.]
기브아의 말은 늦었고,
병사들은 명령을 듣되, 따르지 않았다.
요나단은 침묵했고,
사무엘은 더 이상 그를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 틈을,
아히도벨이 파고들었다.
[사울 진영 내부. 몇몇 장수들과 제사장이 다윗에게로 넘어온다.]
그들은 말한다.
“사울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가 아니라고,
그 말씀은 기름과 함께 떠났다고…”
그러나 누가 그것을 말했는가?
아히도벨의 손이었고,
아히도벨의 말이었고,
아히도벨의 이름은 없었다.
그는 결코 앞서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배후에는 있었다.
[다윗이 그를 부를 때]
“아히도벨은 하나님께 여쭌 말씀 같은 조언을 합니다.”
(사무엘하 16:23, 나중의 기록)
그 말이 처음 발화된 날,
다윗은 그의 모사(謀士)를 얻었다.
[엔게디에서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았다.]
“당신은 나를 죽이려 하나,
나는 당신을 죽이지 않습니다.”
— 다윗
사울은 눈을 피하지 못했고,
요나단은 그를 떠났고,
기브아의 병사들은 점점 흩어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다윗의 공동체가 서기 시작했다.
[최후. 사울의 죽음. 길보아 전투.]
사울은 무너졌고,
아들들은 함께 쓰러졌다.
칼은 부러지지 않았고,
그는 스스로 쓰러지는 길을 택했다.
그날,
다윗은 슬퍼했다.
하지만
아히도벨은 움직였다.
[헤브론. 입성 전날. 아히도벨과 다윗.]
“이제 당신은 왕이 되실 것입니다.”
“…그럴 자격이 있겠습니까?”
“자격은, 길 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공동체는 당신의 칼이 아니라,
당신의 걸음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다윗은 고개를 숙였다.
“나는… 아버지 없이, 형제 없이 자라났습니다.
당신들과 함께하면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리더란 무엇인지,
길이란 무엇인지.”
아히도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 길의 끝에서—
당신은 스스로를 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헤브론 성 입성. 사람들은 외친다.]
“다윗 왕 만세!”
“기름부은 자여, 이스라엘의 목자여, 우리의 왕이여!”
다윗은 마침내,
기름부음을 받은 자가 아니라,
기름이 닿을 자리를 만들어낸 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를 키운 두 사람—
한 사람은 모사로,
한 사람은 전우로
그 곁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