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세바 1 : 다윗 - 시편의 시대 · 9 / 46

Chapter 7. 골리앗

“그가 막대기를 가지고 블레셋 사람에게 나아가니, 그가 손에 물매와 돌 다섯을 가지고 골리앗을 향하여 달려가니라.” (사무엘상 17:40)

[엘라 골짜기. 아침 안개가 깔린 언덕. 이스라엘 군은 침묵하고 있다.]

골리앗은 거인이라 불려도 무방한 존재였다.

그의 갑옷은 놋쇠가 아니라 공포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의 창은 나무가 아니라 명예를 꿰뚫었다.

그가 외치면, 산도 울렸고,

이스라엘 진영은 그 소리 속에 갇혀 있었다.

사울도 그 울림에 말이 없었다.

[동시: 엘리암이 기병대복장을 입고 천막으로 들어선다.]

“아버지, 보았습니다.”

“말해라.”

“다윗. 양치기 소년. 기름 부음을 받은 자.”

“…그가 전장에 와 있단 말이냐?”

“예. 물자 심부름이라는 명목으로 형제들에게 왔습니다.

하지만 그는 눈이… 눈이 다릅니다.”

“다른 누구와?”

“형제들과, 사울과, 그 어떤 장군과도 다릅니다.”

아히도벨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각. 사울의 왕막.]

“왕이시여, 소년이 들어와 있습니다.”

“누구지?”

“이새의 아들. 다윗이라 합니다.”

사울은 잠시 말이 없었다.

‘기름부은 자.’

사울은 그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묘한 피로를 느꼈다.

아직 소년인데, 기름은 왜 그에게 흘렀는가?

“그가 뭐라 하는가?”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합니다.”

“갑옷은 입었는가?”

“거부했습니다.”

“…좋다. 나가게 하라.”

사울은 내심 생각했다.

‘기름부은 자가 이곳에서 죽을지도 모른다.’
그가 죽으면, 예언도 사라진다.

기름도, 무대도, 그리고 불편한 운명도 사라질 것이다.

[골짜기 아래, 두 진영 사이. 돌 위에 서 있는 다윗.]

그는 혼자였다.

물가에서 다섯 개의 돌을 골랐고,

그 돌들은 양을 지키던 그때처럼 손에 익었다.

그는 갑옷 없이 나섰다.

사울의 철은 거절했고,
형들의 조롱도 들었지만,

그는 이미 말할 이유를 넘은 자였다.

골리앗은 웃었다.

세상이 자기 편이라고 믿는 자의 웃음이었다.

“나를 개로 여기느냐?
막대기를 들고 나아오느냐?”

다윗은 웃지 않았다.

“너는 칼과 창으로 나오지만,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나아간다.”

[멀리서. 아히도벨과 엘리암. 말없이 보고 있다.]

“보십시오.”

“보았다.”

“어떻습니까?”

“그는 아직 자격을 증명한 적 없다.

하지만 이 싸움이 끝나고도 살아 있다면…

그를 중심으로 역사가 돌게 될 것이다.”

엘리암은 말을 잇지 않았다.

그의 손은 무의식적으로 칼 자루를 만지고 있었다.

자신이 언제나 믿어왔던 ‘용기’가,

지금은 돌 하나를 든 소년의 손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결정적 순간]

다윗이 돌을 하나 꺼내어 돌렸다.

그리고 정확히—

거인의 이마를 맞췄다.

소리는 없었다.

거인은 무너졌다.

함성은 늦게 따라왔다.

이스라엘은 외쳤고,

사울은 고개를 돌렸고,

아히도벨은 눈을 감았다.

[그날 밤. 아히도벨의 집막에서.]

“그 아이는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그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히도벨은 창문 너머 골짜기의 불빛을 보며,

짧게 중얼거렸다.

“내가 본다. 이 아이는…
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음속으로

한 가지 계산을 완성했다.

‘손녀를… 이 아이 곁에 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