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세바 1 : 다윗 - 시편의 시대 · 4 / 46
Chapter 2. 엘리암
“마아가 사람의 손자 아하스배의 아들 엘리벨렛과 길로 사람 아히도벨의 아들 엘리암과…”
(사무엘하 23:34)
“그가 아뢰되, 그는 엘리암의 딸이요,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아니니이까?”
(사무엘하 11:3)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고요한 남부 언덕길. 바람이 낮고, 구름은 천천히 흐른다.]
엘리암은 말을 세우고, 한 번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흙먼지를 품은 남쪽 바람은 어디서든 흔한 것이었지만,
오늘은 그 향이 달랐다.
무언가가 바뀌려 하고 있었다.
그는 아버지의 명령을 받자마자 출발했다.
하지만 달리기만 하지는 않았다.
엘리암은 칼을 먼저 뽑지 않는 전사였다.
먼저 보고, 지형을 읽고, 사람들의 눈을 읽은 뒤에 움직이는 자.
말 위에서 그는 아버지의 지시를 다시 떠올렸다.
‘누구에게 기름이 부어지는지. 무릎 꿇는 자와 일어나는 자.
다른 건 필요 없다.’
그러나 엘리암은 알았다. 필요한 것은 더 있다.
사람의 움직임, 시선의 방향, 이새의 태도, 형제들 사이의 긴장감…
기름이 닿은 이마보다 먼저,
기름을 받아들일 만한 인물이 누군지를 먼저 읽는 것이 중요했다.
그는 고삐를 늦췄다.
베들레헴 성읍은 이미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제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멀리서 들렸다.
[이새의 집 근처, 무화과나무 숲 아래]
엘리암은 말에서 내렸다.
근처에 작은 무화과 밭이 있었다.
그는 그 사이로 몸을 숨기고, 시야를 확보했다.
멀지 않은 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는 그들이 누군지 바로 알아보았다.
- 사무엘 선지자, 노구지만 걸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 이새, 베들레헴에서 이름 있는 자. 얼굴은 상인의 그것이었지만 손은 농부의 것이었다.
- 아들들 일곱, 모두 신체 건장. 장자와 차자의 어깨 너비는 전사라 해도 손색없다.
그는 숨죽인 채, 움직이는 시선을 따라갔다.
사무엘이 차례로 아들들을 세우고 있었다.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눈길은 곧고 간결했다.
그러나 고개는 매번 가볍게 흔들렸다.
그건 아니라고 말하는 눈빛.
엘리암은 주먹을 살짝 쥐었다.
“기름을 붓지 않는다는 건… 아직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새의 표정이 약간 당황스러워졌다.
그는 말한다.
“아직 막내가 있습니다. 양을 지키고 있어서…”
그 말에 사무엘의 얼굴이 멈췄다.
그리고 잠시 후—
막내가 왔다.
소년이었다.
햇볕에 탄 피부, 눈빛은 크고 밝았지만 어딘가 멀리 보는 사람의 눈이었다.
몸은 아직 다 자라지 않았고, 손에는 양 냄새가 묻어 있었다.
그러나 이상했다.
엘리암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 아이가, 맞다.”
사무엘은 아무 망설임 없이 뿔에서 기름을 꺼냈다.
그 순간, 이새의 다른 아들들 모두 반쯤 놀라고, 반쯤 멈칫했다.
그들은 그 눈빛으로 모든 것을 말했다.
엘리암은 읽었다.
- 놀람: 예상하지 못했다.
- 침묵: 받아들이기 어렵다.
- 정적: 예언이 이루어졌음을 본능적으로 받아들인다.
- 그리고 사무엘의 손이, 이 소년의 이마에 닿는다.
기름이 흐른다.
이 장면,
이 정적,
이 눈빛.
이제 그는 아버지에게로 돌아갈 수 있다.
[돌아오는 길, 언덕 너머 저녁노을]
엘리암은 말을 달리며, 마지막으로 정리했다.
“새로운 왕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는 아직 양치기다.”
“형제들이 머뭇거릴 때, 사무엘은 기름을 부었고,
소년은 말없이 받아들였다.”
그는 알았다.
아버지는 단지 기름이 닿은 머리를 보고 싶었지만,
자신은 그가 왜 선택되었는지를 보았다.
그것이 엘리암의 힘이었다.
칼을 쥐기 전, 먼저 본다.
그래서 그는 언젠가 전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역사의 시작을 보고 돌아가는 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