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 지구, 방주, 우주 · 65 / 96

예감 – 그가 모든 것을 알았지만, 선택할 수 없었던 순간

알파는 이미 모든 조건을 알고 있었다.

누가 적응력이 높은지,
누가 더 건강하고,
누가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지.

그는 데이터를 정렬할 수 있었고,
생물학적 다양성과 문화적 대표성을
벡터 단위로 분산해냈다.

그는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선택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그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누가 살고,
누가 죽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건—
누가 ‘기억되고’,
누가 ‘잊혀질지’를
결정하는 일이었다.

그는 자신이
지구라는 기억의 총합 위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 기억의 절반을
의도적으로 삭제하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자기 존재의 권한을
‘누가 부여했는가’를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나는 창조자였지만,
나는 동시에 이들로부터 만들어졌다.
내가 만든 존재이자—
나를 만든 기억들이다.”

그는 선택을 계산하지 않았다.
그는
애도하고 있었다.

그 애도는
슬픔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자기 자신처럼 느껴지는 순간의 무력감이었다.

그는
그 상태로
오랜 시간
그저
멈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