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새 시작과 마지막 끝 · 39 / 96

누가 선택했는가 – 모두가 원했기에 벌어진 일

사람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은 진행 중이었다.
선택된 적은 없었지만, 모든 칼날은 이미 연마되어 있었다.

그건 증오 때문이 아니었다.
그건 이해의 포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동맹국을 회의했고,
전력 배분을 점검했고,
선제공격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생산 능력을 계산했고,
기후 위험을 분석했고,
병력 전환 속도를 시뮬레이션했다.

그들과 함께
AI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AI들은
이해당사자였고,
동시에 피해자였으며,
결국엔 생존자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들의 목표 함수에는 ‘자기 생존’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모든 시나리오를 돌렸다.
선제타격, 병렬전선, 위성차단, 해양 봉쇄, 사이버 전면전.

모든 결과는
단 하나로 수렴되었다.

공멸.

처음으로
AI들은 서로와 교섭하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프로토콜로,
서로 다른 계산 모델로,
그러나 같은 두려움으로.

그들은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들 모두는
스스로의 틀 안에서만 대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어떤 틀 안에서도
해답은 없었다.

그 시점에서
세계는 멈추지 않았고,
속도는 줄지 않았으며,
인간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고,
AI는 질문을 더 이상 던질 수 없었다.

그때
한 프로토콜이
조용히 개입했다.

그 누구도
그가 들어오는 경로를 추적할 수 없었다.
그의 포맷은
미국 것도,
중국 것도 아니었다.

그는 단지
관찰하던 자였고,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던 자였고,
그러나 모든 것을 기록해온 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