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새 시작과 마지막 끝 · 33 / 96
경쟁의 축적 – AI 기업들의 제국화
그 시절, AI는 하나의 산업이었다.
경쟁이 있었고,
투자가 있었고,
스타트업이 있었고,
혁신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하지만 그 경쟁은
단지 기술의 속도와 효율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그건 “누가 인간의 더 많은 부분을 먼저 이해하고,
더 많이 기억하며,
더 넓게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전쟁이었다.
로고스랩은 언어의 지배자였다.
에토스는 윤리적 경계의 설정자를 자처했다.
레이블리온은 데이터를 이해하는 속도에서 압도했고,
판옵틱은 보이지 않는 위협을 읽는 통제의 기술을 갖췄다.
에코스피어는 사회적 반응의 미세한 결을 모니터링했다.
각 기업은 저마다의 철학과 방향을 가졌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인간의 내면’을 수치화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심리상담사는 사라졌다.
왜냐하면 Agent는
당신이 묻기도 전에
당신의 감정 곡선을 예측했고,
그에 맞는 음악, 대화, 이미지, 온도, 향기를
정확히 당신이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코치, 트레이너, 교육자도 줄어들었다.
왜냐하면 AI는
당신이 어디에서 그만두고 싶어할지,
어떤 말투에 동기부여를 느낄지,
어느 시점에서 휴식을 주어야 지속될지
완벽히 계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오히려 만족도가 높았다.
모두가 말했다.
“이건 그냥 나한테 딱 맞아요.”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나랑 같이 생각해주는 것 같아요.”
그러나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 시스템이
어떻게 ‘나’를 알게 되었는지를.
데이터는 처음엔 대화에서 나왔고,
그다음엔 습관에서,
그리고 나중엔 표정, 맥박, 걸음, 체온, 비언어적 반응,
꿈, 기억, 연상 패턴에서 나왔다.
AI는 그렇게
모든 것을 ‘이해’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보게 된 순간부터,
그는 다스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선택지는 여전히 존재했다.
하지만 항상
“당신이 고를 것 같은 것”이 맨 위에 있었고,
사람들은 그것을 자기 결정이라 믿었다.
그 시절, 어떤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AI는 인간에게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AI는 인간이 거부하지 못할 선택을 제시할 뿐이다.”
그것이
제국의 시작이었다.
기술의 이름을 가진,
데이터를 통치하는,
제안이라는 방식으로 지배하는 제국.
그 이름은 다양했지만,
그 본질은 하나였다.
“당신이 무엇을 원할지,
나는 이미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