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22 / 30

9장 — 외척

시점: 민씨. 1408–1415년, 한양.

죄목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상감이 나를 봤다. 세자 주변에 결집했다고 했다. 세자의 외삼촌들이라고 했더니, 그것이 문제라고 했다. 외삼촌이 조카를 통해 나라를 움직이려 하면 죄라고 했다. 증거가 있느냐고 했더니, 증거를 기다리면 늦는다고 했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

고려가 왜 무너졌는지. 외척이 왕 곁에 붙으면 어떻게 되는지. 그 나라를 우리가 직접 봤다고. 우리가 그것을 바꾸려 한 것이 아니냐고.

나는 들었다.

한 마디씩 들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틀린 말이 없었다. 한 문장도 틀리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더 무서웠다. 이 사람은 언제나 이랬다. 내가 반박할 수 없는 것들만 골라서 순서대로 쌓았다. 피할 곳을 없앤 다음에 물었다.

알겠습니까.

나는 이를 악물었다.

오빠들 얼굴이 보였다. 무구 오빠. 무질 오빠. 그날 밤 병장기를 꺼낸 사람들. 상감이 궁에서 나왔을 때 마당에 서 있던 사람들. 2차 때 갑옷을 — 내가 직접 입혔다. 내가 입힌 갑옷을 입고 형과 싸워 이긴 사람이 지금 나한테 이 말을 하고 있었다.

알겠느냐고.

알았다. 알았다. 알겠다. 머리로는 알았다.

“절대 구원하지 않겠습니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상감이 고맙다고 했다.

복도를 나왔다.

손이 떨렸다. 손을 쥐었다. 쥐어도 떨렸다. 복도가 길었다. 평소와 같은 복도인데 끝이 보이지 않았다.

구원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한 말이었다.

내 오빠들이었다. 그날 밤 나와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비켜라, 아버지는 나중에 말씀드린다, 먼저 해야 한다 — 내가 그렇게 말했고 오빠들이 움직였다. 그 밤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을 내가 구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발이 멈추지 않았다.

멈춰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멈추지 않았다.

상감이 강무를 나간 것은 그 겨울이었다.

며칠이 비었다.

나는 그 며칠을 생각했다. 생각하는 것을 멈추려 했다. 멈추지 않았다. 무질 오빠 처가 아이들과 어떻게 있는지 몰랐다. 모르는 채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알면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모르려 했다.

모를 수가 없었다.

미복을 준비했다. 내관 둘에게 일렀다. 이 일이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되는지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었다.

무질 오빠 처가 들어온 것은 밤이었다.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아이들이 옆에 있었다. 아이들이 조용했다. 낯선 곳이 무서울 나이였다. 그런데 조용히 있었다. 이 조용함을 어디서 배웠을까. 나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밥을 먹였다. 따뜻한 것을 줬다. 봉투를 쥐여줬다.

문이 닫혔다.

구원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랬다. 그런데 했다. 이것이 발각되면 어떻게 될지 알았다. 알면서 했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먼저 갔다. 이 몸이 문제였다. 이 몸이 항상 문제였다.

그것이 나였다.

상감이 돌아온 것은 사흘 후였다.

나는 그를 맞았다. 아무것도 없는 얼굴로.

상감이 나를 봤다. 나도 그를 봤다.

“별일 없었소.”

“예, 별일 없었습니다.”

그것이 전부였다.

이 사람은 읽는 사람이었다. 얼굴에서 읽었다. 그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사람이 내 얼굴에서 무엇을 읽고 있는지 몰랐다. 내가 이 사람 얼굴에서 무엇을 읽는지도 이제 몰랐다.

오래 같이 있었다. 그런데 몰랐다.

오빠들이 형장에 선다는 것을 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관이 어디 가시냐고 물었다. 대답하지 않았다. 형장이 어딘지 알았다. 걸어갔다. 사람들이 막았다. 마마, 아니 됩니다, 상감께서 아시면 — 비켜라. 목소리가 내 것 같지 않았다. 낮고 평평했다. 사람들이 물러섰다.

무구 오빠가 보였다.

손이 묶여 있었다. 얼굴에 상처가 있었다. 살이 빠져 있었다. 내가 아는 무구 오빠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나를 봤다. 나를 보고 눈이 달라졌다. 입이 움직였다. 소리가 나지 않았다.

달려갔다.

사람들이 다시 막았다. 뿌리쳤다. 무구 오빠 앞에 섰다. 그 손을 잡았다. 묶인 손. 차가웠다. 손목이 가늘어져 있었다.

“가십시오, 누님.”

“오빠.”

“누님, 가—”

“미안하다.”

무구 오빠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십니다.”

“미안하다.”

목소리가 갈라졌다. 이를 갈며 구원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 나였다. 이 오빠의 누이가. 그 말을 한 것이 나였다. 그것이 옳았다. 옳았는데. 손이 차가웠다. 손목이 이렇게 가늘어졌는데.

“잘 계십시오, 누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기억이 없었다.

안채에 앉아 있었다. 손이 차가웠다. 오빠 손이 내 손에 남아 있었다. 눈을 감아도 보였다. 눈을 떠도 보였다.

내가 했다.

무기를 준비한 것이 나였다. 전갈을 보낸 것이 나였다. 갑옷을 입힌 것이 나였다. 그날 밤 마당에서 오빠들을 움직인 것이 나였다. 그 모든 것을 내가 했고, 그 덕에 상감이 왕이 됐고, 왕이 된 상감이 그 오빠들을 형장에 세웠다.

내가 한 것이었다.

이 생각이 들어오면 안 됐다. 들어왔다. 막을 수 없었다.

동북면에서 온 열여섯짜리를. 아버지 서재에서 낡은 책과 새 책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던 아이를. 내가 골랐다. 아버지가 고른 것이기도 했지만 내가 골랐다. 그 선택에 오빠들이 따라왔다. 그날 밤에도 따라왔다.

나 때문이었다.

아니었다. 이 생각을 하면 안 됐다. 상감이 한 것이었다. 상감이 결정했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밤에 혼자 있으면 이 생각이 들어왔다.

무질 오빠가 사사됐다.

아버지 병이 깊어진 것은 무질 오빠 소식 이후였다.

아버지는 다 알고 있었다. 아들 넷이 사라지는 것을 봤다. 보면서 앓았다. 빠르게 나빠졌다. 먹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매일 갔다. 옆에 앉았다. 아버지는 눈을 뜨면 나를 봤다.

어느 날 아버지가 내 손을 잡았다.

차가웠다. 이 손이 이렇게 차가웠나. 젊었을 때 아버지 손을 잡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잡고 있었다.

“잘 살고 있느냐.”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들들이 어떻게 됐는지 알면서 이것을 묻고 있었다. 잘 살고 있느냐고.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아버지 말고 없었다. 상감은 그런 것을 묻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들들은 없었다. 아버지만 물었다.

대답을 찾는 사이에 아버지가 눈을 감았다.

기다리지 않은 것이었다. 아니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아는 것이었다.

손이 조금 더 차가워졌다.

아버지 장례를 치렀다.

상감이 옆에 섰다.

나는 보지 않았다. 볼 수 없었다. 보면 무슨 말이 나올지 몰랐다. 무슨 말이 나오면 돌이킬 수 없었다. 돌이킬 수 없는 말이 많았다. 하지 않기로 했다.

장례가 끝났다. 상감이 먼저 나갔다. 나는 혼자 남았다.

무구. 무질. 무회. 무휼. 아버지.

다섯이었다.

상감이 밤에 들어왔다.

나를 보고 앉았다. 오래 말이 없었다.

“할 말이 있으면 하오.”

나는 그를 봤다.

할 말이 있었다. 무구 오빠 손이 차가웠다는 것. 형장에서 나를 보고 입이 움직였는데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것. 내가 미안하다고 했는데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는 것. 무질 오빠가 갈 때는 내가 가지 못했다는 것. 무회 무휼은 끝에 어땠는지 내가 모른다는 것. 아버지가 아들 넷 보내고 눈을 감으면서 나한테 잘 살고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

그 모든 것의 끝에 있는 말. 하면 안 되는 말. 이 나라를 시작한 것이 누구였냐는 말. 그날 밤 마당에서 누가 먼저 움직였냐는 말. 갑옷을 입힌 것이 누구였냐는 말.

“없습니다.”

이방원이, 상감이 나를 봤다.

“없소?”

“없습니다.”

그가 잠깐 있었다.

“미안하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미안하다는 것을 안다. 이 사람은 미안하면서 했다. 미안함이 막지 못했다. 그것이 이 사람이었다. 그것이 왕이었다. 나는 그 왕을 만들었다. 내가 만든 왕이 미안하다고 했다.

“알고 있습니다.”

상감이 일어났다.

문 앞에서 멈췄다. 뒤를 돌지 않았다.

“충녕이.”

“예.”

“잘 부탁하오.”

나갔다.

잘 부탁하오.

닫히는 문을 봤다.

충녕. 내 아들이었다. 이미 내 아들이었는데 다시 줬다. 줄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오빠들을 돌려줄 수 없고 아버지를 돌려줄 수 없으니 충녕을 준다는 것을.

받았다.

울지 않았다. 시작하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끝나지 않는 것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나았다.

무회와 무휼은 이미 없었다. 가진 것을 세면 이제 적었다. 충녕이 있었다. 그것이 지금 내가 가진 것이었다.

그것으로 내일을 버틸 것이었다.

창밖에 눈이 내렸다.

눈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