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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 1203년 겨울. 케레이트의 마지막

케레이트가 해체됐다.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었다. 한 달이었다. 한 달 동안 — 소르카크타니가 알던 세계가 조각조각 부서졌다.

먼저 남자들이 사라졌다.

전사들이 테무진의 군대에 흡수됐다. 어제까지 같은 편이었던 사람들이 — 오늘은 다른 편의 옷을 입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다음은 게르들이 사라졌다.

큰 게르들이 걷혔다. 짐이 낙타 등에 실렸다. 가축들이 몰렸다. 사람들이 흩어졌다.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았다.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소르카크타니는 보았다.

매일 보았다.

게르 천장 구멍을 통해 연기가 오르던 방향들이 — 하나씩 사라졌다. 어제는 동쪽 연기가 없어졌다. 오늘은 북쪽이 없어졌다. 내일은 서쪽일 것이었다.

케레이트가 — 연기처럼 흩어지고 있었다.

이바카 언니가 불려갔다.

어느 날 아침이었다. 어머니가 이바카의 머리를 빗겼다. 오래 빗겼다. 평소보다 훨씬 오래. 말없이. 손이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소르카크타니는 구석에서 보았다.

어머니의 손이 — 빗질을 멈췄다.

이바카의 어깨 위에 그냥 올려져 있었다.

잠깐이었다. 아주 잠깐.

그리고 다시 움직였다.

이바카는 앞을 보고 있었다. 등이 곧았다. 손을 무릎 위에 모으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았다.

소르카크타니는 언니의 옆얼굴을 보았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게르 벽을 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벽을. 그런데 그 눈이 — 어딘가 먼 곳을 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섭지 않은가.

그렇게 묻고 싶었다.

묻지 않았다.

아버지의 말이 생각났다.

무서우면 무섭다고 해도 된다.

그런데 이바카는 묻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무엇이 되는지.

떠나기 전.

이바카가 소르카크타니를 찾아왔다.

둘만 있었다.

이바카가 소르카크타니의 손을 잡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잡고 있었다.

소르카크타니는 언니의 손을 느꼈다. 차가웠다. 그런데 힘이 있었다. 놓지 않았다.

한참 뒤에 이바카가 말했다.

“울지 마라.”

소르카크타니는 울지 않았다. 울고 싶었다. 그런데 언니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괜찮다.”

소르카크타니는 언니를 보았다.

괜찮은가. 정말로.

이바카가 소르카크타니의 눈을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살아있으면 — 볼 수 있다.”

그것이 전부였다.

이바카가 손을 놓았다. 일어섰다. 나갔다.

소르카크타니는 앉아서 언니의 뒷모습을 보았다. 게르 문이 닫혔다. 언니가 사라졌다.

손이 차가웠다. 언니의 체온이 빠르게 사라졌다.

살아있으면 볼 수 있다.

그 말을 들었다. 뼈 안으로 들어왔다. 아버지의 말처럼. 한 번 들어온 것은 나가지 않았다.

그날 오후.

소르카크타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을 보았다.

테무진 앞이었다.

이바카가 서 있었다. 혼자. 사람들 사이에서. 그런데 — 주위가 없는 것처럼 조용했다. 이바카만 있는 것처럼.

테무진이 이바카를 보았다.

소르카크타니는 멀리서 보았다.

테무진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뒷모습만 보였다. 그런데 — 이바카의 얼굴은 보였다.

이바카는 테무진을 보고 있었다. 똑바로. 시선을 내리지 않았다. 무릎을 꿇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냥 — 서 있었다.

자신의 두 발로.

소르카크타니는 그것을 보았다.

살아남는다는 것이 — 이기는 자의 것이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알았다. 그런데 — 이기는 자의 것이 되면서도 서 있을 수 있었다. 그것은 몰랐다.

무릎을 꿇지 않아도 됐다. 아버지가 무릎을 꿇는 것과 — 이바카가 서 있는 것이 동시에 있을 수 있었다.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밤이었다.

소르카크타니는 아버지 옆에 앉았다.

아버지는 불을 보고 있었다.

소르카크타니가 물었다.

“언니는 왜 무릎을 꿇지 않았습니까.”

아버지가 불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한참 뒤에 말했다.

“이바카는 칭기즈칸의 아내가 된다. 아내는 무릎을 꿇지 않는다.”

소르카크타니는 그 말을 들었다.

“저는요.”

아버지가 소르카크타니를 보았다.

오래 보았다. 불빛 안에서. 소르카크타니는 아버지의 눈을 보았다. 무언가를 재고 있는 것 같았다. 저울질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버지가 말했다.

“너도 아내가 된다.”

“누구의.”

“칭기즈칸의 막내아들.”

소르카크타니는 그 말을 들었다.

아까 보았다. 말 위에 앉아 있던 소년. 열두 살 정도의. 두렵지 않은 눈을 가진.

“그 아이입니까.”

“그 아이다.”

소르카크타니는 불을 보았다.

무서웠다. 그런데 — 이상하게도 아까보다는 덜했다.

왜인지 알 것 같았다.

두려움 속에서 두려움이 전부가 아닌 것을 이미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 소년의 눈에서.

벡투트미시 언니도 떠났다.

조용히 떠났다. 이바카처럼 긴 이별이 없었다. 아침에 있었는데 저녁에 없었다.

소르카크타니는 그것을 알았을 때 — 이미 밤이었다.

게르 안에 혼자 있었다.

어머니도 없었다. 아버지도 없었다. 언니들도 없었다.

처음으로 — 혼자였다.

무서웠다.

그런데 — 무릎에 손을 올렸다. 똑바로 앉았다. 등을 폈다.

아무도 보지 않았다.

그래도 폈다.

아버지가 혼자 서 있을 때도 그랬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 등은 펴는 것이었다.

그것을 알았다.

바람이 불었다.

게르 벽이 흔들렸다.

흔들렸다가 — 다시 잡았다.

흔들렸다가 — 다시 잡았다.

그것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