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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1203년 가을. 케레이트

그해 가을은 일찍 왔다.

초원의 풀이 채 노랗게 마르기도 전에 — 바람이 달라졌다. 냄새가 달랐다. 말들이 달라졌다. 이유 없이 울었다. 아침마다 동쪽을 향해 귀를 세웠다.

소르카크타니는 열세 살이었다.

아직 아이였다. 그런데 — 말이 왜 우는지 알 것 같았다.

어른들의 목소리가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게르 안에서 나누는 말이 짧아졌다. 밤에 불을 더 낮게 피웠다. 웃음이 없어졌다.

무슨 일인지는 몰랐다.

그런데 —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았다.

아버지를 찾아갔다.

야크 감부는 게르 밖에 서 있었다. 혼자였다. 동쪽을 보고 있었다. 멀리 — 아무것도 없는 지평선을.

소르카크타니는 옆에 섰다.

아버지의 손이 보였다.

떨고 있었다.

크고 거친 손이었다. 말을 다루고 칼을 쥐던 손이었다. 그 손이 — 지금 작은 나뭇가지처럼 떨고 있었다.

처음 보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떤다.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무언가 단단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 사실 단단하지 않았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의 느낌이었다. 땅이 흔들리는 것 같은.

그런데 — 등을 봤다.

등은 폈다.

손은 떨고 있었다. 그런데 등은 — 꼿꼿했다. 어깨가 처지지 않았다. 목이 앞으로 굽지 않았다. 시선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동쪽을 보고 있었다. 정면으로.

소르카크타니는 그것을 보았다.

오래 보았다.

손과 등 사이의 거리가 — 이상하게 멀었다.

아버지가 먼저 알았다. 옆에 누가 왔다는 것을.

고개를 돌렸다. 소르카크타니를 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르카크타니도 말하지 않았다.

둘이 함께 동쪽을 보았다. 지평선을. 아무것도 없는 곳을. 아직은.

바람이 불었다.

풀이 눕혔다가 일어섰다. 눕혔다가 일어섰다.

한참이 지났다.

아버지가 말했다.

낮고 고른 목소리였다. 떨리지 않았다.

“무섭냐.”

소르카크타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무서웠다. 그런데 — 그렇다고 말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버지가 그것을 묻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아버지가 다시 말했다.

“무서우면 — 무섭다고 해도 된다.”

소르카크타니가 말했다.

“무섭습니다.”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무섭다.”

그 말이 이상하게 — 위로가 됐다.

아버지도 무섭다고 했다. 손이 떨리는 이유가 있었다. 무서운 것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서 있었다. 등을 펴고. 동쪽을 보면서.

“떨어도 앞은 볼 수 있다.”

아버지가 말했다.

소르카크타니는 그 말을 들었다.

한 번만 들었다. 그런데 — 다시 듣지 않아도 됐다. 뼈 안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 한 번 들어온 것은 나가지 않았다.

그날 밤.

게르 안에서 어른들이 모였다. 소르카크타니는 구석에 있었다. 아이는 나가라고 했다.

나가지 않았다.

어둠 속에 조용히 있었다. 아무도 보지 않았다.

들었다.

테무진의 군대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토그릴이 도망쳤다고 했다. 케레이트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야크 감부가 말했다.

“싸우지 않는다.”

누군가 반발했다. 야크 감부가 다시 말했다.

“살아야 한다.”

침묵이 흘렀다.

소르카크타니는 구석에서 들었다.

싸우지 않는다. 살아야 한다.

아버지가 무서워하면서도 — 지금 앞을 보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알았다. 그런데 — 죽을 싸움을 하지 않았다. 살아서 다음을 보려 했다.

그것도 — 용기였다.

어쩌면 더 어려운 용기였다.

싸우다 죽는 것은 쉬웠다. 살아남으려면 —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것이 더 힘들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것을 선택했다.

소르카크타니는 어둠 속에서 그것을 들었다.

사흘 뒤.

테무진의 사람들이 왔다.

소르카크타니는 이바카 언니 옆에 섰다. 벡투트미시 언니도 있었다. 세 자매가 나란히 섰다.

어머니의 손이 소르카크타니의 어깨를 한 번 쥐었다. 세게. 그리고 놓았다.

앞에서 어른들이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도 꿇었다.

소르카크타니는 그 등을 보았다.

구부러진 등이었다. 처음 보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등이 구부러졌다.

그런데 — 손이 생각났다.

손은 떨었다. 등은 폈다. 지금은 등이 구부러졌다. 그런데 살아있었다. 그것으로 내일이 있었다.

소르카크타니는 앞을 보았다.

테무진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말을 탄 사람들이.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그들 사이에서 — 소년 하나가 보였다.

열두 살 정도였다. 소르카크타니와 엇비슷했다.

말 위에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 이쪽을 보고 있었다.

두렵지 않은 눈이었다. 그렇다고 잔인한 눈도 아니었다.

그냥 — 보고 있었다. 조용히. 궁금한 것처럼.

소르카크타니는 그 눈을 보았다.

모르는 사람이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무서워야 했다. 이 사람들이 케레이트를 무너뜨렸다. 아버지를 무릎 꿇게 했다. 무서워야 했다.

그런데 그 소년의 눈이 — 무언가 다른 것을 말하고 있었다.

적이 아닌 것 같았다. 아직은. 아니면 — 반드시 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소르카크타니는 그것을 보았다.

오래 보았다.

소년도 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둘 다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바람이 불었다.

그것이 처음이었다.

톨루이를 처음 본 날이었다.

두려움 속에서 — 두려움이 전부가 아닌 것을 처음 본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