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 솔로몬 · 115 / 117
109장 — 돌
세겜 밖. 나라가 갈린 그날. 노역 감독 밑에 있던 자.
성경의 기록 · 열왕기상 12장 16–24절
나는 아도람 어른 밑에 있었다.
노역을 맡으신 분이다.
오래 하셨다.
앞의 앞의 왕 때부터 하셨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사람이 그렇게 오래 한 자리에 있을 수가 없다.
그런데 정말 그러셨다고 한다.
일흔이 넘으셨다.
나는 그분 밑에서 열두 해 있었다.
하는 일이 이렇다.
마을에 간다.
명단을 본다.
이름을 부른다.
나오면 데려간다.
안 나오면 찾는다.
대개 나온다.
안 나오는 자는 드물다.
드문데 있다.
있으면 어른께 아뢴다.
어른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다른 데서 채워라.”
그것뿐이다.
나는 그것이 이상했다.
찾아서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닌가.
한번은 여쭈어봤다.
어른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찾으면 어떻게 하나.”
”…예?”
”…찾아서 끌고 오면 그자가 무엇이 되나.”
나는 대답을 못 했다.
”…끌려온 자는 일을 안 한다.”
”…”
”…일을 안 하면 옆에 있는 자도 안 한다.”
”…”
”…그러니 채우는 것이 낫다.”
나는 그 말을 그때 배웠다.
어른은 그것을 아셨다.
오래 하셨으니 아셨다.
요새는 안 나오는 자가 는다.
열두 해 전에는 백에 하나였다.
지금은 열에 하나쯤 된다.
나는 그것을 셌다.
어른께 아뢨다.
어른이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한참 있다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도 안다.”
그것뿐이었다.
세겜에 갔다.
어른을 따라갔다.
왜 가는지 나는 몰랐다.
가라고 하셔서 갔다.
가보니 사람이 많았다.
북쪽 사람들이다.
우리가 아는 얼굴이 여럿 있었다.
명단에서 본 얼굴이다.
나는 그것을 봤다.
보고 나서 어른께 여쭈었다.
”…어른.”
”…”
”…저기 우리 명단에 있는 자들이 있습니다.”
어른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안다.”
그것뿐이었다.
셋째 날 아침에 왕이 말씀하셨다.
나는 뒤에서 들었다.
멀어서 잘 안 들렸다.
앞에서 전해줬다.
더 무겁게 하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전갈로 징치하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듣고 어른을 봤다.
어른이 앞을 보고 계셨다.
얼굴이 안 좋으셨다.
나는 그것을 봤다.
그리고 소리가 났다.
땅이 울렸다.
사람들이 갔다.
우리는 서 있었다.
그날 낮에 왕이 어른을 부르셨다.
나는 밖에서 기다렸다.
한참 뒤에 나오셨다.
나오셔서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걸으셨다.
나는 따라갔다.
한참 걷다가 어른이 멈추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라고 하시는구나.”
나는 그 말을 못 알아들었다.
”…어디로 말씀이십니까.”
”…저리로.”
북쪽을 가리키셨다.
사람들이 간 쪽이다.
나는 그것을 보고 물었다.
”…무엇을 하러 가십니까.”
어른이 잠깐 계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르겠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어른이 모르겠다고 하시는 것을 나는 열두 해 만에 처음 들었다.
어른이 이어서 말씀하셨다.
”…돌아오게 하라고 하셨다.”
”…”
”…어떻게 하라고는 안 하셨다.”
나는 그것을 들었다.
들으면서 나는 무엇을 말씀드려야 하는지 몰랐다.
어른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네는 남아라.”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예?”
”…남아라.”
”…어른.”
”…”
”…같이 가겠습니다.”
어른이 나를 보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둘이 가면 둘이 상한다.”
그것뿐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들으면서 나는 안 갔다.
가겠다고 한 번 더 말할 수 있었다.
안 했다.
나는 지금도 그것을 생각한다.
어른이 가셨다.
혼자 가셨다.
나는 언덕에 서서 봤다.
멀리 사람들이 있었다.
어른이 그리로 걸어가셨다.
걸음이 느리셨다.
일흔이 넘으셨다.
나는 그것을 봤다.
멀어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안 들렸다.
사람들 앞에 서셨다.
무엇이라고 하셨다.
한 마디쯤 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움직였다.
한 사람이 아니었다.
여럿이었다.
나는 그것을 봤다.
돌을 던졌다.
여기까지 쓴다.
나는 언덕에서 봤다.
보면서 안 움직였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끝나고 나서 사람들이 흩어졌다.
흩어지고 나서 나는 내려갔다.
가서 봤다.
옮길 수가 없었다.
혼자였다.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모른다.
해가 기울었다.
나중에 사람이 몇 왔다.
우리 쪽 사람이다.
같이 옮겼다.
성 밖에 묻었다.
돌은 안 쌓았다.
흙만 덮었다.
나는 그것을 하면서 하나를 생각했다.
돌에 맞아 죽은 자를 돌로 덮을 수는 없다.
그것이 이유는 아니었다.
돌을 쌓을 힘이 없어서 안 쌓았다.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데 며칠 걸렸다.
걸으면서 나는 그것을 생각했다.
왜 어른을 보내셨는가.
나는 그것을 여러 번 세어봤다.
하나. 아무나 보내면 안 된다.
노역 일이니 노역 맡은 자를 보내야 한다.
그것은 맞다.
둘. 그런데 지금 보내면 어떻게 되는지 몰랐는가.
나는 그것을 세다가 멈췄다.
모르셨을 것이다.
정말 모르셨을 것이다.
궁에서 자라신 분이다.
마을에 가보신 적이 없을 것이다.
나는 열두 해 갔다.
가서 얼굴을 봤다.
요새 얼굴이 어떤지 나는 안다.
보면 안다.
보면 아는데 안 보면 모른다.
셋.
어른은 아셨는가.
나는 그것을 오래 생각했다.
아셨을 것이다.
모르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나를 남기셨다.
둘이 가면 둘이 상한다고 하셨다.
그러면 하나가 상한다는 것을 아신 것이다.
나는 그것을 걸으면서 알았다.
알고 나서 걸음이 안 나갔다.
아시고 가셨다.
안 가실 수도 있었다.
늙으셨으니 못 가겠다고 하실 수도 있었다.
나는 그것을 생각해봤다.
그러면 다른 자가 갔을 것이다.
내가 갔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알고 나서 앉았다.
길가에 앉았다.
한참 앉아 있었다.
예루살렘에 와서 나는 아뢰러 갔다.
아뢸 것이 있었다.
어른이 돌아가셨다고 아뢰야 했다.
궁에 가니 사람이 많았다.
군을 모으고 있었다.
십팔만이라고들 했다.
치러 간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듣고 서 있었다.
아뢸 자리를 못 찾았다.
다들 바빴다.
한참 서 있다가 하나를 붙잡고 말했다.
아도람 어른이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그자가 이렇게 말했다.
”…안다.”
그것뿐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안다고 했다.
어떻게 아는가.
소식이 먼저 온 것이다.
나보다 먼저 왔다.
나는 며칠 걸어왔는데 소식이 먼저 왔다.
나는 그것을 알고 나왔다.
나오면서 하나를 생각했다.
어른이 몇 해 하셨는가.
나는 그것을 세어봤다.
앞의 앞의 왕 때부터라고 하셨다.
그러면 사십 년이 넘는다.
아니, 오십 년쯤 될 것이다.
오십 년 노역을 맡으셨다.
그리고 그날 혼자 가셨다.
돌아가셨다고 아뢰니까 안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세다가 그만두었다.
군이 안 갔다.
나중에 들었다.
하나님의 사람이 와서 가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왕이 그 말을 들으셨다고 한다.
군을 흩으셨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듣고 오래 생각했다.
세겜에서는 안 들으셨다.
늙은 자들이 말했는데 안 들으셨다.
여기서는 들으셨다.
하나님의 사람이 말하니 들으셨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늙은 자가 말하면 안 듣고 하나님의 사람이 말하면 듣는가.
아니면 이번에는 무서우셨는가.
나는 모르겠다.
나는 그해에 자리를 잃었다.
노역이 없어졌다.
북쪽이 안 나오니 노역이 없다.
유다에서는 원래 안 걷었다.
그러니 할 일이 없다.
나는 밭으로 갔다.
아버지 밭이 있었다.
작다.
부치면서 산다.
나는 요새 밭에서 일한다.
일하다가 가끔 생각한다.
열두 해 동안 나는 이름을 불렀다.
부르면 나왔다.
나오면 데려갔다.
데려간 자가 몇인지 나는 모른다.
세어본 적이 없다.
어른은 세셨을 것이다.
오십 년 세셨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요새 생각한다.
세면서 무엇을 생각하셨을까.
나는 그것을 물어본 적이 없다.
물어볼 것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