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 솔로몬 · 100 / 117

94장 — 두 여인

예루살렘. 솔로몬이 열여덟 살이던 해. 그날 뜰에 있던 사람들.

성경의 기록 · 열왕기상 3장 16–28절

나는 옹기를 굽는다.

성 아래 골짜기에서 굽고 성 안에 지고 올라온다.

한 달에 두어 번 올라온다.

그날은 값을 받으러 갔다.

궁에서 옹기를 여럿 가져갔는데 값이 안 왔다.

궁에 값을 받으러 가는 것은 어렵다.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 모른다.

가서 뜰에 서 있었다.

사람이 여럿 있었다.

다들 무엇을 청하러 온 자들이다.

앞쪽에서 재판을 한다고 했다.

왕이 나오신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듣고 놀랐다.

앞의 왕은 안 나오셨다.

내가 젊었을 때 몇 번 나오셨다고 들었는데 나는 못 봤다.

성문에 사람이 오면 서 있다가 돌아갔다.

새 왕은 나오신다고 했다.

한 달에 몇 번 나오신다고 했다.

열여덟이시다.

나는 뒤에서 봤다.

멀었다.

앉아 계셨는데 작았다.

의자가 컸다.

앞에 여자 둘이 있었다.

여자가 재판정에 오는 일이 있다.

드물다.

대개 아비나 남편이 온다.

둘 다 아비도 남편도 없는 여자였다.

무엇을 하는 여자인지 옆에서 말해주는 자가 있었다.

성 아래 골짜기 쪽에 그런 여자들이 사는 데가 있다.

나는 거기를 안다.

옹기 굽는 데서 가깝다.

여자 하나가 말하기 시작했다.

한참 했다.

들어보니 이랬다.

둘이 한집에 산다고 했다.

같이 아이를 낳았다고 했다.

사흘 차이라고 했다.

그런데 밤에 하나가 죽었다고 했다.

어미가 깔고 자서 죽었다고 했다.

그 어미가 밤중에 일어나서 산 아이를 가져가고 죽은 아이를 자기 옆에 놓았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젖을 먹이려고 보니 죽어 있었다고 했다.

밝은 데서 자세히 보니 자기 아이가 아니었다고 했다.

여기까지 하고 그 여자가 울었다.

다른 여자가 말했다.

아니라고 했다.

산 아이가 자기 아이고 죽은 아이가 저 여자 아이라고 했다.

첫 여자가 또 아니라고 했다.

둘이 왕 앞에서 다퉜다.

나는 뒤에서 그것을 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자가 이렇게 말했다.

”…증인이 없구먼.”

맞는 말이다.

집에 둘뿐이었다.

밤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정하는가.

나는 그것을 생각해봤다.

정할 수가 없다.

앞의 왕 때 밭 경계를 나누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있다.

증인이 없으면 절반씩 한다.

그렇게 한다.

그런데 아이는 절반을 못 한다.

나는 그 자리에서 그것을 생각했다.

생각하다가 이상했다.

왕이 아무 말도 안 하셨다.

한참 안 하셨다.

두 여자가 다투는 것을 보고만 계셨다.

나는 그것을 봤다.

멀어서 얼굴은 안 보였는데 앉아 계신 것은 보였다.

움직이지 않으셨다.

옆에 있던 자가 이렇게 말했다.

”…젊으셔서 모르시는구먼.”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 왕이 무엇이라고 하셨다.

멀어서 안 들렸다.

앞에 있던 자들이 전해줬다.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 여자는 산 아들이 내 것이라 하고 저 여자는 죽은 아들이 네 것이라 하는구나.”

그것뿐이었다.

정리하신 것이다.

둘이 한 말을 그대로 다시 말씀하신 것이다.

나는 그것을 듣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왜 다시 말씀하시는가.

지금 생각하면 안다.

시간을 버신 것이다.

그다음이 그날의 일이었다.

왕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칼을 가져오라.”

뜰이 조용해졌다.

칼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산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라.”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들으면서 뒤에서 소리가 났다.

누가 소리를 냈다.

나도 냈을 것이다.

기억이 안 난다.

정말 하시는 줄 알았다.

나는 그때 그렇게 알았다.

여기 있던 자들이 다 그렇게 알았을 것이다.

열여덟이다.

젊은 왕이 정할 줄 몰라서 절반씩 하려고 하시는 줄 알았다.

밭 경계처럼 하시는 줄 알았다.

그때 여자 하나가 소리를 질렀다.

크게 질렀다.

뒤에서도 들렸다.

이렇게 질렀다.

”…내 주여, 산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시고 아무쪼록 죽이지 마옵소서.”

나는 그것을 들었다.

그리고 다른 여자가 이렇게 말했다.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게 말고 나누게 하라.”

두 소리가 거의 같이 났다.

나는 그것을 뒤에서 다 들었다.

그리고 왕이 곧 말씀하셨다.

곧이었다.

세지 않으셨다.

”…산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고 결코 죽이지 말라.”

”…”

”…저가 그의 어머니이니라.”

뜰이 조용했다.

그러다 소리가 났다.

누가 먼저 냈는지 모른다.

여럿이 냈다.

나도 냈다.

나는 그날 저녁에 옹기 굽는 데로 돌아왔다.

값은 못 받았다.

돌아와서 그 이야기를 했다.

같이 굽는 자들이 다 물었다.

나는 그것을 다 말했다.

말하면서 나는 그것을 다시 봤다.

말할 때마다 그 대목에서 사람들이 놀랐다.

칼을 가져오라고 하셨다는 대목이다.

그리고 다 말하고 나면 다들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그런 것을 아셨대.”

나는 그 물음에 답을 못 했다.

며칠을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이랬다.

왕이 아이를 나누실 생각이 없으셨다.

그것은 확실하다.

나누면 둘 다 죽는다.

아이가 죽고 어미도 죽는다.

그러니 나누실 생각이 아니었다.

그러면 왜 칼을 가져오라고 하셨는가.

보시려고 하신 것이다.

무엇을 보시는가.

두 여자가 무엇이라고 하는지를 보시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알고 나서 한참 있었다.

증인이 없으면 정할 수가 없다.

그런데 증인을 만드셨다.

두 여자가 증인이 됐다.

자기가 자기 증인이 됐다.

나는 그것을 알고 나서 무서웠다.

무서운 것이 이상해서 나는 그것을 또 생각했다.

무엇이 무서운가.

정하신 것이 무서운 것이 아니다.

정하기 전에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신 것이 무서웠다.

한참 앉아서 두 여자를 보고 계셨다.

그때 무엇을 하고 계셨는가.

보고 계셨다.

그것뿐이다.

그리고 정하실 때는 곧 정하셨다.

세지 않으셨다.

두 소리가 나자마자 정하셨다.

나는 그것을 여러 번 생각했다.

오래 보고 곧 정한다.

옹기도 그렇다.

굽기 전에 오래 본다.

흙을 만져보고 물기를 본다.

그런데 불에 넣고 나면 곧 정해진다.

넣고 나서는 못 고친다.

나는 그것과 같은 것인가 하고 생각해봤다.

같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한 달쯤 지나니 그 이야기가 성 안에 다 돌았다.

두 달쯤 지나니 성 밖에서도 돌았다.

나는 저지대 장에서 그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본 것인데 남에게서 들었다.

들어보니 조금 달랐다.

칼을 들어 아이를 치려고 했다고들 했다.

그것은 아니다.

칼을 가져오라고만 하셨다.

들지도 않으셨다.

나는 그것을 말하려다 말았다.

말해도 소용이 없다.

이미 그렇게 돌고 있었다.

그리고 하나가 더 붙어 있었다.

하나님의 지혜가 그에게 있다고들 했다.

나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놀랐다.

그날 뜰에서 아무도 그 말을 안 했다.

그날은 다들 소리만 냈다.

그런데 두 달 뒤에는 그 말이 붙어 있었다.

누가 붙였는지 나는 모른다.

나는 옹기를 굽는다.

궁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나는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그날 뜰에 서 있었다는 것뿐이다.

값은 그해에 받았다.

가을에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