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 밧세바 (3부) · 97 / 117

92장 — 마지막 이름

예루살렘 진영. 솔로몬이 열여섯 살이던 해. 엘리암 예순셋.

기록의 배경 · 열왕기상 2장 28–35절 이후

들에 있는 집에 묻는다고 했다.

성에서 반나절이다.

베들레헴 쪽으로 가다가 갈라지는 데다.

밭이 있고 집이 있다고 했다.

나는 그 집을 몰랐다.

서른일곱 해 그 밑에 있었는데 몰랐다.

한 번도 오라고 한 적이 없다.

궁 옆에 사시는 줄 알았다.

나는 부엌에서 그것을 들었다.

아침에 들었다.

듣고 나서 나는 옷을 갈아입었다.

갈아입고 문 앞까지 갔다.

그리고 멈췄다.

나는 문 앞에 서서 그것을 셌다.

내가 가면 어떻게 되는가.

요압은 왕명으로 죽었다.

장막에서 죽었다.

브나야가 갔다.

왕이 죽이라고 하셨다.

그러면 그를 묻으러 가는 것은 무엇인가.

왕이 죽인 자를 묻으러 가는 것이다.

군에서 서른일곱 해 밑에 있었으니 가는 것이 사람의 도리다.

그것은 맞다.

그런데 내가 누구인가.

나는 천부장이다.

그것이 하나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다.

나는 왕의 외조부다.

나는 그것을 문 앞에 서서 세었다.

한 해 됐다.

한 해 동안 나는 그것을 안 세었다.

셀 일이 없었다.

아무도 나에게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군에서는 아무도 그 말을 안 한다.

나는 그대로 천부장이다.

구간이 그대로다.

아침에 나가고 저녁에 들어온다.

그런데 오늘 그것이 걸렸다.

내가 들에 나가면 사람들이 본다.

열몇이 갈 것이다.

그중에 내가 있으면 그것이 보인다.

보이면 남는다.

왕의 외조부가 요압을 묻으러 갔다더라.

그 말이 남는다.

남으면 어디로 가는가.

딸에게 간다.

나는 문 앞에 서서 그것을 알았다.

알고 나서 옷을 벗었다.

갈아입은 옷을 벗고 그냥 옷을 입었다.

그리고 진영으로 갔다.

여느 날처럼 갔다.

그날 나는 여느 날처럼 했다.

조를 짰다.

구간을 돌았다.

저녁에 셈을 받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

저녁에 사람들이 들어왔다.

들에 갔다 온 자가 하나 있었다.

늙은 자다.

시글락에 있었다고 하던 자다.

나에게 아무 말도 안 했다.

나도 안 물었다.

그런데 밤에 물이 있는 데서 마주쳤다.

그때 그자가 이렇게 말했다.

”…열몇이 왔습디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

”…젊은 자는 하나도 없었소.”

나는 그 말도 들었다.

그자가 이어서 말했다.

”…돌을 안 쌓았답디다.”

”…”

”…흙만 덮었소.”

나는 그것을 들었다.

반역한 자는 돌을 쌓는다.

압살롬 때 그랬다.

수풀 큰 구멍에 던지고 돌을 쌓았다.

그것을 이 사람이 시켰다.

이 사람은 돌을 안 쌓았다.

왕이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세었다.

반역한 자로 안 한 것이다.

그런데 국장도 안 한 것이다.

가운데다.

왕이 가운데를 고르셨다.

열여섯이다.

그자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장막에서 안 나왔답디다.”

”…”

”…나오라고 했는데 여기서 죽겠다고 했답디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그리고 아무 말도 안 했다.

그자가 갔다.

나는 물가에 서 있었다.

서서 그것을 셌다.

나오면 밖에서 죽는다.

안 나오면 안에서 죽는다.

둘 다 죽는다.

그러면 왜 안 나왔는가.

나는 그것을 오래 셌다.

세다가 하나가 나왔다.

나오면 끌려 나오는 것이다.

안 나오면 안 끌려 나오는 것이다.

그것뿐이다.

그것뿐인데 그 사람은 그것을 골랐다.

서른일곱 해 동안 그 사람은 남이 정하는 것을 안 받았다.

왕이 안 정하시면 자기가 정했다.

아브넬 때 그랬고 압살롬 때 그랬고 아마사 때 그랬다.

마지막에도 그랬다.

죽는 것은 정해졌는데 어디서 죽는지는 자기가 정했다.

나는 그것을 알고 나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말할 자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하나를 더 알았다.

나는 오늘 안 갔다.

안 간 것이 내가 정한 것인가.

아니다.

딸 때문에 안 갔다.

그러면 그것은 내가 정한 것이 아니다.

나는 평생 그렇게 살았다.

스무 살에 아버지가 두 마디 주셨다.

말하지 마라. 남아라.

그것대로 했다.

아버지도 그러셨을 것이다.

아버지가 나에게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가셨다.

길로에서 혼자 하셨다.

나는 요단 건너에 있었다.

그때 나도 못 갔다.

싸움 중이라 못 갔다고 나는 그렇게 여겼다.

지금 보니 아니다.

갔으면 반역한 자를 곡하는 것이 됐다.

아버지가 그것을 아셨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가셨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오늘 알았다.

아홉 해 걸렸다.

그날 밤에 나는 명단을 세었다.

삼십칠인이다.

셋이 있고 그 밑에 서른이 있다.

나는 서른 안에 있다.

세어보니 이렇다.

야소브암은 죽었다.

엘르아살은 죽었다.

삼마는 죽었다.

셋이 다 갔다.

아사헬은 기브온에서 죽었다.

삼십칠 년 전이다.

아비새는 팔 년 전이다.

요압은 어제다.

헤스로는 십 년쯤 됐다.

엘리가는 언제 죽었는지 모르겠다.

아히에셀은 북쪽에서 죽었다.

나는 세다가 손가락이 모자랐다.

세어보면 남은 것이 다섯이 안 된다.

하나는 여든이 넘었다.

하나는 다리를 못 쓴다.

하나는 남쪽으로 갔다고 들었다.

그러면 셋인가.

나는 그것을 세다가 멈췄다.

멈추고 마지막 이름을 세었다.

명단 마지막이다.

헷 사람 우리아.

이십칠 년 됐다.

랍바 성벽 아래에서 죽었다.

시신을 못 거뒀다.

거둘 형제가 없었다.

내가 딸을 줄 때 그것 때문에 줬다.

지파가 없고 땅이 없고 형제가 없어서 줬다.

아버지가 반대하셨다.

어디 주느냐고 하셨다.

나는 그때 대답을 못 했다.

지금도 못 한다.

나는 그 이름을 서기관 방에서 봤다.

한 번 봤다.

이십 년쯤 전이다.

물자 셈을 아뢰러 갔다가 봤다.

서기관이 읽어줬다.

명단 마지막에 있었다.

나는 그것을 물었다.

왜 아직 있느냐고 물었다.

죽으면 지우지 않느냐고 물었다.

서기관이 이렇게 말했다.

못 지웠다고 했다.

나는 왜 못 지웠느냐고 물었다.

서기관이 대답을 안 했다.

한참 있다가 이렇게만 말했다.

들어올 때는 밀린다고 했는데, 죽으면 밀리는 것이 아니라 없어진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이십 년 동안 기억했다.

오늘 그것이 났다.

명단이 남는다.

사람은 없다.

서른일곱 중에 셋이 남았다.

나는 그중 하나다.

이튿날 진영에서 들었다.

새 군대장관이 정해졌다고 했다.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라고 했다.

나는 그 이름을 안다.

서른 안에 있는 자다.

셋에는 못 들었다.

늦게 와서 못 들었다.

사자를 죽였고 애굽 사람을 그 창으로 죽였다.

명단에 그렇게 적혀 있다.

삼십인 중에 존귀하나 세 사람에게는 미치지 못하니라.

그것이 이십 년 넘게 그대로였다.

오늘 그 사람이 군대장관이 됐다.

셋이 다 죽고 나서 됐다.

나는 그것을 세었다.

서른에 든 자가 셋 위로 갔다.

명단은 안 바뀐다.

명단에는 아직 셋이 위다.

죽은 셋이 위고 산 자가 밑이다.

나는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나는 예순셋이다.

무릎이 안 펴진다.

아침에 반 각쯤 지나야 펴진다.

왼쪽 어깨가 비 오는 날 결린다.

게셀 아래에서 받힌 데다.

사십오 년 됐다.

끌어낸 자는 이십칠 년 전에 죽었다.

나는 아직 있다.

말하지 마라. 남아라.

그 말대로 했다.

남았다.

남으니 이렇게 된다.

남은 자가 셋인데 그중 하나가 나다.

나는 그날 밤에 딸을 생각했다.

궁에 있다.

왕의 어미다.

마흔아홉이다.

나는 그것을 세어보고 잠깐 있었다.

아홉 해 전에 손가락 다섯을 짚어줬다.

그 뒤로 만난 적이 없다.

멀리서 몇 번 봤다.

고개를 숙였고 저쪽도 숙였다.

나는 그 아이가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

모르는 것이 낫다고 나는 생각했다.

아버지가 그렇게 하셨다.

아버지도 나에게 말씀 안 하셨다.

말씀 안 하시고 가셨다.

나는 손을 폈다.

한 번 폈다가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