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 밧세바 (2부) · 69 / 117
65장 — 두 조언
예루살렘. 다윗이 예순한 살이던 해. 압살롬 스물다섯.
성경의 기록 · 사무엘하 16장 15–23절 · 17장 1–14절
성이 비어 있었다.
들어와 보니 그랬다.
궁에 사람이 없었다.
부엌에 불이 꺼져 있었다.
방이 다 열려 있었다.
여자 열이 남아 있다고 했다.
집을 지키라고 남기셨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듣고 잠깐 서 있었다.
나를 안 기다리셨다.
기다리실 줄 알았다.
성벽이 두껍다. 물이 없기는 한데 곳간에 곡식이 있다.
버티시면서 사람을 보내실 줄 알았다.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실 줄 알았다.
나는 그 물음을 여섯 해 동안 기다렸다.
한 번도 안 물으셨다.
이번에도 안 물으셨다.
그냥 나가셨다.
이튿날 아침에 나는 두 사람을 불렀다.
아히도벨.
나흘 전에 길로에서 헤브론으로 왔다.
일흔넷이다.
나귀를 타고 나흘을 왔다.
그 나이에 물러나 있던 데서 나흘을 왔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나는 안다.
돌아갈 자리를 없앤 것이다.
아렉 사람 후새.
어제 왔다.
성이 비워지고 나서 왔다.
들어올 때 옷을 갖춰 입고 왔다.
씻고 왔다. 수염을 다듬고 왔다.
나는 그것을 봤다.
아침에 감람산 쪽에서 그를 봤다는 자가 있었다.
옷을 찢고 머리에 흙을 쓰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 그 차림으로 아버지 뒤를 따라가려 한 것이다.
그리고 돌아와서 씻고 갈아입고 왔다.
옷을 갈아입는 데 반 각이면 된다.
반 각 만에 갈아입을 수 있는 것이 옷이다.
그러니 옷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갈아입고 온 것은 무엇인가 보이려는 것이다.
내가 넘어왔다는 것을 옷으로 먼저 보인 것이다.
나는 그것을 알아봤다.
알아본 것이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었다.
와서 이렇게 말했다.
왕이시여, 만세.
두 번 말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물었다.
”…네가 네 친구를 대접하는 것이 이것이냐.”
”…”
“어찌하여 네 친구와 함께 가지 아니하였느냐.”
그가 이렇게 말했다.
여호와와 이 백성과 온 이스라엘이 택한 자에게 속하겠다고.
전에 아버지 앞에서 섬겼으니 이제 왕 앞에서 섬기겠다고.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믿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내보내지 않았다.
둘 다 아버지의 사람이다.
하나는 모사였고 하나는 왕의 벗이었다.
둘 다 내 사람이 아니다.
하나만 두면 그 하나가 나를 다 안다.
둘을 두면 서로를 본다.
나는 그것을 그술에서 봤다.
외조부께서 셋을 두셨다.
셋이 서로 다른 말을 했다.
다른 말을 들으시고 외조부께서 고르셨다.
고르는 것이 왕이 하는 일이라고 하셨다.
나는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하고 있어서 둘을 뒀다.
아히도벨이 먼저 아뢨다.
”…오늘 밤에 나가겠습니다.”
”…”
“만 이천을 주십시오.”
나는 들었다.
”…왕은 지금 지쳐 계십니다. 손이 약해져 있습니다.”
”…”
“밤에 덮치면 놀라서 흩어집니다.”
”…”
“흩어질 때 왕 하나만 칩니다. 함께 있는 백성은 안 칩니다.”
”…”
“하나만 치면 나머지는 다 돌아옵니다.”
”…”
“신부가 신랑에게 돌아오듯 돌아옵니다.”
거기서 그가 잠깐 멈췄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오늘 밤입니다.”
방이 조용했다.
맞는 말이었다.
나는 그것을 들으면서 알았다.
아버지는 어제 나가셨다.
노인이시고 무릎이 안 좋으시다.
따라간 자들이 여자와 아이를 데리고 짐을 지고 간다.
요단까지 못 가셨을 것이다.
지금 나가면 오늘 밤에 붙는다.
붙으면 끝난다.
맞는데.
나는 그 자리에서 세 가지를 봤다.
하나.
밤에 간다고 했다.
밤에 가서 흩어지게 하고 하나만 친다고 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안다.
싸움이 아니다.
밤에 아버지를 찔러 죽이는 것이다.
나는 네 해 동안 성문에 앉아 있었다.
무엇을 했는가.
들었다.
밖에서 온 사람들이 이레를 걸어와서 아무도 안 들어주니까 그리로 왔다.
내가 들었다.
당신 말이 맞다고 했다.
왕께서 사람을 안 세워두셨다고 했다.
그것으로 네 해를 쌓았다.
아버지가 안 하시는 것을 내가 한다.
그것이 내가 서 있는 자리다.
그런데 밤에 아버지를 찔러 죽이면 무엇이 되는가.
아버지가 안 하시는 것을 하는 자가 아니라.
아버지를 죽인 자가 된다.
이레를 걸어와서 내 앞에서 말하던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듣겠는가.
둘.
만 이천을 아히도벨이 데려간다고 했다.
그러면 나는 어디 있는가.
여기 있다.
여기 앉아서 기다린다.
기다리다가 소식을 듣는다.
죽였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러면 이 나라를 만든 자가 누구인가.
내가 아니다.
밤에 나가서 하나를 친 자다.
그 사람은 어제까지 아버지의 모사였다.
셋.
나는 여섯 해 동안 아버지를 기다렸다.
부르실 줄 알았다.
물으실 줄 알았다.
한 번도 안 하셨다.
그리고 어제 성을 비우셨다.
기다리지 않으셨다.
나를 안 보고 나가셨다.
그러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밤에 몰래 가서 자는 사람을 찌르는 것.
그것이 아니다.
온 이스라엘 앞에서 마주 서야 한다.
마주 서서 이겨야 한다.
그래야 다 본다.
봐야 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었다.
오늘이 며칠째인가.
헤브론까지 나흘, 거기서 이레, 예루살렘까지 나흘.
들어온 것이 그저께다.
어제 옥상에 장막을 쳤다.
오늘 아침에 이 방에 앉았다.
오늘 밤에 만 이천을 데리고 나가라고 한다.
나는 그것을 들으면서 몸이 무거웠다.
나가면 밤새 걷는다.
밤새 걷고 새벽에 붙는다.
그러고 나서 돌아온다.
내일 정비하고 나가도 늦지 않다.
늦지 않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셈이었는지 몸이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나는 그것을 그 자리에서 정했다.
정하고 나서 좌우를 봤다.
장로들이 다 좋다고 했다.
아히도벨의 말이 좋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후새를 불렀다.
그 자리에 있었는데 불렀다.
부른 것은 말하라는 뜻이었다.
”…이 사람의 말이 이러하니 우리가 그대로 하랴.”
”…”
“너도 말하라.”
그가 일어섰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했다.
”…아히도벨이 베푼 계략이 이번에는 좋지 아니하니이다.”
이번에는이라고 했다.
나는 그것을 들었다.
전에는 좋았다는 뜻이다.
낮추지 않고 이번 것만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왕도 아시거니와 왕의 아버지와 그의 사람들은 용사라, 지금 그 마음이 사나움이 들에서 새끼 빼앗긴 곰과 같습니다.”
새끼 빼앗긴 곰.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아버지가 무엇을 빼앗기셨는가.
여섯 해 전에 큰형을 잃으셨다.
그리고 어제 성을 잃으셨다.
내가 빼앗았다.
“왕의 아버지는 전쟁에 익숙한 사람이라 백성과 함께 자지 아니하고, 지금 어느 굴에나 어느 곳에 숨어 계실 것입니다.”
굴.
방에 있던 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굴 이야기를 다들 안다.
사백 명이 있었다는 이야기.
나도 안다.
어릴 때 들었다.
“무리 중에 몇이 먼저 엎드러지면, 듣는 자가 말하기를 압살롬을 따르는 자 중에 패함이 있다 하리니, 사자 같은 자의 마음이라도 낙담할 것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등이 서늘했다.
밤에 가서 못 잡으면 어떻게 되는가.
그것을 나는 안 세어봤다.
만 이천이 밤에 나갔다가 못 잡고 오면.
한 번 실패하면 붙었던 자들이 흔들린다.
성문에서 절한 자들이 흔들린다.
네 해를 쌓았는데 하룻밤에 흔들린다.
후새가 이어서 말했다.
”…내 계략은 이러합니다.”
“온 이스라엘을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 왕께로 모으소서.”
“그 수가 바닷가의 모래 같게 하고.”
”…왕께서 친히 싸움에 나가소서.”
친히.
나는 그 말에서 그를 봤다.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
“우리가 그를 만날 만한 곳에서 덮치기를 이슬이 땅에 내림같이 하리니, 그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 중에 하나도 남지 아니할 것입니다.”
“만일 그가 어느 성에 들어가면, 온 이스라엘이 밧줄을 가져다가 그 성을 강으로 끌어들여서, 그곳에 작은 돌 하나도 보이지 아니하게 하겠습니다.”
말을 마쳤다.
방이 조용했다.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두 가지가 앞에 있었다.
하나는 오늘 밤이다.
만 이천이 밤에 나간다. 하나를 친다. 나는 여기 있는다.
하나는 온 이스라엘이다.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모은다. 내가 앞에 선다. 다 본다.
어느 쪽이 맞는가.
나는 그것을 세어보려고 했다.
세어보다가 그만두었다.
세는 것은 내가 잘 못한다.
그술에서 외조부께서 그것을 아셨다.
나귀 다섯을 형제 둘이 나누는 일을 나에게 맡기셨을 때, 나는 못 정했다.
증인이 없어서 못 정했다.
외조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도 몰랐다고.
모르면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라고.
고르는 것이 왕이 하는 일이라고.
나는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골랐다.
무엇으로 골랐는가.
맞는 것으로 못 골랐다.
어느 쪽이 맞는지 나는 모른다.
그러니 다른 것으로 골랐다.
밤에 찔러 죽인 자가 되지 않는 쪽.
내가 앞에 서는 쪽.
온 이스라엘이 보는 쪽.
나는 그것으로 골랐다.
고르고 나서 좌우를 봤다.
장로들이 웅성거렸다.
그리고 이렇게들 말했다.
”…아렉 사람 후새의 계략이 아히도벨의 계략보다 낫다.”
나는 그것을 들었다.
들으면서 마음이 놓였다.
내가 고른 것을 저들도 좋다고 한다.
그때 아히도벨이 일어섰다.
일어서는 데 손을 짚었다.
”…왕이시여.”
나는 그를 봤다.
”…한 번만 더 아뢰겠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한 번 더.
이미 아뢨다.
아뢨고 내가 정했다.
정한 뒤에 또 아뢰는 것은 무엇인가.
”…모으는 데 이레가 걸립니다.”
”…”
“이레면 요단을 건너십니다.”
”…”
“건너면 마하나임입니다. 거기는 성벽이 있고 사람이 있습니다.”
”…”
“건너기 전에 쳐야 합니다.”
”…”
“오늘 밤입니다.”
목소리가 높았다.
나는 그것을 들었다.
이레.
요단.
마하나임.
그것이 맞는 말인지 나는 모른다.
모르는데 목소리가 높다.
높으니 밀린다.
밀리면 그것은 내가 정한 것이 아니게 된다.
내가 여기서 그 말을 들으면, 오늘 정한 것은 저 사람이 정한 것이 된다.
여기 장로들이 다 보고 있다.
나는 그것을 그 자리에서 알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어른.”
”…”
”…들었습니다.”
방이 조용해졌다.
아히도벨이 서 있었다.
한참 서 있었다.
그리고 절을 했다.
절하고 나갔다.
나는 그 뒷모습을 봤다.
나가고 나서 나는 앉아 있었다.
들었다고 했다.
들었다는 말은 아무것도 아닌 말이다.
들었으니 정하겠다는 것도 되고, 들었으니 됐다는 것도 된다.
나는 그것을 알고 그 말을 썼다.
아버지가 그렇게 하신다.
심히 노하셨다.
두 해 동안 그것뿐이었다.
들었습니다.
나도 그것뿐이었다.
그것을 알고 나서 나는 잠깐 이상했다.
이상한데 오래 생각하지 않았다.
할 일이 많았다.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사람을 보내야 했다.
이튿날 아침에 들었다.
아히도벨이 성을 나갔다고 했다.
나귀를 타고 나갔다고 했다.
길로 쪽으로 갔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아무 말도 안 했다.
늙은 사람이니 집에 갔겠거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