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 밧세바 (2부) · 56 / 117

52장 — 기다리는 사람

예루살렘. 다윗이 쉰 살이던 해. 아히도벨 예순셋.

기록 사이의 빈칸 · 사무엘하 13장 21–23절에서 확장

손녀가 물었다.

왜 아무것도 안 하시느냐고.

나는 그 아이를 봤다.

두 달 동안 그것을 세었을 것이다.

세는 것은 내가 가르쳤다. 여섯 살 때부터 마당에 앉혀놓고 옮기게 했다.

옮기다 보면 세게 되고, 세다 보면 어긋난 데를 보게 된다.

그런데 이번 것은 어긋난 데가 없다.

일이 일어났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

그것뿐이다.

어긋난 것이 없으면 셈이 안 된다.

그 아이가 그래서 물은 것이다.

”…안 하시는 것이 아니다.”

손녀가 나를 봤다.

”…예?”

“기다리시는 것이다.”

그 아이가 잠깐 아무 말도 안 했다.

”…무엇을요.”

”…시간을.”

나는 그날 그 아이에게 이런 것을 말했다.

저분은 열다섯에 들에 계셨다.

양을 치셨다고 한다. 예순 몇 마리를 치셨다고 들었다.

들에서 짐승을 치면 매일 세는 것이 있다.

몇 마리인지 세고, 어제와 같은지 보고, 다르면 찾으러 간다.

그런데 찾다가 못 찾으면 어떻게 하는가.

돌아온다.

돌아와서 다음 날 또 센다.

죽은 것은 묻고 세는 수에서 뺀다.

빼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봄이 오면 새끼가 난다.

수가 다시 는다.

그것이 들에서 사는 법이다.

지나간 것을 붙들면 오늘 못 산다.

”…들었습니다.”

손녀가 그렇게 말했다.

”…어디서 들었느냐.”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더 묻지 않았다.

“그러면 이렇게 세어보아라.”

나는 그 아이에게 세 가지를 세게 했다.

하나.

사울왕이 저분을 쫓으신 것이 몇 해냐.

십 몇 해다.

그 십 몇 해 동안 저분이 무엇을 하셨느냐.

도망다니셨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느냐.

사울왕이 길보아에서 돌아가셨다.

둘.

헤브론에 계신 것이 일곱 해 반이다.

북쪽에 다른 왕이 서 있었다.

그 일곱 해 반 동안 저분이 북쪽을 치러 가셨느냐.

안 가셨다. 요압이 갔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느냐.

북쪽에서 아브넬이 넘어오고, 그 왕이 자기 침상에서 죽고, 장로들이 헤브론으로 내려왔다.

셋.

이 성에 들어오신 뒤에도 그러셨다.

기다리시면 되었다.

세 번이다.

세 번 다 되었다.

”…그러면 이번에도 될 것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그렇다.”

”…”

“그리고 그것이 어리석은 것이 아니다.”

나는 그것을 분명히 말했다.

세 번 되었으면 네 번째도 그럴 것이라고 보는 것은 셈이다.

셈이 맞았던 것을 계속 쓰는 것을 어리석다고 할 수 없다.

나도 그렇게 살았다.

길로에서 마흔 해를 그렇게 살았다.

기다리면 소식이 온다. 소식이 오면 어긋난 데가 나온다. 어긋난 데가 나오면 판이 보인다.

먼저 움직이면 틀린다.

나는 그것으로 마흔 해를 먹고살았다.

아들을 저 무리에 넣은 것도 그것이다.

넣고 열세 해를 기다렸다.

기다리니 왕이 부르셨다.

”…그러면 맞으신 겁니까.”

손녀가 물었다.

나는 거기서 잠깐 있었다.

”…한 가지가 다르다.”

”…무엇이요.”

“밖에서는 지나간다.”

”…”

“안에서는 안 지나간다.”

나는 그것을 그날 처음 말로 옮겼다.

말로 옮기고 나서 나도 그것을 봤다.

밖에 있는 것은 멀어지면 없어진다.

사울왕은 북쪽에 계셨다. 아브넬은 요단 건너에 있었다. 놉은 성읍 하나였고 지금 없다.

멀리 있는 것은 시간이 처리한다.

거리가 처리하는 것을 시간이 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 아들은 궁 안에 계신다.

그 딸도 궁 안에 계신다.

한 사람은 뜰에 앉아 계시고 한 사람은 방에서 안 나오신다.

걸어서 얼마 안 되는 데다.

기다려도 멀어지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손녀가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쌓인다.”

”…”

“밖에 있는 것은 흩어지고 안에 있는 것은 쌓인다.”

”…쌓이면요.”

나는 거기서 답을 못 했다.

쌓이면 어떻게 되는지 나는 몰랐다.

길로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마을에서 다투면 한쪽이 나가면 된다. 나가면 끝난다.

궁은 나갈 데가 없다.

나는 그 아이에게 이렇게만 말했다.

”…보아라.”

”…예.”

“두 해쯤 보아라.”

”…두 해요.”

“쌓이는 것은 두 해쯤 걸린다.”

그것은 근거가 있어서 한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고 나서 나는 안뜰에 앉아 있었다.

내가 그 아이에게 가르친 것을 세어봤다.

기다리는 것을 가르쳤다.

먼저 움직이지 말라고 가르쳤다.

같은 이야기를 셋에게서 들으라고 가르쳤다.

세어보고 나서 이상한 것이 하나 있었다.

내가 가르친 것과 저분이 하시는 것이 같다.

기다린다는 것이 같다.

다른 것은 하나뿐이다.

저분은 안에 계시고 나는 밖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나도 안에 있다.

열세 해째 이 성에 있다.

궁 옆에 집이 있고 아침마다 안뜰에 나온다.

직함은 있다. 하는 일이 없다.

열두 해를 기다렸다.

기다리면 되는 줄 알았다.

밖에서는 그것이 되었다.

여기서는 아직 안 되었다.

나는 그날 밤 그것을 오래 앉아서 생각했다.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그만둔 것은 답이 나와서가 아니었다.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 방법을 바꾸는 사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