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 밧세바 (1부) · 39 / 117

36장 — 소환

랍바에서 예루살렘으로. 다윗이 마흔한 살이던 해. 여름.

성경의 기록 · 사무엘하 11장 6–9절

랍바는 물이 성 안에 있었다.

그것이 문제였다.

포위는 물이 밖에 있어야 한다.

물이 밖에 있으면 열흘이면 나온다. 물이 안에 있으면 곡식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곡식은 한 해를 간다.

두 달째였다.

하는 일은 파고 쌓는 것이었다.

성벽 쪽으로 흙을 쌓아 올린다. 위에서 돌이 오니 방패를 이고 쌓는다.

하루에 두어 자씩 올라갔다.

죽는 자가 매일 나오지는 않았다.

사흘에 하나쯤 나왔다.

우리아는 오른쪽 구간을 맡았다.

백육십이었다. 처음에 백육십이었고 지금 백사십넷이었다.

밤에는 성벽 위에서 저쪽이 소리를 질렀다.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암몬 말은 이쪽 말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이쪽 말도 반쯤밖에 못 알아들었으니 저쪽 말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부름이 온 것은 두 달째 끝이었다.

전령이 왔다.

요압의 천막으로 불려 갔다.

요압이 앉아 있었다.

“헷 사람 우리아.”

“예.”

“예루살렘으로 가라.”

그는 그 말을 들었다.

“무슨 일입니까.”

“모른다.”

요압이 서찰을 들고 있었다.

“왕께서 너를 보내라고 하셨다.”

”…”

“그것뿐이다.”

그는 잠깐 서 있었다.

“제 구간은 어떻게 합니까.”

“두고 가라. 사람을 붙이겠다.”

”…”

“며칠이면 돌아온다.”

요압이 그를 봤다.

”…무슨 일인지 짐작 가는 것이 있나.”

“없습니다.”

”…”

“장군님도 모르십니까.”

요압이 대답하지 않았다.

한참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가서 물어라.”

가는 데 나흘 걸렸다.

요단을 건너고 산지를 올라왔다.

가면서 그는 여러 번 세어봤다.

왕이 사람을 부르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런데 나흘 거리에서 부른다.

그러면 물어볼 것이 있다는 뜻이다.

무엇을 물으실까.

성벽 이야기일 수도 있었다.

랍바 성벽은 두껍고 물이 안에 있다. 그것을 직접 들으시려는 것일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면 요압이 서찰로 쓰면 된다.

혹은 이쪽 구간에 무슨 일이 있었나.

그는 두 달을 되짚어봤다.

없었다.

물자를 축낸 적이 없고, 사람을 잘못 쓴 적이 없고, 명령을 어긴 적이 없었다.

죽은 자가 열여섯이었다.

그것이 많은가.

다른 구간도 그쯤이었다.

그는 그것을 여러 번 세다가 그만두었다.

세어도 나오지 않았다.

나흘째 오후에 성이 보였다.

두 달 만이었다.

성문을 지나면서 그는 위를 봤다.

두 해 전에 이 성벽 안쪽에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궁으로 바로 갔다.

씻지 않았다.

씻고 가야 하나 잠깐 생각했는데, 부르셨으니 늦으면 안 됐다.

기다렸다.

뜰에서 반 각쯤 기다렸다.

들어갔다.

왕이 앉아 계셨다.

그는 절을 했다.

절하는 법을 그는 아직 잘 몰랐다. 두 해 전과 같은 절을 했다.

허리를 깊이 숙였다.

“헷 사람 우리아.”

왕이 그렇게 부르셨다.

그는 그것을 들었다.

“예.”

왕이 그를 보고 계셨다.

“요압은 잘 있느냐.”

“예. 잘 계십니다.”

“군사들은.”

“버티고 있습니다.”

”…”

“먹는 것은 됩니다. 물이 멉니다.”

“싸움은 어떠하냐.”

그는 대답했다.

성벽이 두껍다는 것. 물이 성 안에 있다는 것. 흙을 쌓아 올리고 있다는 것. 하루에 두어 자씩 올라간다는 것. 저쪽이 위에서 돌을 던진다는 것.

왕이 들으셨다.

들으시면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는 말하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요압이 서찰에 쓰는 것이다.

열흘에 한 번 서찰이 간다.

여기 다 적혀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왕이 물으셨다.

물으셨으니 대답했다.

말이 끝났다.

왕이 잠깐 아무 말도 안 하셨다.

그는 서 있었다.

“소바에서 뒤를 막았다지.”

그는 그 말을 듣고 놀랐다.

두 해 전 일이었다.

“예.”

“여섯이 남았다고 들었다.”

“예.”

“셋은 죽고.”

“예.”

왕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명단에 든 것이 그 일 때문이라고 들었다.”

”…”

“잘했다.”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오른쪽을 맡았다지.”

“예.”

“두 달을 버텼구나.”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렀다.”

그는 그 말을 들었다.

“예?”

“먼 데서 오래 있으면 사람이 상한다.”

”…”

“며칠 쉬어라. 돌아갈 때 서찰을 주겠다.”

“먼 길을 왔구나.”

“예.”

“나흘이지.”

“예.”

“네 집으로 내려가서 발을 씻어라.”

그는 그 말을 들었다.

“예.”

“쉬어라.”

절을 하고 나왔다.

나오면서 그는 그것을 생각했다.

왕이 소바를 아셨다.

두 해 전 일이었다. 여섯이 남았고 셋이 죽었다.

그것을 아셨다.

명단에 든 것이 그 일 때문이라는 것도 아셨다.

그는 그것이 좋았다.

좋고 나서 이상했다.

명단은 서른일곱이다.

서른일곱을 다 아시나.

그는 그것을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아실 수도 있었다.

왕이시니까.

궁 문을 나왔다.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문 밖에 부하들이 있었다.

왕궁 문 안쪽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왕의 부하들이 교대로 지켰다.

그중에 아는 얼굴이 몇 있었다.

“오셨습니까.”

“그래.”

“랍바에서 오셨습니까.”

“오늘 왔다.”

”…어떻습니까, 거기.”

그는 그 자리에 서서 말했다.

성벽이 두껍다고 했다. 물이 안에 있다고 했다. 흙을 쌓고 있다고 했다.

같은 이야기를 두 번째 했다.

말하는 동안 뒤에서 사람이 왔다.

궁에서 나온 자들이었다. 상을 지고 나왔다.

“어디로 갑니까.”

“헷 사람 우리아 어른 댁으로 갑니다.”

”…”

“왕께서 보내십니다.”

그는 그것을 봤다.

상이 컸다.

고기가 있고 술이 있었다. 두 사람 상이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는 알았다.

먼 데서 온 사람이 집에 가면 그런 상을 보낸다.

부부가 먹는 상이다.

“예.”

그자들이 북쪽 언덕 쪽으로 갔다.

그는 그것이 가는 것을 봤다.

부하 하나가 물었다.

”…안 가십니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집이 저쪽이다.

걸어서 반 각이 안 된다.

두 달 만이다.

가면 상이 와 있을 것이다.

씻고, 먹고, 잘 것이다.

그는 그것을 그려봤다.

그리고 발을 옮기지 않았다.

왜 안 옮겼는지 그 순간에는 몰랐다.

정한 것이 아니었다.

정했으면 무엇 때문에 정했는지 알았을 것이다.

발이 안 갔다.

한참 서 있었다.

부하가 다시 물었다.

”…어른.”

”…”

“댁에 안 가십니까.”

그는 문 안쪽을 봤다.

거기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밤에 지키는 자들이었다. 담요를 깔고 벽에 기대앉아 있었다.

그는 그쪽으로 갔다.

“자리 하나 있나.”

부하가 그를 봤다.

“여기서 주무시게요?”

“그래.”

”…”

“예.”

담요를 하나 내줬다.

그는 문 안쪽 벽에 기대앉았다.

돌이 차가웠다.

밤이 되었다.

그는 잠이 오지 않았다.

랍바에서는 잘 잤다.

거기서는 흙 위에 눕는다. 방패를 베고 잔다. 옆에 사람들이 있고 밤에 성벽에서 소리가 난다.

그런 데서는 잠이 왔다.

여기는 조용했다.

성 안이 조용했다.

그는 눈을 뜨고 있었다.

북쪽 언덕 쪽에 불이 하나 켜져 있었다.

멀어서 어느 집인지는 몰랐다.

한참 뒤에 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