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 밧세바 (1부) · 36 / 117
33장 — 셈
예루살렘. 다윗이 마흔한 살이던 해. 아히도벨 쉰넷.
기록 사이의 빈칸 · 사무엘하 11장 5절에서 확장
닷새에 한 번 왔다.
그날은 아니었다.
안뜰에 앉아 있는데 며느리가 들어왔다.
“아버님.”
”…”
“아이가 왔습니다.”
“오늘이 아닌데.”
”…예.”
며느리가 잠깐 서 있었다.
”…얼굴이 안 좋습니다.”
들여보내라고 했다.
손녀가 들어왔다.
문간에 서 있었다.
“앉아라.”
앉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봤다.
이 아이는 여섯 살 때부터 앉으라면 앉았다. 앉아서 콩을 골랐고 실을 감았다.
앉으라고 해서 안 앉은 적이 없었다.
“앉아라.”
앉았다.
앉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기다렸다.
기다리는 것은 그가 잘하는 일이었다.
먼저 물으면 지는 것이라고 아들에게도 가르쳤다.
한참이었다.
밖에서 며느리가 그릇 옮기는 소리가 났다.
손녀가 손을 무릎에 놓고 있었다.
손가락이 옷자락을 쥐었다가 놓았다.
”…할아버지.”
“그래.”
또 한참이었다.
”…두 달 전에.”
거기서 멈췄다.
그는 기다렸다.
”…두 달 전에 궁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그는 그 말을 들었다.
”…”
“밤이었습니다.”
”…”
“셋이 왔습니다.”
방이 조용했다.
”…가서.”
거기서 또 멈췄다.
”…”
”…”
그는 다음 말을 기다리지 않았다.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손녀가 고개를 들었다.
”…달거리가 없습니다.”
”…”
“두 달째입니다.”
그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평생 그는 사람들 말을 듣고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일을 했다.
들으면 곧 나왔다.
늦어도 그날 밤이면 나왔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
손녀가 그를 보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밖을 봤다.
마당에 항아리가 있었다. 뚜껑이 조금 밀려 있었다.
그는 그것을 봤다.
“네 어미는 아느냐.”
“모릅니다.”
“할머니는.”
“모릅니다.”
”…”
“아무도 모릅니다.”
“두 달을 혼자 있었느냐.”
“예.”
그는 다시 마당을 봤다.
“가서 자거라.”
”…예?”
“오늘은 여기서 자라. 네 어미한테는 몸이 안 좋아서 그렇다고 해라.”
”…”
“가거라.”
손녀가 일어섰다.
일어서서 잠깐 서 있었다.
무슨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손녀가 나갔다.
그날 밤 그는 안뜰에 앉아 있었다.
등불을 켜지 않았다.
먼저 화가 났다.
화가 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낮에는 안 났다. 밤에 났다.
그 아이는 열여덟이다.
두 해 동안 아이가 없어서 그가 며느리에게 말한 적이 있다. 두 해면 봐야 하지 않느냐고.
지난겨울이었다.
그때 그 아이가 부엌 쪽에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는 그 생각을 밀어냈다.
지금 할 일이 아니었다.
화는 어디에 쓸 데가 없었다.
왕이었다.
이 성에서 왕에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요구하면 요구한 자가 없어진다.
그러면 남는 것은 하나였다.
이미 벌어졌다.
되돌릴 수 없다.
그러면 여기서 무엇이 최선인가.
그는 그것부터 세었다.
하나. 없던 일로 둔다.
두 달이면 안 된다.
아이가 난다. 나면 없던 일이 아니다.
성 안에 남편 없는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되는지 그는 알았다.
돌로 친다.
그 아이가 죽는다.
하나는 지웠다.
둘. 아이를 없앤다.
그런 것을 하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은 들었다.
풀을 쓴다고 했다.
죽는 경우가 있다고도 들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살아도, 살고 나서 어떻게 되는지 그는 몰랐다.
둘도 지웠다.
셋. 남편이 돌아왔을 때 그의 아이로 한다.
그는 이것을 오래 봤다.
이것이 제일 깨끗했다.
남편이 봄에 나갔다. 지금 두 달째다.
랍바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 가을일 수도 있고 겨울일 수도 있다.
돌아왔을 때 이미 배가 나와 있으면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
돌아오게 하면 된다.
기별을 보내서, 무슨 명분으로든 그 사람을 불러들이면 된다.
와서 집에 하룻밤 있으면 날짜가 맞는다.
거기까지 세고 나서 그는 멈췄다.
그 사람은 센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두 해 전에 손녀에게 들었다.
이레를 세느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이 물어서 세게 됐다고 했다.
배워서 아는 사람이라 정확하다고 했다.
정확한 사람은 센다.
돌아와서 하룻밤 자고, 그 뒤로 달수를 세면 나온다.
지금 두 달이다.
셋도 지웠다.
넷. 왕께 알린다.
남은 것이 그것뿐이었다.
그는 그것을 오래 봤다.
알리면 어떻게 되는가.
왕이 무엇을 할지 그는 몰랐다.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손녀가 죽는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왜냐하면 왕도 셈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아이가 돌에 맞아 죽으면, 왜 죽었는지가 나온다.
나오면 왕에게 간다.
왕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면 왕은 무언가 한다.
무엇을 하나.
그도 셋을 볼 것이었다.
남편을 불러들인다.
그가 셋에서 멈췄던 그 자리에서 왕은 안 멈출 것이었다.
왕은 그 사람이 세는 사람인 줄 모른다.
그는 그것을 세고 나서 잠깐 있었다.
그러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날짜가 조금 어긋나도, 아이가 조금 일찍 나거나 늦게 나면 그런 것으로 넘어간다.
그런 일은 흔하다.
그는 그렇게 정했다.
새벽이었다.
그러고 나서 다음 것을 세었다.
어떻게 알리나.
그가 직접 가서 말할 수는 없었다.
가서 무엇이라고 말하나.
제 손녀가 왕의 아이를 뱄습니다.
그 말을 왕 앞에서 하는 순간 그는 왕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사람이 된다.
요구하는 자는 없어진다.
그러면 손녀가 알려야 한다.
가서 뵐 수 없으니 사람을 보내야 한다.
무엇이라고 보내나.
그는 그것을 새벽 내내 셌다.
도와달라고 쓰면 청탁이다.
청탁은 값을 물린다.
어떻게 하시겠느냐고 쓰면 추궁이다.
추궁은 왕을 몰아세우는 것이다.
두렵다고 쓰면 겁을 주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세 가지 다 안 됐다.
그러면 남는 것은 하나였다.
사실 하나만 놓는다.
놓고 나머지는 그쪽이 세게 한다.
그는 평생 그렇게 했다.
그일라에서도 그랬다.
곡식을 며칠째 먹고 계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 말에 답이 들어 있지 않았다.
답은 저쪽에서 나왔다.
아침에 손녀를 불렀다.
손녀가 들어와서 앉았다.
밤에 잔 얼굴이 아니었다.
“들어라.”
”…예.”
“사람을 보낼 것이다.”
”…”
“궁에 보낼 것이다.”
손녀가 그를 봤다.
”…무엇이라고 보냅니까.”
그는 말했다.
“그것뿐입니까.”
“그것뿐이다.”
”…”
“더 붙이면 안 된다.”
”…왜요.”
그는 잠깐 있다가 말했다.
“더 붙이면 네가 무엇을 바라는 것이 된다.”
”…”
“바라는 것이 있으면 값이 붙는다.”
”…”
“사실만 놓아라. 그다음은 그쪽에서 센다.”
손녀가 고개를 숙였다.
”…예.”
그는 그 아이를 봤다.
여섯 살 때 마당에 앉혀놓고 손님 말을 옮기게 했다.
열 살 때 그 아이가 두 사람 말이 다르다고 했다.
그때 닷새라고 가르쳐줬다.
길게 말하는 사람이 부풀린다고 했다.
그것이 열네 해 전이다.
그는 그 아이를 오래 보지 않았다.
“가거라.”
손녀가 나갔다.
그는 안뜰에 혼자 앉아 있었다.
지난가을에 아들이 왔었다.
혼처를 봐야겠다고 했다. 헷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반대했다.
지파가 없고 땅이 없고, 왕이 안 쓰면 없어진다고 했다.
아들이 물었다.
그러면 어디 줍니까. 이 성에 아는 집이 있으십니까.
그는 없다고 했다.
그리고 살림할 집을 물었다.
북쪽 언덕에 하나 봐뒀다고 했다.
궁에서 가까운 데냐고 물었다.
가깝다고 했다.
그는 그때 이렇게 말했다.
”…그래.”
그것이 그가 한 말의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