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 18 / 20

⟪시나리오 대본: SCENE 16⟫

PART 9. 정리 – 침묵의 칼

INT. 기브온 – 성막 안쪽, 해질녘

요압, 오래된 갑옷 위에 천을 덮은 채
홀로 무릎 꿇고 앉아 있다.
그의 얼굴은 지쳤고, 눈은 감겨 있다.

바깥에서 발소리 하나.
천천히, 단단하게 다가온다.

브나야가 들어선다.
그의 손엔 긴 칼 한 자루.

요압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인다.
브나야도 묻지 않는다.

요압
(눈을 감은 채)
다윗은…
많은 걸 참는 사람이었지.

넌…
말이 없어서 왕이 널 썼다.

브나야
(작게)
다윗 왕의 말에서…
이젠 솔로몬 왕의 말이 되었습니다.

요압, 작게 웃는다.

요압
그럼…
이제 왕이 바뀌었으니 새로운 피가 시작되는 날이겠구나.

브나야, 더 말하지 않는다.
칼이 천천히, 그러나 단호히 내려진다.
피는 튀지 않는다.
카메라는 요압의 고개 위로 빠르게 하늘을 올려본다.

해가 진다.

⟪컷 전환⟫

INT. 예루살렘 – 밧세바의 응접실, 다음 날

아도니야, 의관을 차려입고 들어온다.
손에는 작은 향낭 하나.
입가엔 억지 웃음.

아도니야
(공손히)
화평한 일로 왔습니다, 어머님.
왕후께 예의를 다하고자…

밧세바
(고개만 끄덕인다. 말은 없다)

아도니야
제가…
부탁 하나 드리려 합니다.

밧세바, 눈을 가늘게 뜬다.

아도니야
아비삭.
그녀를 제 아내로… 맞고자 합니다.

정적.

밧세바는 눈을 깜박이지 않는다.
숨소리도 없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난다.
솔로몬에게 가야 할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아도니야는 그저 어리둥절한 얼굴로 앉아 있다.

⟪컷 전환⟫

INT. 왕궁 – 왕좌 앞

솔로몬, 왕좌에 앉아 있다.
어린 얼굴. 그러나 이미 눈은 흔들리지 않는다.

밧세바,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 속삭인다.

밧세바
그 아이는… 어리석게도
자기 입으로 죽음의 청을 올렸습니다.

솔로몬, 고개를 끄덕인다.

솔로몬
브나야를 부르십시오.

브나야가 조용히 들어온다.
그가 명을 받자 아무 대사 없이 고개를 숙인다.

⟪컷 전환⟫

EXT. 왕궁 앞뜰 – 석양

아도니야, 혼자 앉아 있다.
어떤 기대감인지 알 수 없는 눈빛.

뒤로 다가오는 브나야의 그림자.
아도니야, 돌아보지 않는다.
브나야, 칼을 뽑는다.

아도니야
(조용히 중얼거린다)
왜…
왜 난… 안 됐을까…

칼이 떨어진다.

⟪마지막 전환⟫

INT. 제사장실 – 성소 안

아비아달, 늙은 제사장이 조용히 앉아 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벽을 바라보고 있다.

문이 열리고 사독이 들어온다.
한참을 서로 바라보다,
아비아달이 고개를 숙인다.

아비아달
(작게)
너의 시대다.

사독, 아무 말 없이 걸어가
기름뿔과 제사장 복장을 정리한다.

내레이션 혹은 자막 (필요 시):

“이로써, 다윗의 집안에서
사독의 가문만이 제사장의 직을 남기게 되었다.

그 이름은 훗날 사두개인의 어원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