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 12 / 20
⟪SCENE 3-1⟫
왕의 저녁 환대와 동침 거부
INT. 왕궁 식당 – 저녁
긴 식탁.
한쪽 끝엔 다윗, 다른 쪽엔 우리아.
고기와 와인이 차려져 있고, 시종이 조심스레 물러난다.
다윗
(잔을 들며)
긴 길이었을 텐데…
고생 많았겠소.
우리아
(고개 숙이며)
왕의 은혜입니다.
다윗
(잔을 채워주며)
오늘 밤은 편히 쉬게.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시간을 보내게.
우리아
(고개를 들며, 잠시 주저)
감히, 말씀 올립니다.
내 전우들이 야전에서 잠들지 못하는데—
어찌 제가 집으로 들어가겠습니까?
다윗
(표정이 굳어간다)
……그래. 그렇지.
EXT. 왕궁 문 앞 – 한밤
우리아, 병사용 외투를 두르고 계단에 앉아 있다.
그는 두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기도한다.
INT. 밧세바의 방 – 같은 시각
밧세바, 머리를 풀고 촛불 곁에 앉아 있다.
눈빛은 흔들리며, 문 쪽을 바라본다.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INT. 왕궁 서재 – 밤 늦게
다윗, 어둠 속에서 혼자 앉아 있다.
눈은 감겨 있고, 손은 서랍에서 인장반지를 꺼낸다.
책상 위에 양피지를 펼친다.
그리고 써내려간다.
“그를, 성읍의 맨 앞에 두고,
성이 가장 맹렬할 때에 후퇴하라.”
다윗은 인장을 누른다.
봉함.
4. 밀서와 작전 회의
INT. 작전막사 – 저녁
요압, 홀로 앉아 있다.
손엔 펼쳐진 밀서.
다윗의 인장이 찍혀 있다.
그는 그것을 읽고,
잠시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종이를 구긴다.
손바닥 안에서 종이가 찌그러진다.
엘리암이 들어온다.
요압
(바라보며)
그를 다시 전장에 보낸다.
이번엔… 정면이다.
엘리암
(조용히, 말없이 지도 위를 본다)
그 구역은… 위험합니다.
이점이 없습니다.
침묵.
요압
(짧게)
정해졌다.
엘리암, 아무 말 없이 한숨을 쉰다.
그는 묻지 않는다.
그리고, 알고 있다.
그저 돌아선다.
5. 전투와 죽음
EXT. 성벽 앞 – 새벽
돌격.
투석기 소리, 불화살.
다시 함성.
우리아, 선두에서 돌파한다.
뒤에는 브나야.
하지만 이번 전투는 다르다.
성벽 위에서 던져진 바위가
그를 덮친다.
그는 말없이 무너진다.
몸이 땅에 닿기도 전에
이미 그는… 멈춰 있다.
브나야
(외침)
우리아!!
그는 달려가지만
도달하지 못한다.
화살이 쏟아지고
길은 닫혔다.
전투가 멈춘 뒤,
브나야, 피투성이가 된 시신을 등에 업는다.
천천히, 말없이, 전장을 걸어 나온다.
주변 병사들은 고개를 떨군다.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6. 귀환 – 예루살렘
INT. 엘리암의 마차 – 저녁
브나야, 피 묻은 옷 그대로.
우리아의 시신, 조심스럽게 싣는다.
엘리암, 눈을 감고 앉아 있다.
말이 없다.
마차가 출발한다.
바퀴가 조용히 돌고,
흙먼지가 하늘에 섞인다.
7. 도착 – 밧세바의 무너짐
EXT. 엘리암의 집 앞 마당 – 밤
브나야, 시신을 실은 마차와 함께 도착한다.
엘리암은 조용히 문을 연다.
안에서 밧세바가 나온다.
그녀는 우리아의 시신을 보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소리 없는 오열. 그리고 이어지는 절규.
손으로 입을 막고,
울음이 목에서 끊어지듯 흐른다. 그러다 터져 나온다. 그녀의 곡소리는 크게 퍼졌다.
브나야, 눈시울이 젖는다.
엘리암, 고개를 떨군다.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8. 전환 – 브나야의 얼굴
CLOSE-UP: 브나야의 눈물 젖은 얼굴
슬픔, 분노, 절망이
감춰지지 않는다.
장면 전환
EXT. 기혼샘 – 낮
브나야,
그 얼굴로 서 있다.
다 자란 솔로몬 옆에서.
이제는 목숨을 걸 결심이 선 자의 표정이다.
FADE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