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세바 2 : 밧세바 - 잠언의 시대 · 21 / 46

Chapter 5. 명령

“다윗이 요압에게 기별하여… 우리아를 맹렬한 싸움 앞에 두고 너희는 그를 버려두어 그로 맞아 죽게 하라.”
(사무엘하 11:15)

다윗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계속 곱씹었다.

그는 기도하지 않았다.

기도하는 순간 하나님이 대답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의 몸은 편치 않았고, 음식을 넘기면 울렁거렸다.

창가에 앉아있을 때가 가장 나았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았다.

왕의 명령을 받아 적는 서기관의 펜 소리도 그를 자극했다.

‘아이가 생겼다.’

그녀가 말했다.

아무런 꾸밈도 없는 문장이었다.

그 문장만으로 모든 벽이 무너졌다.

“…남편을 불러주시겠습니까…”

그녀가 말했다.

“이 아이가, 그의 아이가 되면… 살 수 있어요.”

다윗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그는 처음으로,

이 여인이 ‘살아남으려 한다’고 느꼈다.

다윗은 그 요청에 의도를 묻지 않았다.

“우리아를 불러라.”

그는 마침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명령이었고,

그 누구도 그 명령에 이유를 묻지 않았다.

우리아가 돌아온 건 해가 지기 직전이었다.

먼지를 뒤집어 쓴 투구를 벗고 문 안으로 들어섰을 때,

궁궐은 조용했고,

다윗은 연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잘 돌아왔는가.”

“예, 왕이시여.”

다윗은 술을 내오게 했다.

말없이 잔을 들었고,

우리아에게 권했다.

“한잔 하게. 오늘은 싸움이 없다.”

우리아는 처음엔 조심스럽게 마셨다.

그러나 왕이 권하고 또 권하자

결국 따라 마셨다.

다윗은 웃으면서 물었다.

“밤에는 집에 가게.

아내가 기다릴 걸세.”

우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개를 숙였고, 웃지도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그는 궁궐 앞 마당에서 발견되었다.

술에 절었지만, 의식은 있었다.

그는 그대로— 밖에서 밤을 보낸 것이다.

다윗은 뒤돌아선 채 보고만 있었다.

그가 ‘보내고자 했던’ 남자가

거기, 자기 문 앞에서 누워 자고 있었다.

그는 의심하지 않았고,

질문하지도 않았다.

그는, 충직했다.

바로 그 충직함이

다윗을 파괴했다.

다음 날,

다윗은 편지를 썼다.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적었고,

완성된 그 편지를—

우리아에게 건넸다.

“요압 장군에게 전해라.

전장에서 잘 돌보라고.”

우리아는 묻지 않았다.

그는 편지를 들고 떠났다.

그 안에 자신의 죽음이 적혀 있다는 걸 모른 채.

밧세바는 그를 배웅했다.

그녀는 아침부터 옷을 단정히 입었고,

머리를 반쯤 풀어 올려

그가 좋아했던 모습으로 문 앞에 섰다.

“조심히 가세요.”

그 말은 진심이었다.

동시에 완벽한 연기였다.

그가 말을 타고 돌아섰을 때,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맺히지 않도록

눈을 감았다.

아히도벨은 멀찍이서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도 없었다.

모든 말은 이미 그녀에게 전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눈동자는 조용히 빛났다.

계획은 시작되었다.

그가 키운 손녀딸의 남편이,

계획대로, 이제 죽으러 가고 있었다.

엘리암은 전장에 먼저 도착해 있었다.

우리아를 맞이했을 때,

그는 웃으려 애썼다.

“이번엔… 벽 쪽에 선다네.”

“벽 쪽입니까?”

“맹렬한 지점이네. 왕의 직접 명이다.”

우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엘리암은 말하지 않았다.

그의 손은 검을 쥐고 있었지만,

무겁기만 했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가 막지 못할 것을.

전쟁은 똑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날,

성벽 아래에서,

우리아는 쓰러졌다.

그는 마지막까지 충직하게 싸웠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우리아는 그다운 죽음을 맞이했다.

엘리암은 요압과 함께 괴로워했다.

요압은 다윗왕의 명령을 이해할 수 없었다. 따라야 했지만, 우리아의 죽음은 너무 고통스러운 사실이었다.

전령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다윗은 서신을 받고,

소리 내어 읽지 못했다.

그는 한참을 앉아 있다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오래, 깊게.

그 순간,

죄는 ‘끝났다’고

그는 착각했다.

밧세바에게 소식이 전해졌다.

그녀는 들었다.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조용히 무너졌다.

울음은 컸다.

슬픔은 진심이었다.

그가 어떤 남편이었는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통곡은

‘누군가를 위한’ 통곡이기도 했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증명되기 위한 슬픔.

그날 밤,

아히도벨은 방에 혼자 앉아

술을 마셨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잔은 깨지지 않았고,

그의 침묵은 오래갔다.

엘리암은 말이 없었다.

칼을 닦다가,

손을 베었다.

피가 났지만

붕대는 감지 않았다.

그는 괴로웠다.

그의 전우가 죽었고,

그 죽음에 자신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무기력한 조력자였다는 사실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장례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