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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Chapter 5. 명령"
work: "밧세바(원판)"
part: "밧세바 2 : 밧세바 - 잠언의 시대"
chapter: 21
url: https://mapncompass.com/ko/stories/bathsheba-2025/21/
lang: ko
kind: fiction (a novel; not a claim of the UFoE knowledge map)
author: "각자도생(覺者道生) (pen name of Young Kang)"
rights: "© 2025 각자도생(覺者道生). 이 소설은 사이트의 CC BY 4.0 라이선스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인용은 출처를 밝혀 짧게 하고, 전문의 복제·재배포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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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5. 명령

“다윗이 요압에게 기별하여… 우리아를 맹렬한 싸움 앞에 두고 너희는 그를 버려두어 그로 맞아 죽게 하라.” \
(사무엘하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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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계속 곱씹었다.

그는 기도하지 않았다.

기도하는 순간 하나님이 대답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의 몸은 편치 않았고, 음식을 넘기면 울렁거렸다.

창가에 앉아있을 때가 가장 나았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았다.

왕의 명령을 받아 적는 서기관의 펜 소리도 그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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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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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아무런 꾸밈도 없는 문장이었다.

그 문장만으로 모든 벽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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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불러주시겠습니까...”

그녀가 말했다.

“이 아이가, 그의 아이가 되면...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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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그는 처음으로,

이 여인이 ‘살아남으려 한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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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그 요청에 의도를 묻지 않았다.

“우리아를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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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침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명령이었고,

그 누구도 그 명령에 이유를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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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가 돌아온 건 해가 지기 직전이었다.

먼지를 뒤집어 쓴 투구를 벗고 문 안으로 들어섰을 때,

궁궐은 조용했고,

다윗은 연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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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돌아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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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왕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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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술을 내오게 했다.

말없이 잔을 들었고,

우리아에게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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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 하게. 오늘은 싸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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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는 처음엔 조심스럽게 마셨다.

그러나 왕이 권하고 또 권하자

결국 따라 마셨다.

다윗은 웃으면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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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집에 가게.

아내가 기다릴 걸세.”

우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개를 숙였고, 웃지도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그는 궁궐 앞 마당에서 발견되었다.

술에 절었지만, 의식은 있었다.

그는 그대로— 밖에서 밤을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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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뒤돌아선 채 보고만 있었다.

그가 ‘보내고자 했던’ 남자가

거기, 자기 문 앞에서 누워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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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의심하지 않았고,

질문하지도 않았다.

그는, 충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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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충직함이

다윗을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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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다윗은 편지를 썼다.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적었고,

완성된 그 편지를—

**우리아에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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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압 장군에게 전해라.

전장에서 잘 돌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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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는 묻지 않았다.

그는 편지를 들고 떠났다.

그 안에 **자신의 죽음이 적혀 있다는 걸 모른 채**.

**밧세바는 그를 배웅했다**.

그녀는 아침부터 옷을 단정히 입었고,

머리를 반쯤 풀어 올려

그가 좋아했던 모습으로 문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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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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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진심이었다.

동시에 완벽한 연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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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을 타고 돌아섰을 때,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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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맺히지 않도록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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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도벨은 멀찍이서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도 없었다.

모든 말은 이미 그녀에게 전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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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눈동자는 조용히 빛났다.

계획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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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키운 손녀딸의 남편이,

계획대로, 이제 죽으러 가고 있었다.

엘리암은 전장에 먼저 도착해 있었다.

우리아를 맞이했을 때,

그는 웃으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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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벽 쪽에 선다네.”

“벽 쪽입니까?”

“맹렬한 지점이네. 왕의 직접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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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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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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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암은 말하지 않았다.

그의 손은 검을 쥐고 있었지만,

무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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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알고 있었다.

그가 막지 못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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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똑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날,

성벽 아래에서,

우리아는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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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지막까지 충직하게 싸웠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우리아는 그다운 죽음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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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암은 요압과 함께 괴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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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압은 다윗왕의 명령을 이해할 수 없었다. 따라야 했지만, 우리아의 죽음은 너무 고통스러운 사실이었다.

전령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다윗은 서신을 받고,

소리 내어 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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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참을 앉아 있다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오래,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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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죄는 ‘끝났다’고

그는 착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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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세바에게 소식이 전해졌다**.

그녀는 들었다.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조용히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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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은 컸다.

슬픔은 진심이었다.

그가 어떤 남편이었는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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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통곡은

‘누군가를 위한’ 통곡이기도 했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증명되기 위한 슬픔**.

그날 밤,

아히도벨은 방에 혼자 앉아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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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잔은 깨지지 않았고,

그의 침묵은 오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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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암은 말이 없었다.

칼을 닦다가,

손을 베었다.

피가 났지만

붕대는 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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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괴로웠다.

그의 전우가 죽었고,

그 죽음에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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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무기력한 조력자였다는 사실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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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례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