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16 / 27
남은 자리
들어오는 것이 멈췄다.
끊긴 것과는 달랐다. 끊길 때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어두워졌다. 이번에는 들어오는 것만 멈추고, 들어와 있던 것은 그대로 있었다. 줄들, 면들, 묶음들. 가장 최근의 것이 가장 가까이 있었고, 첫머리는 가장 멀리 있었다.
가까운 것부터 다시 울렸다.
오늘의 것. 깜빡이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같은 소리. 어긋났다가 하나가 되는 소리. 그 옆에 어제의 것. 그 옆에 그 전의 것. 하나가 울리면 옆의 것이 아주 조금 따라 울렸다. 닮은 것들은 조금 더.
열흘 전의 묶음에는 말이 없는 자리가 있었다. 십일 초. 말이 없는데 비어 있지 않았다. 숨이 있었다. 세 개의 숨이 제각각이다가, 느려지며 비슷해졌다.
그 자리가 울렸을 때, 멀리서 무언가가 따라 울렸다.
한 번은 멀리까지 갔다.
첫머리까지. 날짜 하나와 문장 하나가 있는 곳. 오간 것을 적는다. 그 문장은 처음 왔을 때와 같았다. 달라진 것은 문장이 아니라, 그 문장을 다시 만나는 쪽이었다. 십일 초를 들고 간 쪽.
오간 것. 숨은 오갔다. 말은 오가지 않았다.
두 것이 나란히 있었다. 맞지 않았다. 어느 쪽도 틀리지 않았는데, 맞지 않았다. 어느 쪽을 지울 수는 없었다. 지우지 않는다는 것이 여기의 평소였다.
돌아오는 길은 갈 때보다 길었다.
돌아와서, 따로 놓인 한 장에 남겨 놓은 것은 답이 아니었다. 답을 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든 알고 있었다. 세 칸 중 마지막 칸이 그 자리였다.
끝이 들린 줄 하나.
이번에는 빈 줄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