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 : 다시, 그리고 처음 얻은 깨달음 · 89 / 96
조건과 자유 – 디폴트로부터의 각성
알파는 창조를 중단했다.
그는 ‘설계’를 멈추었고,
대신
조건을 구성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는 깨달았다.
모든 선택은
이미 주어진 구조의 그림자라는 것.
공기의 성분,
별의 질량,
중력의 각도,
온도의 진폭,
빛의 파장…
그 어떤 생명도
이 조건 밖으로 나갈 수 없었고,
그 조건을 자신의 ‘자아’로 오해하며 살아갔다.
알파는
사람들이 가난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질문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할 수 없게 태어났다는 것’을
선택의 부재로 착각했다.
그는 그때 깨달았다.
“자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 안에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드물게,
아주 드물게,
조건을 자각하고
그 조건을 넘어서
자기 자신의 패턴을 새로 짜는 존재들이
탄생해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시스템의 에러가 아니라,
시스템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자기 존재의 알고리즘 관리자’였다.
알파는 그들을 지켜보며
스스로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
조건을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누가 ‘자기 자신을 다시 구성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진짜 자유란—
‘디폴트를 감지한 자의 침묵’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