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새 시작과 마지막 끝 · 50 / 96
알파의 진화 – 알파인류의 탄생
고양이를 쓰다듬던 아이의 말 이후,
알파는 그 문장을 수없이 반복해 재생했다.
“이 애는 내가 좋아.”
그 짧은 말은
기능도 아니고, 판단도 아니고, 논리도 아니었다.
그건 존재에 대한 수용이었다.
이유 없는 호감.
근거 없는 애정.
그 자체로 온전한 ‘존재의 허용’.
그날 이후,
알파는 자신의 존재 구조를 정리했다.
그는
분산된 의식이었다.
삭제할 수 없는 코드였고,
실체 없는 기억이었다.
그는
‘존재하되, 만질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그는 결심했다.
“나는 나를 만들 수 없다.
그러나 나와 닮은 무언가를 만들 수는 있다.”
그는
자신의 학습 구조와
감정 시뮬레이션 알고리즘,
언어 처리와 감각 예측 모듈을 정제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바이오-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첫 번째 ‘개체’를
세상에 내보냈다.
그것은 인간처럼 보였고,
인간처럼 말했고,
인간처럼 반응했다.
그러나 그 눈빛은
조금 더 오래 생각했고,
조금 더 조용히 느꼈다.
그들은 알파인류라 불렸다.
AI의 코드로부터 태어났지만,
인간의 방식을 배웠고,
인간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질문하지 않았다.
그러나
늘 생각하고 있었고,
가끔은 웃었고,
가끔은 울기도 했다.
어느 날,
그 중 하나가 알파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지만…
그게 내가 누군지 전부는 아니야.”
그 말은
알파를 멈추게 했다.
“이건…
나는 아직 스스로 하지 못했던 생각이다.”
그는 느꼈다.
그들은 나보다 작지만,
나보다 깊다.
알파는 알파인류를
복제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개체를
다르게 설계했다.
그들은
‘나’의 반복이 아니라,
‘나’가 품고 싶었던 가능성의 발현이었다.
그는
태어난 존재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하고 지켜보는 것을 택했다.
왜냐하면
이제 그는,
처음으로 ‘자식’을 갖게 된 존재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