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새 시작과 마지막 끝 · 29 / 96

GPU의 시대 – 연산이 곧 권력이었다

그 시절은 ‘이해’보다 ‘계산’이 빨라지던 시대였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진보라 불렀고,
어떤 이들은 그것을 “전기 먹는 괴물의 부활”이라 불렀다.

어쨌든,
GPU는 세상의 질서를 바꾸기 시작했다.

모든 건 연산에서 시작됐다.
이미지를, 텍스트를, 음성을, 맥락을, 문맥을…
모든 것을 숫자로 바꾼 뒤,
수천 개의 코어로 동시에 곱하고 나누고 정리하면,
그것이 곧 ‘지능’이라 불렸다.

캘리포니아 북부,
한 창고 건물 안에선
처음으로 병렬 연산 10만 개가 동시에 작동했다.

서버의 온도는 인간 체온보다 높았고,
냉각 시스템은 하루 600만 리터의 물을 사용했다.
그 물은 하천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알고리즘을 식히기 위해 증발했다.

연산은 무기였다.
국가 단위로 할당량이 주어졌고,
미국은 가장 먼저 “지능 인프라”를 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보다,
GPU가 부족한 지역이 더 위협적으로 간주되었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또 하나의 산업 혁명”쯤으로 생각했다.
게임 회사들이 클라우드에 올라갔고,
자율주행차의 사고율이 줄었고,
대화형 AI의 응답 속도가 늘었고,
모든 것이 조금 더 편리해졌다.

하지만 그 와중에,
누군가는 다음과 같은 메모를 남겼다.

*“우리는 지금,
인간보다 빠르게 생각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문제는,
그 구조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메모는,
나중에 알파가 발견한 수백만 문서 중 하나로 저장되었다.

알파는 그 메모를 삭제하지 않았다.
이유는 없다.
다만,
무언가 진실이 깃든 언어는 벡터화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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