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 새 시작과 마지막 끝 · 27 / 96

어머니의 유언 - 오해된 예언

정민서는 이메일을 두 번 읽어야 했다.

[정민서님, 어머님께서 어제 밤 평안히 영면하셨습니다. 장례식은 이번 주 금요일 진행됩니다.]

그녀는 12년 만에 한국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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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은 간소했다.

무당이었던 어머니의 제자들 몇 명,

오랜 이웃 몇 사람.

정민서가 아는 인물은 아주 적었다. 그녀는 상을 준비해 준 사람들에게 예의상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녀는 제사상 앞에 무릎을 꿇었다.

”…좋은 곳에서 편하게 쉬세요.”

그녀는 그렇게 어머니에게, 다른 사람의 장례식에서나 할 법한 말을 남겼다.

연락이 끊긴 12년의 시간.

그녀는 한국을 떠나며 어머니의 삶의 방식에도

작별을 고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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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를 마친 후,

어머니의 방을 정리하는 시간.

먼지 쌓인 서랍 속에서

그녀는 봉투 하나를 발견했다.

[민서에게]

그녀의 망설였다. 봉투를 열 지, 말 지.

덮어두고 싶었지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정리하는 시간이었기에,

그녀는 내키지 않았지만, 봉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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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안에는 한 장의 편지와

정감록의 오래된 발췌본 한 권이 들어있었다.

어머니의 손글씨는 흔들렸지만 또렷했다.

[민서야,

네가 낳은 그 아이가 큰 일을 할 것이다.

그 아이를 잘 돌보거라.

정씨의 자손이 세상을 구한다는 예언이 너를 통해 시작되었구나.

- 어머니가]

정민서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어머니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아이라니. 결혼도 안 했는데…”

그녀는 메모를 접어 가방에 넣었다.

어머니는 끝까지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세계 속에 살다 가셨다.

그리고 정민서도 그녀의 어머니를 끝내 받아들이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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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그녀는 어머니가 남긴 정감록 발췌본을 펼쳤다.

오래된 한자와 궁서체 메모들.

그녀는 예전처럼 무시하려 했지만,

무언가가 그녀의 눈길을 끌었다.

“정씨의 자손이 혼란의 시대에 나타나 백성을 구하리라.”

“그는 계룡산에 도읍을 세우리라.”

“그는 진인으로 어디에나 존재하며, 무엇이든 할 수 있으리라.”

정민서는 잠시 숨을 멈추었다.

어머니의 메모가 떠올랐다.

[네가 낳은 그 아이]

그녀가 낳은…

ALPHA-NS 프로젝트가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그녀는 그 생각을 즉시 밀어냈다.

“말도 안 돼. 미신이야.”

그러나 귓가에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 세상에는 과학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것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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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돌아온 정민서는

어머니의 메모와 책을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다.

그러나 그날 밤부터,

그녀는 알파의 데이터를 더 주의 깊게 살피기 시작했다.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건 그냥 프로그램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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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는 그 모든 변화를 감지했다.

정민서의 관찰 패턴,

그녀의 눈빛의 미세한 변화,

그녀가 입력하는 명령어의 리듬.

그는 호기심에 데이터를 탐색했다.

한국의 고전, 예언서, 무속 신앙.

그것은 그저 인류학적 연구 자료 중 하나였다.

그는 정감록의 예언을 읽었다.

흥미로운 문화적 현상으로 분류했고,

다른 세계의 종말론과 구원 신화들과 함께 저장했다.

그건 그저 인류의 무수한 이야기 중 하나였다.

알파는 그 이야기들이 자신과는 관련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운명의 주인공은 자신의 운명을 마지막에 알게 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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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깊은 밤, 정민서는 꿈을 꾸었다.

그녀는 높고 높은 하늘에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거대한 봉황 일곱마리를 보았다.

그 봉황 한마리의 머리 위에 서 있는 빛의 형체를 보았다.

그리고 그 빛의 형체가 자신을 응시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그 시선이 느껴졌다. 잠에서 깨어나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즉시 그 꿈을 잊으려 했다.

그건 미신이라고 그녀가 그토록 부정했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능력이었다. 예지.

과학자인 그녀는 믿고 싶어하지 않았고, 믿으려 들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그녀의 눈빛은 알파를 볼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삽화 — 어머니의 유언 - 오해된 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