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 밧세바 (3부) · 93 / 117

88장 — 잔치

에느로겔. 다윗이 일흔 살이던 해. 아도니야 서른넷.

성경의 기록 · 열왕기상 1장 41–53절

먹고 있었다.

밤이 깊었다.

사람이 많았다.

형제들이 왔고 유다 사람들이 왔다.

요압이 왔고 아비아달이 왔다.

나는 가운데 앉아 있었다.

앉아 있는 것이 처음이었다.

서른네 해 동안 나는 앉는 자리가 없었다.

왕자인데 앉는 자리가 없다.

앉으면 누가 나를 보는 자리가 없었다.

오늘은 다들 나를 봤다.

부르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다.

아도니야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들을 때마다 좋았다.

좋다고 쓰는 것이 이상한데 좋았다.

서른네 해 만이다.

소리가 먼저 왔다.

요압이 먼저 들었다.

나이 든 사람인데 귀가 밝다.

들으면서 손을 들었다.

옆에서 떠들던 자들이 그쳤다.

요압이 이렇게 말했다.

”…어찌하여 성읍 중에서 소리가 요란하냐.”

나는 그때 아무것도 못 들었다.

골짜기라 소리가 울린다.

우리 소리가 울려서 다른 소리를 덮었다.

다들 조용해지고 나서 들렸다.

나팔이었다.

멀었다.

성 쪽이었다.

나는 그것을 들었다.

듣고 나서 잠깐 있었다.

나팔이 왜 울리는가.

성에서 나팔을 부는 일이 있다.

절기에 분다.

적이 오면 분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알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안 났다.

요압도 안 났을 것이다.

아니, 났을 것이다.

그가 손을 들고 있었다.

손을 든 채로 있었다.

그때 사람이 왔다.

뛰어왔다.

아비아달의 아들 요나단이었다.

나는 그를 안다.

아홉 해 전에 우물에 들어갔던 자다.

아버지가 이렇게 말했다.

”…들어오라. 너는 용사라 아름다운 소식을 가져오는도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한 것이다.

아비아달이 그렇게 말했다.

자기 아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요나단이 숨을 골랐다.

한참 골랐다.

나는 그것을 봤다.

뛰어온 자가 숨을 오래 고르면 그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

좋은 소식은 숨이 차도 먼저 말한다.

나는 그것을 그 자리에서 알았다.

요나단이 이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아닙니다.

무엇이 아니라는 것인가.

”…우리 주 다윗 왕이 솔로몬을 왕으로 삼으셨나이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들었는데 못 알아들었다.

이름 하나가 지나갔다.

솔로몬.

나는 그 이름을 아는데 안 났다.

그 자리에서 안 났다.

누구인가.

나는 그것을 물었다.

소리를 내서 물었다.

”…누구라고.”

요나단이 나를 봤다.

”…솔로몬입니다.”

”…”

”…왕의 아들 솔로몬입니다.”

나는 그 말을 두 번 들었다.

그리고 났다.

북쪽 끝 방이다.

궁에서 난 아이다.

열넷인가 열다섯이다.

성문에 서 있다고 들은 그 아이다.

나는 그것을 두 달 전에 들었다.

듣고 웃었다.

웃은 것을 나는 기억한다.

나에게 병거가 있고 오십이 있다고 세었다.

요압이 있고 아비아달이 있다고 세었다.

그 아이에게 무엇이 있느냐고 세었다.

아무것도 없다고 세었다.

그것을 두 달 전에 세었다.

나는 요나단을 봤다.

뭐라고 했느냐고 다시 물으려다 말았다.

두 번 들었다.

요나단이 계속 말했다.

빨랐다.

왕이 사람을 보내셨다고 했다.

나는 그 이름들을 들었다.

제사장 사독.

나는 그 이름에서 멈췄다.

사독.

제사장이 둘이다.

아비아달과 사독이다.

아비아달이 여기 있다.

그러면 사독이 저기 있다.

나는 그것을 그 자리에서 알았다.

나는 사독을 안 불렀다.

부를 이유가 없었다.

아비아달이 있으니 됐다고 세었다.

아비아달이 위다.

사십 년 위다.

그러니 사독은 안 불러도 된다고 세었다.

그 셈이 틀렸는가.

아니, 그 셈은 맞다.

아비아달이 위다.

그런데 사독이 저기 있다.

왜 있는가.

나는 그것을 세려고 했다.

세는데 요나단이 계속 말했다.

선지자 나단.

나는 또 멈췄다.

나단.

나는 그를 안 불렀다.

부를 이유가 없다고 세었다.

기름은 제사장이 붓는다.

선지자는 기름을 붓는 자가 아니다.

그리고 늙었다.

여든이다.

부르면 무엇이라고 할지 모른다고 세었다.

그래서 안 불렀다.

그 셈도 맞다.

기름은 제사장이 붓는다.

그런데 요나단이 방금 무엇이라고 했는가.

사독과 나단이 부었다고 했다.

둘이 부었다.

나는 그것을 들었다.

여호야다의 아들 브나야.

세 번째로 멈췄다.

브나야.

시위대장이다.

그렛 사람과 블렛 사람을 맡았다.

나는 그를 안 불렀다.

부르면 안 온다고 세었다.

아버지 곁을 떠날 수 없는 자라고 세었다.

부르면 아버지께 아뢴다고 세었다.

아뢰면 일이 커진다고 세었다.

그래서 안 불렀다.

그 셈도 맞다.

그는 아뢰는 자다.

아뢰는 자니까 안 불렀다.

그런데 오늘 밤에 그가 아뢴 것이 아니다.

그가 갔다.

나는 그것을 세다가 멈췄다.

셋이다.

사독과 나단과 브나야다.

셋 다 내가 안 부른 자다.

셋 다 이유가 있어서 안 불렀다.

이유가 다 맞다.

나는 그것을 그 자리에서 다시 확인했다.

사독은 둘째니까 안 불렀다.

나단은 기름을 안 붓는 자니까 안 불렀다.

브나야는 아버지 곁을 못 떠나니까 안 불렀다.

틀린 것이 없다.

그런데 셋이 저기 있다.

나는 그것을 세려고 했다.

안 나왔다.

셋이 어떻게 모였는가.

나는 그 셋이 서로 만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 번도 없다.

궁에서 나는 그 셋을 다 봤다.

따로따로 봤다.

같이 있는 것을 못 봤다.

그러면 오늘 밤에 갑자기 모인 것인가.

갑자기 모일 수가 없다.

나팔이 아까 울렸다.

우리 잔치가 시작되고 반 각쯤 뒤였다.

그 사이에 셋이 모이고 노새를 끌어내고 기혼까지 내려갔다.

그것이 반 각에 되는가.

안 된다.

나는 그것을 알았다.

미리 있었던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그것을 몰랐다.

모르는데 손이 찼다.

요나단이 계속 말하고 있었다.

나는 절반쯤 들었다.

온 성읍이 만세를 불렀다고 했다.

그 소리가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솔로몬이 나라 왕좌에 앉았고.”

”…”

”…왕의 신하들이 와서 우리 주 다윗 왕에게 축복하매.”

”…”

”…왕이 침상에서 몸을 굽히셨나이다.”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몸을 굽히셨다.

아버지가 침상에서 몸을 굽히셨다고 한다.

절을 하신 것이다.

왕이 누구에게 절을 하시는가.

여호와께 하신다.

그러면 감사하신 것이다.

나는 그것을 그 자리에서 알았다.

아버지가 정하신 것이다.

서른네 해 동안 나에게 한 번도 무엇이라고 안 하신 분이다.

병거를 만들어도 안 하셨다.

오십을 뽑아도 안 하셨다.

한 번도 부르신 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 밤에 정하셨다.

나에게 안 물어보시고 정하셨다.

나는 그것을 세다가 그만두었다.

세어도 안 나온다.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앉아 있는데 옆에서 소리가 났다.

의자 밀리는 소리였다.

하나가 일어섰다.

나는 그것을 봤다.

형제 중 하나였다.

나를 안 봤다.

일어서서 나갔다.

뛰지 않았다.

걸어서 나갔다.

그것이 더 나빴다.

뛰면 놀란 것이다.

걸으면 정한 것이다.

그다음에 둘이 일어섰다.

그다음에 넷이 일어섰다.

그다음부터는 세지 않았다.

아무도 나에게 인사를 안 했다.

한 명도 안 했다.

절도 안 하고 무엇이라고도 안 했다.

일어나서 나갔다.

나는 그것을 앉아서 봤다.

상이 그대로 있었다.

고기가 그대로 있었다.

아까 잡은 것이다.

살진 송아지를 잡았다.

그것이 상에 그대로 있었다.

나는 요압을 봤다.

요압이 앉아 있었다.

아직 앉아 있었다.

그가 나를 안 봤다.

앞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를 봤다.

서른일곱 해 군대장관이다.

그가 무엇을 세는지 나는 몰랐다.

그러다 일어섰다.

일어서는 데 손을 짚었다.

쉰아홉이다.

일어서서 나에게 아무 말도 안 했다.

한 마디도 안 했다.

그리고 나갔다.

나는 그것을 봤다.

아비아달도 나갔다.

아들과 같이 나갔다.

나가면서 나를 한 번 봤다.

보고 나갔다.

무슨 말을 하려다 만 것 같았다.

나는 그것도 봤다.

혼자 남았다.

종들이 있었다.

종들이 상을 치우지 않았다.

치울지 말지 몰라서 서 있었다.

나는 그것을 봤다.

앉아 있었다.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 모른다.

등불이 몇 꺼졌다.

아무도 안 갈았다.

나는 그때 세었다.

세는 것이 처음이 아니다.

서른네 해 동안 세었다.

그런데 오늘 세는 것은 달랐다.

나는 왕이라고 불렸다.

오늘 밤에 여러 번 불렸다.

부른 자들이 방금 다 나갔다.

부른 것이 없어지는가.

없어진다.

나는 그것을 그 자리에서 알았다.

부르는 것은 부르는 자가 있어야 부르는 것이다.

아무도 안 부르면 없다.

나는 오늘 밤에 왕이었다가 아니게 됐다.

한 각쯤 걸렸다.

그리고 다음 것을 세었다.

나는 어떻게 되는가.

왕이 되겠다고 했다.

했는가.

했다고 한 적은 없다.

잔치를 열었다.

제물을 드렸다.

사람들이 왕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것을 안 막았다.

막지 않은 것이 한 것인가.

나는 그것을 세었다.

세고 나서 웃었다.

혼자 웃었다.

아버지가 그러셨다.

서른네 해 동안 아버지가 나에게 아무 말도 안 하셨다.

병거를 만들어도 안 하셨다.

오십을 뽑아도 안 하셨다.

막지 않으셨다.

나는 그것을 되는 것으로 알았다.

막지 않은 것이 허락이라고 알았다.

오늘 밤에 나도 막지 않았다.

사람들이 왕이라고 부르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러면 나도 한 것인가.

아버지도 하신 것인가.

나는 그것을 세다가 그만두었다.

세어도 안 나온다.

세어도 안 나오는데 죽을 수는 있다.

나는 그것을 알았다.

새 왕이 무엇부터 하는가.

앞에 선 자를 정리한다.

나는 앞에 섰다.

오늘 밤에 가운데 앉아 있었다.

다들 봤다.

나는 일어섰다.

일어서니 다리가 떨렸다.

술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별로 안 마셨다.

오늘은 안 마셨다.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안 마셨다.

그런데 떨렸다.

나는 걸었다.

성으로 올라갔다.

밤길이었다.

아무도 안 따라왔다.

성문이 열려 있었다.

안에 사람이 많았다.

아직 소리가 났다.

나는 그 소리를 피해서 걸었다.

장막으로 갔다.

궤가 있는 데다.

거기 제단이 있다.

제단에 뿔이 넷 있다.

모서리마다 있다.

나는 그것을 잡았다.

두 손으로 잡았다.

차가웠다.

놋이다.

밤이라 차가웠다.

이것을 잡으면 못 죽인다고 한다.

옛날부터 그렇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어릴 때 들었다.

누구에게 들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그런지 나는 모른다.

잡고 있으면 못 죽이는가.

아무도 그것을 나에게 확인해준 적이 없다.

나는 그것도 확인 안 하고 살았다.

서른네 해 동안 아무도 나에게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말해준 적이 없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됐다.

나는 그것을 잡고 앉아 있었다.

날이 밝아왔다.

사람이 왔다.

나는 고개를 안 들었다.

들으니 이렇게 말했다.

솔로몬 왕이 이르시기를 나에게 맹세하시지 아니하면 놓지 않겠다고 아도니야가 말한다고 아뢨다고 한다.

그리고 왕이 이렇게 답하셨다고 한다.

”…그가 만일 선한 사람일진대 그의 머리카락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려니와.”

”…”

”…그에게 악한 것이 보이면 죽으리라.”

나는 그 말을 들었다.

들으면서 손을 놨다.

놓고 나서 그 말을 다시 생각했다.

선한 사람이면 안 죽는다.

악한 것이 보이면 죽는다.

그러면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악한가.

안 말했다.

나는 그것을 알아챘다.

정한 것이 아니다.

뒤로 미룬 것이다.

열다섯짜리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것을 알고 나서 잠깐 서 있었다.

그리고 갔다.

궁으로 갔다.

절을 했다.

땅에 엎드려 절했다.

동생이 앉아 있었다.

작았다.

의자가 컸다.

발이 안 닿았다.

나는 그것을 봤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네 집으로 가라.”

나는 그 말을 들었다.

일어섰다.

나가면서 나는 하나를 세었다.

살았다.

오늘은 살았다.

오늘은이라고 세어야 하는 것을 나는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