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 밧세바 (3부) · 76 / 117
71장 — 돌아오는 길
기브온 큰 바위 곁. 다윗이 예순세 살이던 해. 엘리암 쉰여덟.
성경의 기록 · 사무엘하 20장 1–22절
반란이 끝나고 한 해가 안 됐다.
또 났다.
비그리의 아들 세바라는 자다.
베냐민 사람이다.
나팔을 불고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우리는 다윗과 나눌 분깃이 없고 이새의 아들에게서 받을 유산이 없다.
이스라엘아, 각각 자기 장막으로 돌아가라.
북쪽이 다 따라갔다.
유다만 남았다.
압살롬 때와 같다.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압살롬 때는 왕의 아들이었다.
이번은 아니다.
이름 없는 자다.
이름 없는 자가 나팔을 불었는데 북쪽이 다 갔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나는 안다.
앞의 것이 안 끝난 것이다.
이만이 죽었는데 안 끝났다.
왕께서 아마사를 부르셨다.
아마사는 압살롬 편에서 군대장관이던 자다.
반란군 장수였다.
그자를 부르셔서 이렇게 명하셨다.
사흘 안에 유다 사람을 모아 오라고.
그리고 요압 자리에 앉히셨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요압의 얼굴을 봤다.
아무 표정이 없었다.
나는 그것을 서른 해 동안 봤다.
아무 표정이 없을 때가 제일 위험하다.
왜 그러셨는지 나는 안다.
요압이 압살롬을 죽였다.
성문에서 명하신 것을 어겼다.
너그러이 대우하라고 하셨는데 창 셋을 박았다.
그리고 성문 위에 올라가서 왕께 화를 냈다.
신하들의 얼굴을 부끄럽게 하셨다고 했다.
나가지 않으시면 오늘 밤에 한 사람도 안 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을 백성이 다 들었다.
왕께서 그때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일어나서 나가셨다.
그리고 반년 뒤에 자리를 다른 자에게 주셨다.
반란군 장수에게 주셨다.
말씀은 안 하셨다.
요압을 부르셔서 무엇이라고 하신 적이 없다.
저주도 안 하셨다.
그냥 다른 자를 앉히셨다.
정하신 것이 아니다.
늘 그러신다.
아마사가 사흘 안에 못 모았다.
기일을 넘겼다.
왕께서 아비새를 부르셨다.
요압이 아니라 아비새를 부르셨다.
요압의 동생이다.
”…네 주의 신복들을 데리고 그를 쫓으라.”
아비새가 나갔다.
요압이 따라 나갔다.
부르시지 않았는데 나갔다.
아무도 막지 않았다.
막을 사람이 없었다.
나는 그때 요압 밑에 있었다.
서른 해 동안 그 밑에 있었다.
자리가 바뀌었다고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요압 뒤에 붙었다.
아마사가 기브온 큰 바위 곁에서 우리를 만났다.
늦게 모아서 뒤늦게 왔다.
요압이 앞으로 나갔다.
나는 열 걸음쯤 뒤에 있었다.
그날 요압의 차림을 나는 봤다.
군복을 입고 띠를 맸다.
띠 위에 칼을 찼다.
칼집이 헐거웠다.
나는 그것을 봤다.
칼집이 헐거우면 걸을 때 칼이 빠진다.
요압은 그런 것을 안 하는 사람이다.
서른 해 동안 그 사람 장비가 헐거운 것을 본 적이 없다.
나는 그것을 보고 아무 말도 안 했다.
말할 자리가 아니었다.
말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나는 모른다.
요압이 걸어갔다.
칼이 빠져 땅에 떨어졌다.
요압이 몸을 굽혀 주웠다.
주워서 왼손에 들었다.
그리고 걸어갔다.
아마사가 오고 있었다.
요압이 이렇게 말했다.
”…내 형은 평안하냐.”
그리고 오른손으로 아마사의 수염을 잡았다.
입을 맞추려는 것이다.
인사할 때 그렇게 한다. 수염을 잡고 입을 맞춘다.
아마사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왼손을 안 봤다.
칼이 왼손에 있었다.
빠져서 주운 칼이다.
주운 것이니 손에 들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아마사가 그것을 이상하게 안 봤다.
배였다.
한 번이었다.
두 번 안 했다.
창자가 땅에 쏟아졌다.
두 번 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열 걸음 뒤에서 그것을 봤다.
요압이 돌아섰다.
그리고 걸어갔다.
아무 말도 안 했다.
우리 쪽 사람 하나가 그 옆에 서서 이렇게 외쳤다.
”…요압을 좋아하는 자와 다윗을 위하는 자는 요압을 따르라.”
요압과 다윗을 나란히 놓고 외쳤다.
나는 그것을 들었다.
들으면서 그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요압을 먼저 말했다.
아마사가 길 가운데서 피 속에 있었다.
지나가는 자들이 멈췄다.
보고 서 있었다.
행렬이 안 나갔다.
그자가 그것을 보고 아마사를 밭으로 끌어냈다.
끌어내고 옷을 덮었다.
옷을 덮으니 사람들이 지나갔다.
나는 그것을 보고 걸었다.
요압이 앞에 있었다.
아비새가 옆에 있었다.
자리는 아비새 것인데 앞에 요압이 있었다.
아무도 그것을 말하지 않았다.
세바를 아벨 벧마아가까지 쫓았다.
북쪽 끝이다.
성읍에 들어가 있었다.
요압이 성을 에워쌌다.
흙을 쌓아 올렸다.
성벽을 헐기 시작했다.
그때 성에서 여자가 하나 소리를 질렀다.
”…요압을 이리로 오라 하라. 내가 그에게 말하려 하노라.”
요압이 갔다.
여자가 이렇게 말했다.
”…옛적에 사람들이 말하기를 아벨에 가서 물을 것이라 하고 그같이 하여 일을 끝내었나이다.”
”…”
“나는 이스라엘의 화평하고 충성된 자 중 하나이거늘, 당신이 이스라엘의 어머니 성을 멸하고자 하시나이다.”
”…”
“어찌하여 여호와의 기업을 삼키고자 하시나이까.”
요압이 이렇게 답했다.
”…결단코 그렇지 아니하다. 삼키거나 멸하려는 것이 아니다.”
”…”
“에브라임 산지 사람 비그리의 아들 세바가 손을 들어 왕을 대적하였나니, 그만 내주면 내가 이 성읍에서 떠나가리라.”
여자가 이렇게 말했다.
”…보라 그의 머리를 성벽에서 당신에게 내어던지리이다.”
그리고 던졌다.
성읍 사람들이 그자를 죽여서 머리를 던졌다.
요압이 나팔을 불게 했다.
흩어졌다.
나는 그것을 보고 세었다.
성읍 하나를 안 헐었다.
여자 하나가 말해서 안 헐었다.
요압은 성읍을 헐 사람이다.
이만을 죽인 사람이고 압살롬을 창 셋으로 박은 사람이다.
그런데 여자 하나가 말하니 들었다.
나는 그것을 오래 생각했다.
말하는 것이 있으면 듣는다.
말 안 하면 그냥 헌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요압 옆에서 걸었다.
한참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러다 그가 이렇게 말했다.
”…엘리암.”
”…예.”
”…자네 몇 해 됐나.”
”…서른 해 됐습니다.”
”…그래.”
그리고 한참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자리는 아비새 것이다.”
”…예.”
”…그런데 나를 따라왔지.”
”…예.”
”…왜.”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서른 해 동안 그 밑에 있었으니 따라간 것이다.
그것 말고 이유가 없었다.
요압이 이렇게 말했다.
”…그것이다.”
”…예?”
”…자리는 왕이 주신다.”
”…”
“사람은 자리가 안 데려온다.”
그가 그 말을 하고 앞으로 갔다.
나는 뒤에서 걸었다.
성에 돌아오니 자리가 그대로였다.
아마사가 죽었으니 자리가 비었다.
왕께서 요압을 앉히셨다.
부르셔서 무엇이라고 하신 것이 아니다.
그냥 그대로 됐다.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아마사를 죽인 것에 대해서도 안 하셨다.
저주도 안 하셨다.
아브넬 때는 저주하셨다.
이번에는 그것도 안 하셨다.
나는 그것을 보고 하나를 알았다.
저주하시는 것도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해 겨울에 나는 딸을 봤다.
궁 옆 아버지 집이 비었으니 갈 데가 없다.
물자 셈을 아뢰러 궁에 들어갔다가 안뜰에서 봤다.
멀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있었다.
넷 다 컸다.
큰놈이 스물셋쯤 됐을 것이다.
막내가 스무 살이다.
딸이 서른아홉이다.
나는 그것을 세어보고 잠깐 서 있었다.
반년 전에 내가 손가락 다섯을 짚어줬다.
그 뒤로 못 봤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물어볼 수 없다.
묻지 않는 것이 그 집안이다.
나는 걸어 나왔다.
나오면서 손을 한 번 폈다.
폈다가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