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 밧세바 (1부) · 47 / 117

44장 — 서기관 1

예루살렘. 재위 여섯째 해.

기록의 재구성 · 사무엘하 11–12장에 남은 기록

방은 그대로였다.

북쪽이라 낮에도 등불을 켰다.

여섯 해 동안 두루마리가 늘었다.

벽 쪽에 궤짝을 넷 놓았다.

연대기가 하나, 명단이 하나, 성읍 기록이 하나, 나머지가 하나였다.

나머지가 제일 많았다.

재위 여섯째 해 항목을 그는 이렇게 적었다.

왕이 요압을 보내 랍바를 에워쌌다.

물들의 성읍을 취하매 왕이 나아가 그 성읍을 쳐서 취하였다.

그 왕의 머리에서 관을 벗겨 왔으니 금 한 달란트 무게에 보석이 박혀 있었다.

네 줄이었다.

이겼으니 네 줄이면 됐다.

그해 여름 일은 적지 않았다.

적을 자리가 없었다.

연대기에는 왕이 한 일을 적는다.

부하 하나가 성벽 아래에서 죽은 것은 왕이 한 일이 아니다.

그런 것을 적기 시작하면 한 해에 백 줄이 된다.

그것은 명단이 한다.

명단은 다른 두루마리에 있다.

죽으면 지우고 다음을 넣는다.

그것이 규칙이었다.

그는 그것을 여섯 해 동안 열댓 번 했다.

지우는 것은 긁어내는 것이다.

가죽에 쓴 것은 물로 지워지지 않는다. 칼로 얇게 긁어낸다.

긁으면 그 자리가 얇아진다.

얇아진 자리에 다시 쓰면 먹이 번진다.

그래서 조금 눌러 쓴다.

그렇게 하면 티가 안 난다.

멀리서 보면 안 난다.

가까이서 보면 그 자리만 다르다.

그해 여름에 죽은 자가 명단에서 둘이었다.

하나는 곧 지웠다.

하나는 미뤘다.

왜 미뤘는지 그는 몰랐다.

가을에 선지자가 왔다.

명단을 보자고 했다.

꺼내 줬다.

그가 그것을 짚어 내려갔다.

마지막에서 멈췄다.

”…아직 안 넣었소?”

”…아직 안 넣었습니다.”

그것이 다였다.

선지자가 절을 하고 나갔다.

그는 그 뒤로 그 두루마리를 한동안 안 꺼냈다.

겨울에 꺼냈다.

칼을 갈아놓고 앉았다.

마지막 줄을 봤다.

헷 사람 우리아.

두 해 전에 그가 적은 것이었다.

그날 그 사람이 앞에 앉아 있었다.

본래 이름을 물었더니 댔는데 글자로 안 됐다.

목구멍에서 나는 소리가 있었다.

이쪽 글자에는 그 소리가 없다.

그래서 지금 쓰는 이름으로 적었다.

그 사람이 그것을 봤다.

읽을 줄은 몰랐는데 봤다.

이게 제 이름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렇소, 하고 답했다.

앞에 두 글자가 더 있다고도 말해줬다.

헷 사람이라는 글자였다.

나가면서 하나 더 물었다.

제 앞에 몇이 있습니까.

세어보고 서른여섯이라고 했다.

제가 마지막입니까.

지금은 그렇소.

다음에 누가 들어오면 밀린다고도 했다.

그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칼을 들었다.

날을 그 줄에 댔다.

그리고 손을 멈췄다.

그는 한참 그러고 있었다.

지우면 그 자리에 다음 이름을 쓴다.

다음 이름은 정해져 있었다.

지난가을에 올라온 자가 있었다. 그도 오른쪽 구간이었다.

그러면 명단이 다시 서른일곱이 된다.

수가 맞는다.

그는 칼을 내려놓았다.

내려놓고 나서 왜 내려놨는지 생각했다.

이유가 없었다.

밀리는 것이 아니었다.

지워지는 것이었다.

들어올 때는 밀린다고 했는데, 죽으면 밀리는 것이 아니라 없어진다.

그는 그것을 그날 처음 생각했다.

여섯 해 동안 열댓 번 했는데 그날 처음 생각했다.

그는 두루마리를 말았다.

말아서 궤짝에 넣었다.

다음 이름은 뒤에 붙였다.

붙이니 서른여덟이 됐다.

수가 안 맞았다.

수가 안 맞는 명단은 명단이 아니다.

그는 그것을 알았다.

알면서 그대로 뒀다.

봄에 다른 일이 있었다.

왕의 집 기록을 고쳐야 했다.

아내가 하나 늘었다.

왕의 아내는 적는다.

아들을 낳으면 어미 이름을 붙여 적기 때문이다.

헤브론에서 난 아들들은 다 그렇게 적혀 있었다.

암논은 아히노암의 소생.

압살롬은 마아가의 소생.

아도니야는 학깃의 소생.

그러니 이번 것도 적어야 했다.

그는 이름을 물어보게 했다.

궁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봤다.

밧세바라고 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물으니 다르게 말했다.

밧수아라고 했다.

그는 그것을 두 번 확인했다.

두 번 다 갈렸다.

셋에게 물으니 둘은 밧세바라 하고 하나는 밧수아라 했다.

발음이 비슷했다.

세바와 수아.

가운데 소리 하나가 다르다.

빨리 말하면 거의 같다.

어느 쪽이 맞는지 그는 알 방법이 없었다.

본인에게 물어볼 수 있나.

물어볼 수 없었다.

왕의 아내에게 서기관이 이름을 물으러 갈 수는 없었다.

아비에게 물어볼 수도 있었다.

아비는 랍바에서 돌아와 있었다.

그런데 그 집에 사람을 보내면 그것이 무슨 뜻이 되는지 그는 알았다.

보내지 않았다.

그는 그날 저녁에 앉아서 그것을 정했다.

밧세바로 적었다.

셋 중 둘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아비 이름을 붙였다.

엘리암의 딸.

명단에 있는 이름이니 확실했다.

다 적고 나서 그는 다른 조각을 꺼냈다.

버리는 가죽 조각이었다.

거기에 다른 것을 적었다.

밧수아. 그렇게 말한 자도 있었음.

그런 것을 적어두는 버릇이 있었다.

여섯 해 동안 그런 조각이 한 궤짝이 됐다.

대개는 쓸 데가 없었다.

그런데 가끔 쓸 데가 있었다.

그는 그 조각을 궤짝 안쪽에 넣었다.

넣고 뚜껑을 닫았다.

등불을 옮겼다.

그리고 다음 장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