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 밧세바 (1부) · 32 / 117

29장 — 봄의 소집

예루살렘. 다윗이 마흔한 살이던 해. 엘리암 서른여섯.

성경의 기록 · 사무엘하 11장 1절

해가 돌아왔다.

왕들이 나가는 때였다.

이번은 두 해째였다.

작년에 암몬과 붙었다. 조문 사절 때문이었다.

암몬 왕이 죽어서 사람을 보냈는데, 저쪽 젊은 왕이 그 사람들을 정탐꾼으로 몰았다. 수염을 반쪽만 깎고 옷을 볼기 위까지 잘라서 돌려보냈다.

그것으로 시작됐다.

작년에 들판에서는 이겼다.

저쪽이 아람에서 용병을 사 왔는데 요압과 아비새가 앞뒤로 붙어서 밀어냈다.

그런데 성을 못 뺏었다.

랍바는 성벽이 있었다.

성벽 있는 성읍은 들판 싸움과 다르다. 포위해야 한다.

포위는 오래 걸린다.

이번 소집은 그래서 달랐다.

가을까지 갈 수도 있다고 했다. 겨울까지 갈 수도 있다고 했다.

물자를 그만큼 실었다.

엘리암은 자기 부대 명단을 세었다.

이백사십이었다. 작년보다 스물 적었다.

작년에 죽은 자가 열둘이고 다친 자가 여덟이었다. 나머지는 성읍에서 안 올려보냈다.

우리아 쪽은 백육십이었다.

밖에서 온 자들이 많았다. 그렛 사람과 블렛 사람은 왕 곁에 있으니 이쪽이 아니고, 북쪽에서 흘러온 자들과 귀화한 자들이 그리로 붙었다.

말이 다른 자가 열이 넘었다.

우리아가 그것을 굴렸다.

그가 말을 잘 못하니 오히려 됐다. 짧게 말하고 손으로 보였다.

떠나기 사흘 전에 물자를 실었다.

밀과 보리, 말린 무화과, 기름, 소금. 그리고 밧줄과 삽과 도끼가 많았다.

포위전은 파고 쌓는 일이 절반이다.

명령은 요압이 냈다.

왕은 나오지 않았다.

엘리암은 그것을 세어봤다.

세 해째였다.

게셀 아래에서 두 걸음이었던 것이 세 해 전이다. 그해 가을부터 안 나오셨다.

처음 한 해는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했다.

두 해째에는 안 했다.

세 해째에는 아무도 그것을 사건으로 여기지 않았다.

이번에도 요압이 나가고 왕이 남는다.

그것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자를 그는 보지 못했다.

떠나기 전날 저녁에 우리아가 집에 간다고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엘리암은 그 말을 듣고 잠깐 있었다.

그 집이 딸의 집이었다.

”…같이 갈까.”

말해놓고 그는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우리아도 잠깐 있다가 대답했다.

”…오시겠습니까.”

”…아니다.”

”…예.”

“내일 아침에 보자.”

“예.”

우리아가 갔다.

엘리암은 진영에 남았다.

명단을 다시 봤다. 이백사십이었다.

아까 세었을 때와 같았다.

밤에 아버지 집에 갈 수도 있었다.

가면 어머니가 밥을 차리실 것이고, 아버지가 무슨 말씀을 하실 것이었다.

가지 않았다.

떠나기 전날 밤에는 아무 데도 안 가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가면 돌아올 때 생각을 하게 된다.

이튿날 새벽에 모였다.

성문 앞에 사람이 많았다.

배웅 나온 사람들이었다. 여자들과 아이들이 있었다.

우리아 쪽에는 사람이 몇 없었다. 밖에서 온 자들이라 배웅할 사람이 없었다.

엘리암은 사람들 사이를 훑어봤다.

딸이 있었다.

앞쪽이 아니라 뒤쪽에 서 있었다.

물동이를 옆에 놓고 서 있었다. 물 뜨러 가는 길에 들른 모양이었다.

우리아가 그쪽으로 가지 않았다.

대열 앞에 서 있었다.

딸도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

두 사람이 서로를 봤는지 그는 못 봤다.

봤을 수도 있고 안 봤을 수도 있다.

나팔이 울렸다.

나가는 데 시간이 걸렸다.

성문이 좁아서 넷씩 나갔다. 다 나가는 데 한 각이 걸렸다.

성 밖으로 나와서 동쪽 비탈을 내려갔다.

감람산 쪽으로 돌아서 요단으로 갈 것이었다. 나흘이나 닷새 걸린다.

비탈 중턱에서 그는 한 번 뒤를 봤다.

성이 아침 해에 붉었다.

성벽 위에 사람이 서 있었다. 여럿이었다. 누구인지는 안 보였다.

성 안쪽으로 지붕들이 보였다.

북쪽 언덕 쪽에 하나가 있었다.

옥상이 있는 집이었다.

거기서 궁까지 얼마나 되는지 그는 세어본 적이 없었다.

그는 앞을 보고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