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 다윗 · 14 / 117

12장 — 요압

십 광야. 늦은 비 뒤. 다윗이 스물여섯 살이던 해. 도망한 지 네 해.

기록의 배경 · 사무엘상 23장 시대 · 역대상 2장 16절(이새의 딸 스루야) · 사무엘하 17장 25절(나하스의 딸로 적힘)

육백이면 하루에 스물여덟 조였다.

물 긷는 데 넷, 나무에 셋, 아래 목장에 여섯, 마을에 둘, 보초에 아홉, 나머지가 진영.

요압은 그것을 매일 다시 짰다.

같은 조를 이틀 이상 붙이지 않았다. 같은 자들이 붙어 다니면 저희끼리 말이 생기고, 말이 생기면 무리가 갈린다.

갈리기 시작하면 육백이 삼백 둘이 된다. 삼백 둘은 육백보다 약하다.

셋이 나눠 맡았다.

요압이 편성과 규율을 봤다. 아비새가 앞에 섰다. 부딪히는 자리에 먼저 들어가는 것은 늘 아비새였다. 아사헬은 전령과 뒤쫓는 일을 했다.

스루야의 아들 셋이었다.

스루야는 다윗의 누이였다. 그러니 셋은 다윗의 생질이었고, 나이는 요압이 다윗과 비슷했다. 아비새가 두 살 아래, 아사헬이 그 아래였다.

셋 다 스무 대였다. 아사헬은 아직 수염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

이 무리를 실제로 굴리는 것은 이 셋이었다. 우두머리가 정하면 셋이 나눠서 했다. 육백이 어디서 자고 무엇을 먹고 누가 어디에 서는지는 셋의 손에서 나왔다.

집안이 하나 붙어서 무리 하나를 돌리는 셈이었다.

아사헬은 뛰는 것이 남달랐다.

전령을 붙일 때 요압은 늘 그를 썼다. 하루 거리를 반나절에 갔다. 들에서 노루를 따라잡는다는 말이 돌았는데, 요압이 보기에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문제는 뒤쫓을 때였다.

한번 쫓기 시작하면 안 놓았다. 좌우로 꺾지 않고 곧게 갔다. 앞선 자가 아무리 멀어도 곧게 갔다.

요압이 두 번 일렀다.

“쫓다가 혼자 떨어지면 죽는다.”

“안 떨어집니다.”

“떨어질 때는 떨어지는 줄도 모른다.”

”…예.”

대답은 하고 다음에 또 그랬다.

막내였다.

새로 오는 자는 그가 봤다.

굴에 있을 때는 아무나 받았다. 이제는 아니었다. 육백이면 안에 왕의 사람이 들어와 있어도 모른다.

물어보는 것은 세 가지였다.

어디서 왔나. 왜 왔나. 아는 사람이 여기 있나.

세 번째가 중요했다. 아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따로 묻는다. 없으면 사흘 동안 붙여둔다.

봄에 온 자 중에 스무 살짜리가 있었다.

키가 크지는 않은데 어깨가 두껍고 손이 컸다. 밭일한 손이었다. 발도 성했다. 멀리서 걸어온 자는 발이 상해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

“어디서 왔나.”

“길로입니다.”

“길로면 헤브론 아래군.”

“예.”

“왜 왔나.”

”…”

요압은 기다렸다.

“아버지가 가라고 하셨습니다.”

요압은 그 대답을 두 번 들었다.

“아버지가.”

“예.”

“아버지가 왜 보내셨나.”

“모릅니다.”

“물어보지 않았나.”

”…예.”

“안 물어봤다고?”

“예.”

그는 그 젊은 자를 다시 봤다.

여기 오는 자들은 대개 이유가 있었다. 빚, 송사, 원한, 사람 죽인 것. 이유를 말하기 싫어하는 자는 있어도, 이유가 없는 자는 없었다.

밭 있는 집 아들이 왜 오나.

“집에 밭이 있나.”

“있습니다.”

“몇 마지기.”

”…셈은 아버지가 하십니다.”

“자네는 뭘 하나.”

“밭에서 일합니다.”

“형제는.”

“없습니다.”

요압은 잠깐 말이 없었다.

하나뿐인 아들을 보냈다.

“여기가 어떤 덴지는 아나.”

“압니다.”

“안다고.”

“왕이 쫓습니다.”

“그래서.”

”…예?”

“그래서 무슨 생각이 드나.”

젊은 자가 요압을 봤다. 얼굴에 아무 표정이 없었다.

“모르겠습니다.”

요압은 받았다.

이유가 이상한 것은 이상한 것이고, 몸이 성한 자는 성한 자다. 육백을 먹이려면 성한 몸이 든다.

“이름.”

“엘리암입니다.”

“물 긷는 조에 붙는다. 사흘 동안 아무 데도 혼자 가지 마라.”

“예.”

“묻는 게 있나.”

“없습니다.”

사흘째에 그는 그 젊은 자를 다시 봤다.

물 긷는 조에서 아무하고도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말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물으면 대답하고 안 물으면 안 한다고 했다.

일은 남들 두 배로 했다.

요압은 물 긷는 조 조장에게 물었다.

“저 사람 말이 없나.”

“없습니다.”

“뭘 물어보나.”

“안 물어봅니다.”

”…”

“길을 안 물어봐서 처음에 애먹었습니다.”

여름에 문제가 생겼다.

두 번이었다.

한 번은 마온 아래 골짜기에서였다. 왕의 군대가 능선을 타고 정확히 그쪽으로 왔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붙었다가 겨우 빠졌다.

두 번째는 십 남쪽이었다. 이번에는 물 있는 자리를 정확히 짚어 왔다.

두 번 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정확했다.

요압은 다윗에게 말하지 않았다.

말하면 무리 전체가 그것을 알게 된다. 알면 서로 의심한다. 육백이 서로 의심하기 시작하면 육백이 아니게 된다.

그는 혼자 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다음 이동할 자리를 정하고, 그것을 조장 여덟에게 각각 다르게 말했다.

첫째에게는 북쪽 능선 뒤.

둘째에게는 마른 개천 위쪽.

셋째에게는 동편 굴.

여덟 개를 다르게 말하고, 실제로는 아홉 번째 자리로 갔다.

닷새를 기다렸다.

왕의 군대가 마른 개천 위쪽으로 올라왔다.

둘째 조장이었다.

마흔쯤 된 자였고 굴에 있을 때부터 있었다. 두 아이가 있다고 했다.

요압은 밤에 그를 데리고 나갔다.

능선 너머까지 걸었다. 둘이었다.

“왜 그랬나.”

”…”

“아이가 있다고 했지.”

”…예.”

“기브아에 잡혀 있나.”

”…”

“언제부터.”

”…봄에.”

요압은 그 자리에서 했다.

칼이 없었다. 무리에 철붙이는 하나뿐이었고 그것은 다윗이 가지고 있었다.

돌을 썼다.

두 번에 끝나지 않아서 세 번 했다.

돌아오니 새벽이었다.

다윗이 굴 입구에 앉아 있었다. 자지 않고 있었다.

“어디 갔었나.”

“능선 너머까지 갔다 왔습니다.”

”…”

“둘째 조가 조장이 없습니다. 새로 세우겠습니다.”

다윗이 오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게 먼저 말했어야지.”

“말하면 무리가 압니다.”

”…”

“안에서 새는 것을 무리가 알면, 사흘 안에 백 명이 나갑니다.”

다윗이 일어섰다.

“자네가 정할 일이 아니었네.”

“예.”

”…”

“그러면 되돌리겠습니까.”

다윗이 그를 봤다.

되돌릴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둘 다 알고 있었다.

“자게.”

다음 날 다윗은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다음 날도 하지 않았다.

조장 자리가 새로 채워졌고, 없어진 자에 대해 아무도 묻지 않았다. 나갔다고 알려졌다. 나가는 자는 늘 있었다.

요압은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했다.

여름 끝에 새로 조를 짜면서 그는 명단을 다시 봤다.

육백 남짓이었다. 이름을 다 알지는 못했다. 조장 여덟과 그 아래 몇씩은 알았다.

길로에서 온 젊은 자를 보초 조로 옮겼다.

물 긷는 조 조장이 그를 내놓기 싫어했다.

“말 안 하고 일 많이 하는 사람은 귀합니다.”

“그래서 옮기는 거다.”

옮기고 나서 알았는데, 그 젊은 자는 그날 밤 능선 너머 일을 알고 있었다.

둘째 조 자리가 비었을 때 그 자리를 메운 것이 물 긷는 조였고, 그 젊은 자가 돌 옮기는 일에 붙었다.

요압이 물었다.

“자네 그날 뭘 봤나.”

“돌을 옮겼습니다.”

”…”

“땅이 젖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이 없는 자리인데 젖어 있었습니다.”

요압은 그를 봤다.

“누구한테 말했나.”

“안 했습니다.”

“앞으로도.”

“예.”

젊은 자는 그러고 나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묻지도 않았고, 알겠다고 하지도 않았고, 표정도 없었다.

요압은 그 뒷모습을 잠깐 봤다.

이런 자가 하나쯤 있으면 편하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