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 다윗 · 10 / 117

8장 — 밀고하지 않는다

길로. 타작 끝난 뒤. 다윗이 스물네 살이던 해. 도망한 지 두 해.

기록 사이의 빈칸 · 사무엘상 22–23장 사이 · 직접 대응 기록 없음

길로는 길가에 있었다.

헤브론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과, 서쪽 저지대로 빠지는 길이 마을 아래에서 갈렸다. 갈리는 자리에 물이 있어서 다들 거기서 쉬어 갔다.

대상이 지나가고, 세리가 지나가고, 소금 지고 가는 자들이 지나갔다.

지나가는 사람은 말을 한다. 쉬면서 하고, 물 얻어 마시면서 하고, 하룻밤 재워주면 더 한다.

그는 그 마을에 살았다.

그해 가을에 들어온 이야기는 대여섯 가지였다.

하나. 왕이 자기 사위를 죽이려 한다.

둘. 사위가 미쳐서 도망쳤다.

셋. 사위가 블레셋에 붙었다.

넷. 놉의 제사장들이 다 죽었다.

다섯. 사위가 사백 명을 모아 산에 있다.

여섯. 그중에 빚진 자들이 많아서, 그리로 가면 빚쟁이가 못 온다.

그는 이것들을 따로 놓아보았다.

넷은 여러 사람이 같은 말을 했다. 수도 같았다. 여든다섯. 숫자가 같으면 대개 사실이다. 지어내는 사람은 숫자를 다르게 댄다.

셋은 한 사람만 말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다른 이야기도 크게 했다.

하나와 둘은 같은 사건을 두 방향에서 말한 것이었다. 왕이 죽이려 했으니 도망친 것이고, 도망친 것을 밖에서는 미쳤다고 한다. 둘 중 하나가 참이면 다른 하나도 참이다.

여섯은 새로 생긴 것이었다. 열흘 전에는 없었다. 여섯이 돌기 시작했다는 것은 사람이 계속 간다는 뜻이었다.

왕의 전갈은 여름에 왔다.

정식으로 온 것은 아니었다. 소고 쪽에 돌린 것이 아래로 흘러온 것이었다.

왕의 사위를 보거든 지체 없이 알리라.

그것뿐이었다.

그는 그 문장을 여러 번 생각했다.

잡으라고 하지 않았다. 죽이라고 하지 않았다. 반역이라는 말이 없었다. 문서도 없었다.

왕이 그 말을 못 쓴 것이다.

쓰면 사위가 반역자가 되고, 사위가 반역자면 왕의 딸이 반역자의 아내가 된다. 그리고 그 사위는 백성이 노래로 부르는 사람이다.

왕은 그것을 소리 없이 처리하고 싶어 한다.

소리 없이 처리하려는 일에는 기록이 남지 않는다.

기록이 남지 않는 일은, 나중에 왕이 마음을 바꾸면 없던 일이 된다.

밤에 개가 짖었다.

담 밖에 사람이 하나 서 있었다. 마르고 지친 얼굴이었다. 무기는 없었다. 있었어도 보이게 들고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길로 사람 아히도벨 어른이십니까.”

”…그렇소.”

“보리를 얻으러 왔습니다.”

그는 대문 안쪽에 서 있었다. 열지 않았다.

“얼마나.”

“주시는 대로.”

“값은.”

“지금은 없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셈을 했다.

밀고하면 어떻게 되는가.

헤브론으로 사람을 보내고, 헤브론에서 기브아로 가고, 왕의 군대가 내려온다. 빨라도 열흘이다. 열흘이면 저들은 옮긴다. 산지가 넓다.

그러면 남는 것은 왕의 군대가 이 근방에 머무는 것이다. 군대가 머물면 먹는다. 마을에서 먹는다.

그리고 저 무리가 그것을 안다. 밀고한 마을이 어디인지 알아내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사백 명이 근방에 있다.

밀고해서 얻는 것은 왕의 눈에 든다는 것 하나다.

왕은 지금 사위 하나를 못 잡고 있다. 그런 왕의 눈에 드는 값이 얼마인가.

돕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놉이 어떻게 됐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여든다섯이었다.

그런데 놉은 성읍 전체가 대낮에 했다. 제사장이 성소에서 떡을 내주고 칼을 내줬다. 뜰에 왕의 사람이 앉아 있는데 그랬다.

그것은 돕는 방식이 틀린 것이다.

그는 두 가지를 나눠서 생각했다.

밀고하지 않는 것과, 돕는 것.

밀고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증명할 수 없다. 못 봤다고 하면 그만이다.

돕는 것은 다르다. 준 것은 남는다. 받은 자가 기억하고, 본 자가 있으면 말한다.

그러니 순서가 있었다.

먼저 밀고하지 않는다. 그것은 값이 들지 않는다.

돕는 것은 그다음이고, 남지 않는 방식으로만 한다.

“저기 담 옆에 구덩이가 있소.”

”…예.”

“뚜껑이 돌이오. 혼자 열 수 있을 거요.”

”…”

“안에 보리가 있소. 자루 두 개까지 가져가시오. 세 개는 안 되오.”

그 사람이 잠깐 말이 없었다.

”…감사합니다.”

“내가 준 것이 아니오.”

”…”

“당신이 밤에 남의 밭에 들어와 훔쳐간 것이오. 아침에 내가 알고 화를 낼 것이오.”

그 사람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여기 다시 오지 마시오.”

돌 뚜껑 소리가 났다.

한참 뒤에 발소리가 멀어졌다.

그는 마당에 서 있다가 들어갔다. 안에서 아내가 물었다.

“누구예요.”

“개가 짖었소.”

닷새 뒤에 왕의 사람이 지나갔다.

넷이었다. 물을 얻어 마시고 마당에 앉았다. 말은 없었다. 나귀 두 마리가 있었다.

앞장선 자가 물었다.

“이 근방에 낯선 자들이 다닌다는 말이 있소.”

”…글쎄요.”

“사백 명이라던데.”

“사백이면 여기서 모릅니다. 지나가면 압니다.”

“지나가지 않았소?”

“안 지나갔습니다.”

“밤에는.”

“밤에는 문을 닫습니다.”

그 사람이 그를 봤다.

그는 마주 봤다. 오래 보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았다.

“물이 좋습니다. 더 드릴까요.”

그들이 간 뒤에 그는 담 옆으로 갔다.

돌 뚜껑이 제자리에 있었다. 흙이 조금 밀려 있었지만 그 위에 낙엽이 덮여 있었다.

발자국은 없었다. 사흘 전에 비가 왔다.

그는 뚜껑을 밟아 눌러놓고 돌아섰다.

집 안에서 아이가 울었다.

봄에 난 손녀였다. 아들이 늦게 얻었다.

이름은 붙였지만 아직 아무도 그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다들 아기라고만 했다.

며느리가 안고 나와 마당을 걸었다. 울음이 그치지 않아서 계속 걸었다.

그는 문간에 앉아서 그것을 봤다.

아이는 작았다. 얼굴이 붉고 주먹을 쥐고 있었다.

그가 서른아홉이었다. 아들이 스물하나였고, 그 아들의 딸이 저기 있었다.

그는 오래 보지 않았다. 저녁에 셀 것이 있었다. 구덩이에서 자루 두 개가 나갔으니 겨울 계산을 다시 해야 했다.

일어서서 안으로 들어갔다.